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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김중수 한은 총재... "금리 결정? 내가 옳았다"

[송별기자간담회] "외부 압력은 '0'"..."가장 보람됐던 일은 한은법 개정"

등록|2014.03.27 09:45 수정|2014.03.27 09:45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퇴임을 앞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중 금리 변동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자신의 재임기간 금리 관련해 외부에서의 영향이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임기 중 가장 보람됐던 일로는 한은법 개정을 꼽았다. "금융안정기능 강화(기능 부분)는 좀 미진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추가 개정 필요성도 거론했다. 차기 총재로 정해진 이주열 내정자에 대해서는 언급을 아꼈다.

김 총재는 26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별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국제기구나 다른 국가를 보더라도 몇 개월 동안에 금리 수준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변했느냐 하는 것을 보지 채권투자자처럼 (중앙은행이) 왜 4월에 금리를 안 내렸냐, 왜 5월에야 금리를 내렸냐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박근혜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한 2013년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5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당시 한 달 늦은 금리인하 조처를 두고 시장에서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중수 금리 실기론'이 불거졌던 계기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정부에 굴복해서 금리인하를 한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외부 영향이나 압력은 '없다' 정도가 아니라 '0'"

김 총재는 이날 당시 결정 배경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4월이냐 5월이냐는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고, 4월에는 아직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정부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국회가 이것을 확인한 다음에 (금리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는 말까지 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금리인하가 총재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외부에서의 영향이나 압력은 없다 정도가 아니라 0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나한테 (금리를)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거명을 해달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자신이 관여했던 48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0번 동결 결정이 나온 것을 문제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현 수준의 금리가) 높다 낮다 평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아무 이유도 없이 왜 가만히 있느냐 하는 것은 적절한 지적이 아니다"라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 금리실기론이라는 말 자체를 쓸 수는 있겠지만 저는 별로 그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은법 개정' 가장 보람됐던 일... 이주열 차기 총재 언급은 피해

가장 보람됐던 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지난 2011년 이뤄진 한은법 개정을 꼽았다. 당시 개정안을 통해 한국은행은 더욱 더 강화된 금융회사 공동조사권을 가지게 됐다.
김 총재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서 거시건전성분석국이 생기고 금융안정보고서가 법정보고서가 된 것은 매우 큰 변화"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또 한 번 한은법을 개정해서 금융안정 수단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렇게 될 경우 조직(인원)도 함께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총재로 취임할 이주열 내정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주열 내정자는 한은 부총재 시절 퇴임사에서 연공서열 비중을 줄인 김중수 총재의 인사방식을 비판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열린 이주열 내정자의 국회 청문회에서는 '김중수 총재의 인사를 뒤엎는 '인사 태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 총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나갈 때는 일반적으로 경제에 대한 설명을 하지 사람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면서 "기관의 기억력(인스티튜셔널 메모리)은 시대가 변하면 그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여지도 있는 것이니까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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