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적거리지 않아 더 좋은 해남 보해매실농원. 꽃구경 나온 사람들이 매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쉬고 있다. ⓒ 이돈삼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봄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봄꽃 여행지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꽃구경을 하고픈데 걱정이 앞선다. 차량에 막히고 사람에 치이면서 고생길이 될 게 뻔해서다.
그런데 꽃봄의 유혹을 견뎌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찾아 나섰다. '땅끝' 전남 해남에 있는 보해매실농원이다. 24일이었다. 보해매실농원은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예정리에 자리하고 있다.
농원의 매실나무 재배면적이 46만㎡나 된다. 단일 면적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매화밭이다. 섬진강변의 청매실농원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서 북적거리지도 않다. 차분히 매화를 감상하기에 더 없이 좋다.
▲ 한적한 매화밭. 보해매실농원은 평지에 조성돼 있어 한적한 분위기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다. ⓒ 이돈삼
▲ 붉은 매화밭에서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보해매실농원은 하얀 매화와 붉은 매화가 어우러져 더 멋스럽다. ⓒ 이돈삼
이 농원이 조성된 건 지난 1978년. 벌써 30년 가까이 된 매화밭이다. 여기에 1만4000여 그루의 매실나무가 심어져 있다. 매실나무도 Y자로 줄지어 심어져 있다. 나무 사이로 걷는 데 불편함이 없다.
매화도 지금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매화 꽃천지다. 매화가 산비탈에 피어나는 광양과 달리 황토밭 평탄한 곳에 피어있다. 그래서 더 넓어 보인다. 아늑한 느낌도 준다. 하늘하늘 걷기 좋다.
매화도 빨강 동백꽃, 노란 개나리꽃과 한데 어우러져서 더 빛난다. 평지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드나들기도 수월하다. 매실나무 아래엔 들풀이 자라고 있어 싱그럽기까지 하다. 하얀 매화와 어우러지는 녹색의 들판이다.
▲ 보리밭과 만나는 매화밭. 보해매실농원은 보리밭, 풀밭과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 이돈삼
▲ 홍매에서 피어난 백매. 붉은 매화를 피운 매실나무에서 하얀 꽃을 피우는 가지가 돋아나 눈길을 끈다. ⓒ 이돈삼
매화밭 사이 풀밭에 돗자리 펴고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준비해 간 간식을 함께 먹으며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게 여유 있어 보인다. 풀꽃과 어우러지는 매화도 더 운치가 있다. 매화밭은 파릇파릇 돋아난 보리밭과도 연결된다.
매화도 하얀 매화가 대부분이지만 군데군데 홍매와 청매가 섞여 있다. 색다른 멋이다. 따로 접목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홍매의 나무에서 백매 가지가 뻗어 나와 하얀 꽃을 피운 나무도 보인다. 신기하다.
▲ 보해매실농원의 매화밭. 나무 밑으로 들풀이 자라고 있어 더 싱그러운 봄기운을 선사한다. ⓒ 이돈삼
살랑대는 봄바람에 매화꽃잎 떨어져 흩날리는 것도 황홀경이다. 숨이 멎을 지경이다. 매화밭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한 폭의 수채화다. 형형색색이다. 전망대 아래층에서 만나는 매화 분재도 볼만하다.
올해는 해마다 열었던 작은 축제도 취소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보해양조 측의 설명이다. 축제를 하지 않아서 더 좋다. 봄날 한나절 차분히 매향에 매료될 수 있다.
▲ 보해매실농원의 동백숲길. 매화밭에서 만나는 동백숲길이다. 숲길 안쪽으로 매화가 꽃천지를 이루고 있다. ⓒ 이돈삼
▲ 보해매실농원의 매화밭 전경. 농원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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