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리투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되었던 당원 11명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25일 창원지방법원 형사2단독 조세진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던 정아무개(41)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같은 혐의로 기소되었던 당원 10명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리투표를 하거나 대리투표를 하도록 하게 함으로써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 절차에서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기준인 직접선거의 원칙을 침해했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비례대표 경선이 치러지던 2012년 3월 17∼18일 사이 다른 당원 8명한테 온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받아 온라인 투표를 대신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10명은 자신의 인증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 대리투표를 하게 한 혐의를 받아 기소되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번 선고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앞서 검찰이 진보당 당사와 서버업체를 폭력적으로 압수수색하고 무고한 당원들을 범죄자처럼 대하며, 아들에게 전자투표를 위임한 노모,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당원들까지도 수차례 씩 소환해 강압적인 조사를 벌이는 등 악의적인 탄압을 퍼부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통합진보당 도당은 "억울한 누명과 탄압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당원들에게 무거운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창원지방법원의 선고는 진실과 정의를 거부한 판결이 아닐 수 없으며, 안타까움이 크다. 가족, 친척, 동료 등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리투표를 하는 것이 어떻게 '선거의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