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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지하수 바다로 쏟아낸다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 25일 원전 지하수 해양 방출 계획 수용

등록|2014.03.26 08:27 수정|2014.03.26 08:27

▲ 후쿠시마 원전 지하수의 바다 방출 계획을 소개하는 일본 NHK뉴스 갈무리. ⓒ NHK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지하수를 바다로 방출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 25일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이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지하수를 퍼올려 바다로 내보낸다는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의 계획을 조건부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후쿠시마현 북부의 소마후타바 어업협동조합과 남부의 이와키 어업협동조합은 이날 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내 지하수의 우회 방출을 조건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후쿠시마 원전 밑으로 흘러가는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된 원자로 1∼4호기에 접근하기 전에 퍼올려 바라도 우회 방출한다는 '바이패스' 계획을 세웠다.

원자로 1∼4호기에는 매일 약 400톤의 지하수가 스며들어 방사능 오염수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하수가 오염되기 전 바다로 방출하면 하루 100톤의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도쿄전력의 주장이다.

도쿄전력은 바다로 방출하는 지하수의 트리튬 농도를 리터 당 1500베크렐(㏃) 이하로 결정하고 계획을 추진했지만, 지역 어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어민들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결국 이들은 '바다로 방출되는 지하수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어민의 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동의를 받아냈다.

도쿄전력은 "어려운 선택을 해준 어민들의 뜻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지하수 우회 방출 계획을 하루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곧 구체적인 일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민들 "어려운 결정... 정부는 배신하지 말길"

이로써 도쿄전력의 계획은 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앞으로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지하수가 원자로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방사능에 상당히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하수를 퍼올리는 일부 우물에서 트리튬 농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도쿄 전력은 "탱크에서의 오염수 누출과 명확한 인과 관계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라며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지하수를 방출하며 방사성 물질 분석 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표해 규정을 확실하게 준수하겠다"라고 밝혔고, 일본 정부도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하수 바다 방출을 수용한 이와키 어업협동조합의 사토 요시 조합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어민들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라며 "힘든 결정을 내린 만큼 정부와 도쿄전력이 어민들의 뜻을 배신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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