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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막말 "케이팝 콘서트장에 '분뇨' 뿌리겠다"

강원도의회 오세봉 도의원....최문순 지사에게 관광객 유치 콘서트 취소 요구

등록|2014.03.20 20:54 수정|2014.03.20 21:31

▲ 강원도의회 오세봉 의원 ⓒ 강원도의회




"마침 내 친구가 정화조 사업을 한다. 정화조 차를 빌려 가지고 (케이팝 특별콘서트) 공연장에 다 (분뇨를) 확 뿌려놓을 거다."

케이팝 특별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에 '정화조 차'를 동원하겠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이 말은 제235회 강원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소속 오세봉 도의원이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던진 말이다.

오세봉 도의원은 도정질문을 하던 도중 최 지사에게 도에서 개최하는 케이팝 콘서트를 6·4지방선거 이후에 개최하라고 요구했고, 최 지사가 콘서트는 선거와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회의장에서 갑자기 이런 막말을 내던졌다.

강원도는 오는 29일 오후 4시부터 강릉 경포호수광장 특설무대에서 'Go East 강원 동해안으로'라는 제목으로 'K-pop 특별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콘서트에는 포미닛 등 유명 아이돌 그룹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 콘서트는 100년만의 폭설로 큰 피해를 입은 영동권에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기를 되살린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콘서트를 바라보는 오세봉 도의원의 시각은 강원도와 많이 다르다.

오 도의원은 이날 도정질문에서 최 지사에게 "(콘서트를) 재고하라, 절대 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최 지사는 오 도의원의 그런 요구에 "(콘서트는) 동해안 관광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선거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오 도의원은 "(콘서트를 하려면) 6·4지방 선거 이후에 하라, 지금은 어떤 경우든 영동지역 폭설피해하고 맞지 않다"며 콘서트가 아닌 선거를 노린 게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했고, 그 말에 최 지사는 다시 "(현재) 영동 지역의 제일 큰 문제는 사람들이 가지 않는 것"이라며 콘서트를 개최하는 데 협조를 부탁했다.

그때 오 도의원의 입에서 느닷없이 정화조 차를 동원해 콘서트 개최를 방해하겠다는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오 도의원은 이 말을 하고 나서도, 행사를 지금 연기하면 "시기상 너무 늦는다"는 최 지사에게 계속 "(콘서트는) 하지 않는 게 맞다"며 "참고 잘 하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2월 폭설이 그친 직후부터 3월 내내 'Go East! 강원 동해안으로 오세요'라는 제목으로, 수도권 등에서 관광객 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폭설로 상경기가 침체된 동해안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콘서트는 이 행사 중에 하나로 열린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이 최문순 도지사에게 연일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최문순 도지사에 맞설 강원도지사 후보로, 3명의 예비후보들이 오는 4월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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