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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의 길, 걷고 싶은 길로 다시 탄생해야

내포 가야산 걷는길, 관리 문제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등록|2014.03.24 16:33 수정|2014.03.24 16:33

백제의 미소길 걷는 길의 판석지난해 6월 백제의 미소길은 준공하였으나 이후 관리부실로 판석 구간의 대부분이 보행자를 위협한다. ⓒ 이기웅


예산군 덕산면에서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을 관통하는 "백제의 미소길" 조성사업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432억 원이 투입돼 2013년 6월 24일 완공했다. 처음의 설계는 450억 원에(국비420억 도비30억) 왕복1차선 아스팔트 순환도로였으나 환경단체와 불교단체의 압력으로 사업이 축소되어 생태 탐방로로 설계가 변경되었다.

가야산에 조성된 백제의 미소길 내포문화숲길 가야구곡길 등 생태탐방로는 가야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보여주기에 급급하게 만들어졌다.

각 지자체에서 주민의 정서와 지역의 역사를 무시하고 준비 없이 유행처럼 길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조성후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아 걷는 사람 안전은 뒷전이다. 걷는 길의 정체성이 없으며 일부는 공사과정에서 심각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내포숲길과 백제의 미소길의 경우 겹치는 구간이 많아 우선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낭비가 심각하다. 내포문화숲길의 경우 예산군·서산시·홍성군을 관통하는 길에 대한 관리 지침이 없다보니, 어떤 곳은 과하다 싶게 사업이 이뤄지고 어떤 곳은 졸속인 경우가 있다.

아울러 길 조성 뒤 가장 기본이 되는 관리운영 또한 충남도에서 예산군으로 이관되고 예산도 지정 돼 있지 않고 어느 부서에서 관리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계획도 없어 문제가 심각하다.

백제의 미소길 걷는 길의 판석눈과 빗물에 망가진 판석구간 ⓒ 이기웅


광역단체 또한 생태 친환경 걷는 길이라는 생색만 낼 뿐 관리와 운영에 대한 책임은 모두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 백제의 미소길, 상가리 미륵불 대문동구간의 경우 1942년도에 군사도로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길에 조금만 손보아 걷는길을 만들어 주민들의 차량통행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지속적인 문제점을 노출한다.

기존의 역사가 오랜 산길과 중국으로 통하던 천년이 넘는 교역로는 걷기에 불편함이 없는데도 불필요하게 새로운 곳에 길을 만들며, 뜬금 없는 곳에 아치다리를 만들고 나무 데크를 설치했다.

지금이라도 미륵불구간과 대문동 구간은 기존의 옛길을 활용할 것을 부탁한다. 미륵불의 옆을 흐르는 냇가로 이어지는 구간은 폐사지와 규모가 큰 백자도요지를 비롯하여 습지 등이 분포 돼 있다. 자연생태가 살아있는 보고로 일부구간의 잡초와 잡목만 제거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내포숲길의 경우 일부구간은 오랜 역사가 있는 옛길을 무시하고 지자체가 주민들과 협의 없이 길을 마구잡이로 만들었다. 길이 난립하고 자세한 안내판도 없이 뒤죽박죽이다. 덕산등 인근의 주민들도 걷는 길 자체를 잘 알지도 못하며 일부 구간은 걷는 길에 적합하지 않고 시석 등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가야산교 걷는 길에 과연 무슨 목적으로 이런 다리가 필요했는지 .... ⓒ 이기웅


관리책임이 있는 충남도와 예산군은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시설물로 인한 환경훼손과 경관훼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기존에 있던 옛길을 발굴 복원하도록 세부사항까지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옛길의 역사를 찾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즉 그길의 역사를 스트리텔링작업을 통해 만들어 내야 한다.

또 길이 만들어지는 지역에 고용과 경제활동을 통하여 그 지역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강원도의 금강소나무숲길 사례처럼 탐방객의 숙박과 식사를 마을에서 하도록 해 지역주민에 도움이 되고 주민들이 관리 문제에도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지난해 6월 완공하여 충남도에서 예산군으로 인수된 백제의 미소길이 벌써부터 관리부실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길 조성 뒤 가장 기본이 되는 관리운영 또한 부실하여 문제가 심각하다. 탐방로 관리부실로 완공 1년도 채 안 돼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탐방로의 박석구간이 침식돼 훼손되고 많은 예산이 투입돼 식재된 야생의 수목색생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걷는 길 대부분 구간에서 탐방객들에 부실관리가 되고 있는데 관리해할 예산군에서는 관리예산부족을 이유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로 시정되어야 한다.

이곳을 찾는 많은 수의 탐방객들은 중복 과잉 투자나 부실한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길 사업을 한 부처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야산도립공원내 걷는 길의 문제는 (백제의미소길,가야구곡길,내포문화숲길) 충남도에서 시설관리사업소가 가야산도립공원내 관리사무소로 이전하여 통합관리해야할 것이다. 덕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의 인력과 기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몇개의 걷는 길을 하나로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충남도와 예산군 주민이 참여하여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여러 개의 걷는 길에 대한 명칭만 난립할 뿐 각 구간에 서로 뭐가 다른지 이를 홍보하는 안내소는 단 한 곳도 없다. 관리 홍보 안내 부실로 432억이라는 (내포문화숲길,가야구곡길공사비제외)엄청난 국민의 혈세만 낭비한 탐방로는 도보꾼 없는 탐방로로 전락할 것이다.

가야산의 걷는 길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다 보니까 이곳을 찾는 이용자들도 불편을 느끼고 있다. 지난 여름의 집중호우로 흉물스럽게 패인 길이 방치돼 있고, 걷기에도 위험하다.

이젠 파헤치고 훼손하는 토건중심 사업에서 보고, 느끼고, 참여하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조건 토건중심의 개발부터 하다 보니 걷는 사람의 안전은 뒷전이고 그 밖에 고려해야 할 정체성이 없는 곳도 많다 아유는 그곳의 역사와 문화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늦었지만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토건사업 중심으로 추진되어 자연환경을 훼손하며 파헤치고 포장하는 것만 개발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인프라 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가야산에는 불교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와 불교 무교 등 다양한 역사가 있다. 지역의 자산인 역사와 문화를 살릴 수 있는 역사, 문화콘텐츠를 활용해야 지역도 살아난다. 가야산의 자연환경과 역사와 문화를 훼손하는 부패관료를 외면하는 언론, 지역에 기반과 뿌리가 없는 무능한 환경단체 및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건설마피아는 없는지 주민들이 현명하게 검증해야 한다.

가야산 상가리에는 조선왕실의 문화와 불교문화재가 많은 곳이다. 걷는길 주변 모두가 절터고 도자기 가마터로 그 역사와 옛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 스토리텔링 작업을 통해 안내판을 세우고 정비하여 알리고 곳곳의 쉼터와 가로등의 기능등 일부 보완하면 전국최고의 명품 길로 지역의 명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파헤치고 자연을 훼손하는 토건중심의 사업비중 일부라도 지역경제와 지역주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문화 사업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가야산에 조성된 걷는 길에 대해 지자체는 재점검하고 시민이 즐겁고 행복하게 걷는 길을 만들기 위해 충남도와 지자체, 지역시민사회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1753년 예헌 이 철환은 가야사를 방문하여 희잠과 여옥이 가야사에서 공연을 즐겨보던 곳이다.

가야산에서 있었던 스님들의 구기 연희는 지금의 오페라나 코메디언들의 성대모사 등 공연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연극사에 한획을 긋는 중요한 역사로 기록한다. 이러한 스님들의 연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정기적인 공연 등으로 가야산의 불교문화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큰 사업비 없이 지자체가 시도해볼 수 있는 내실 있는 사업일 것이다.

14년 갑오년 새봄에 시민사회와 충남도 예산군이 백제의미소길, 내포문화숲길, 가야구곡길을 걷고 싶은 길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충남도는 올해 148억 원을 들여 1616명에게 산림분야 녹색일자리를 제공 예정이라고 한다. 산림바이오매스 수집단 및 산림자원 조사단 320명, 산불감시와 병해충 방제 분야 1216명, 등산안내, 숲 해설 등 전문인력 양성 80명이다.

이들 중 일부라도 가야산에 배치되길을 기대한다. 가야산에 조성된 수십키로에 걷는 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자. 필요한 인력은 덕산도립공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공원 내 주민으로 우선 채용하면 주민지원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불필요한 주민 간 갈등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걷는 길에서 천년의 시공을 넘어 역사를 마주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길 위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 길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가야산의 길. 그냥 걷는 길이 아닌 '걷고 싶은 길'되었으면 좋겠다. 가야산에 터를 잡고 사는 주민으로 충남도와 예산군에 변화를 기대한다.

 ◎ 가야산의 걷는 길 정보
백제의 미소길 사업년도 2005~2013년총연장 - 9.96㎞    덕산면 시량리 ~운산면 용현리 (대부분 가야산구간)사업지규모 - 432억

내포문화숲길사업년도 - 2011년~2012년11월총 연장 - 224km (190km완공)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산시.홍성군.예산군,당진군 사업비규모 -76억원

가야구곡길사업년도 - 2012~2013년총연장 -    가야산을 중심으로 덕산면 옥계리 ~덕산면 상가리 사업비규모 - 1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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