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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맞는 '박근혜'...독일 교민들은 왜?

[해외리포트-현장] 독일 방문기념 퇴진촉구 베를린 집회 열려

등록|2014.03.27 12:02 수정|2014.03.28 09:04

▲ 민주주의를 저버린 죄에 대한 곤장이요! ⓒ 최서우


26일(독일 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국빈방문에 맞춰 독일 베를린 중앙역 워싱턴광장과 총리관저 앞에서 '박근혜 독일 방문기념 퇴진촉구 베를린 집회'가 오후 3시부터 8시 30분까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60여 명의 교민들이 모였다. 노란색 한복 차림의 한 여성이 등장해 퍼포먼스를 펼치며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해외 순방시 한복을 입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속마음을 독일어 독백으로 풍자했는데, '독재자의 딸로서 청와대에서 살아온 배경 때문에 민주주의와 노동자 인권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 '그 사건이 나의 행보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며 한국 내 노동자 인권문제를 말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참여자 두 명이 등장해, 지난 1년 동안 잘못된 정책을 추진한 죄로 노란 한복을 입은 박 대통령에게 곤장을 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독일 금속노조(IG Metall)의 한스 쾨브리히씨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인권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난 12월에 있었던 수서발 KTX 민영화 문제 및 공공부분 민영화로 인한 노동자 인권탄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공공부분 민영화 문제와 쌍용자동차 노동자 인권문제는 우리나라 노동계뿐만 아니라 국제노동계도 심각하게 다루는 분야다. 지난 번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경찰의 강경대응에 대해서는 국제앰네스티의 살릴 셰티 사무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도 했다.

교민 60여 명, 베를린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집회

▲ 풍물놀이 ⓒ 최서우


이어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풍물놀이가 열렸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한 분이 있었는데, 장구를 연주한 재독교포 2세 신효진씨였다. 신씨는 자유발언 시간에 "교포 2세로서 한국정치 및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국정원 선거조작사건으로 인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보고 같은 교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를 관심 있게 지켜본 독일인들도 있었다. 노나씨는 1980년 당시 <타게스샤우>(독일 제1공영방송의 뉴스)의 5·18 민주화운동 보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접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한국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서 5·18 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노동자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 친구가 이번 집회에 대해 소개해줘서 자발적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베를린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호프만씨는 2년 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블로거를 통해서 한국정부의 언론조작 및 언론장악 문제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대한민국 언론노조 파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비민주적인 언론환경 때문에 독일언론들이 한국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언론장악으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요인이며 사회적 다양성을 말살시키는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 보려고 나왔다"... 오전에는 '환영집회'도 열려

총리 관저로!5시에 진행되는 정상회담일정에 맞춰서 총리관저로 향했다 ⓒ 최서우


오후 5시쯤 집회 참여자들은 총리 관저로 향했다. 박 대통령의 오후 일정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과 저녁만찬이었기 때문이다.

총리 관저에 도착한 후 30분쯤 지나서 경찰 콘보이와 박 대통령 및 수행원들의 차량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회 참여자들 바로 앞으로 박 대통령을 태운 리무진 차량이 지나갔다. 교민들은 대통령 및 수행원 차량들이 지나갈 때마다 "박근혜 아웃(OUT)"을 크게 외쳤다. 몇 분쯤 지나 이정현 홍보수석을 태운 차량도 지나갔다.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박 대통령이 총리관저를 떠난 오후 8시 30분까지 '박근혜 퇴진'을 목소리 높여 외쳤다. 떠나기 전까지 교민들은 <아침이슬> <임을 향한 행진곡> <아리랑>을 부르며,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다시금 기원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총리 관저를 떠난 후 자진해산했다.

한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독일 대통령궁과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문에서는 베를린 한인회가 주관한 박근혜 대통령 환영집회가 열렸다. 환영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치적 의사에 관계없이 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통일은 대박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오전에는 박 대통령 환영집회오전에는 박 대통령 환영집회가 베를린 한인회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베를린 한인회는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퇴진' 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인사로 몰아가며 환영집회의 적극적인 참가를 촉구해 교민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 최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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