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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속 프러포즈 꽃장식, 제가 했습니다

[인터뷰] <별그대> 플로리스트 양지혜씨

등록|2014.03.27 20:41 수정|2014.03.28 12:10

▲ 사진위 <별그대> 선상결혼식, 아래 천송이의 프로포즈 장면 전지현(극중 천송이)가 든 부케는 수국과 설류화 조팝꽃을 이용해 만들었다. ⓒ SBS


위 사진 두 장은 중국에서 새로운 한류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아래 별 그대)>의 장면들이다. 특히 위 사진은 <별그대> 전체를 이끈 미스터리인 선상 결혼식 살인 사건 중 한 장면이다. 또 아래 사진은 천송이가 도민준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으로 드라마가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을 암시한다.

자세히 보면 두 사진의 공통점이 있다. 무얼까? 바로 아름다운 꽃이 배경을 장식한다는 점이다. 특히 <별그대>는 꽃으로 꾸며진 장면들이 많았다.

이 <별그대>의 고혹적인 영상을 이끈 꽃장식을 맡았던 '소담화' 양지혜 대표를 지난 25일 서울 종각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별그대>에서 활약을 중심으로 그에게서 플로리스트로서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는 소담화라는 '파티,브랜드 런칭쇼' 등 꽃으로 장식하는 업체를 하고 있고요. 오픈한 지는 4년, 제가 꽃을 시작한 지는 11년차예요. 20대 초반부터 꽃을 하기 시작했고요. 양지혜입니다."

▲ 플로리스트를 정의한다면? “남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잖아요. 거기에 사명감을 가지고 내가 해준 무언가에 받는 사람이 행복해 하면 2배, 10배의 행복이 저한테 오거든요. 그런일을 하는 게 아닐까요? 플로리스트는 그런 직업인 것 같아요.” ⓒ 최주호


"드라마 촬영현장에 투입된 건 처음인데..."

- 많은 드라마 등을 통해서 카메라를 접할 기회가 많을 텐데 긴장을 많이 하시네요.
"(웃으며) 제가 찍히지는 않잖아요. 저는 항상 카메라 뒤에 있으니까 제가 만든 작품만 나오지 제가 찍힐 일은 없으니까요. 카메라가 제 앞에 다가서니 어색하네요."

- <별그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별그대> 어떤 장면에서 플로리스트분의 작품이 나온 거죠?
"3~4회때 선상 웨딩, 선상에서 했던 결혼식 장면하고요. 휘경(박해진 분)이 송이(전지현 분)에게 하려고 했던 프러포즈 장면, 그리고 민준(김수현 분)의 집에서 둘만의 결혼식 장면, 민준에게 전하는 송이의 프러포즈 영상에서 들고 있었던 부케 등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별그대>에 나왔던 꽃이 나오는 장면은 저희가 담당을 했죠."

- 중요한 장면에는 다 꽃이 들어 갔네요.
"네. 감독님이 그런 부분에 민감하셨고요. 좀더 예쁜 장면이 나오게 하고 싶다고 하셔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 적재적소의 주인공들의 심리, 마음을 표현하는데 꽃이 장치 요소로 작용한 것 같은데요.
"예. 대본을 다 저희에게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이런 이러한 상황에 들어갈 꽃이다라고 다 코멘트를 달아 주셨더라고요. 저희도 생각해서 거기에 맞게 다 준비를 했어요."

- <별그대>에 나온 꽃 장식 디자인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요?
"시안을 보내주셨어요. 거기에 맞는 색감과 어떤 디자인으로 갈지를 정했거든요. 첫번째로 선상 웨딩 같은 경우에는 톱스타와 재벌의 결혼 장면으로 드라마상에서 하객이나 시청자들이 봤을 때 '와!' 이정도? 과하다 할 정도의 스타일로 해주세요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 스타일로 갈 거면 진한 레드톤이나 골드톤이 섞이면 좋을 것 같다고 건의했고요. 전적으로 맡겨 주셔서 굉장히 화려하게 했죠."

- 설치하는 데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나요?
"설치하는 데요? 저희가 이 의뢰를 받은 게 촬영하기 이틀 전이었어요."

- '미션 임파서블'이네요.
"(웃음) 네. 저희는 항상 미션 임파서블을 하고 있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촬영에 현장에 투입되어서 한 건 처음인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대기도 13시간씩 해야되고 그러니까요. 한 번 설치해 놓고 갈 수가 없잖아요.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도 모르고 야외에서 진행되는 건 쓰러질 수도 있고 하니까 항상 차안에서 대기하고 있거나 안에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죠. 촬영대기 13시간이 되가니까 저희 직원들 다 쓰러질 지경이었고요.

촬영도 해야 되고 다음날 웨딩 스케줄도 잡혀 있어서 많이 힘들긴 했어요. 아침 11시에 도착해서 4시에 완성했어요. 스태프분들이 저희만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원래는 6시에 촬영이 시작이라고 해서 여유를 갖고 완성해도 되겠구나 했는데 스태프분들이 일찍부터 와 계셔서 정말 빠듯하게 했어요. 간신히 시간에 맞춰 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정말 드라마 촬영이 쉬운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죠. 그리고 방송에 예쁘게 나오는 걸 보니 많이 뿌듯하더라고요."  

▲ <별그대>에서 선상을 아름답게 수놓은 꽃 장식 ⓒ 소담화


- 몇 번에 꽃걸쳐  장식 장면을 촬영했나요?
"선상신은 두번에 걸쳐 촬영이 되었어요. 첫째주에 한 번 찍고 2주뒤에 한 번을 더 찍었어요. 한 번은 선상 밖, 한 번은 선상 안 이렇게요. 선상 밖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을 촬영하고 선상 안 신부대기실에서 촬영하고요. 한 신이 총 3번에 걸쳐서 촬영이 되었어요. 신부대기실은 방송국 세트장에서 촬영이 되었고요."

▲ <별그대> 선상신 세팅과 대기시간, 정리 등에 오랜시간이 걸렸다. ⓒ 소담화


- 드라마 내용하고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송이가 사이가 안 좋았던 연예인이랑 싸우고 난 뒤 그 연예인이 거기서 죽는 거니까요. 송이가 억울하게 대중들에게 매장을 당하게 되는 위기에 처하는 그러한 시초를 만든 장면이니까요. 굉장히 중요한 신이었고요. 감독님도 주력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헬리켐도 날아다니고요. 불꽃 터지는 것만 거의 6시간을 찍었으니까요."

- 드라마는 챙겨 보셨나요? 같이 촬영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드라마가 잘 돼서 뿌듯하기도 했고요. 드라마 팀 자체나 제작사나 너무 신이 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 <별그대> 꽃장식은 사실 저희가 원래 맡은 게 아니었어요. 타업체가 포기를 해서 이틀전에 급하게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정말 사투였어요. 그래도 애쓴만큼 꽃을 화면에 잡아준 감독님 덕분에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 윤정노


- 드라마를 보고 연락은 많이 안 오나요? <별그대>처럼 장식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웃음) 아직은요."

- <별그대> 열풍이 엄청난데요. 특히 중국에서는 새로운 한류 바람이 불 정도고, 극중 송이의 한마디로 '치맥'이 동이 날 정도라고 하는데요. 지금 하시는 플로리스트 분야도 한류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래서 저희가 사실 주말에 중국에 가는데요. 중국분들이 한국식 결혼을 하는 것을 참 좋아하시는데요. 한국으로 웨딩촬영을 하러 한달에 1000여 명씩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오는 것도 좋지만 저희가 직접 가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려고 중국에 가볼 예정이거든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거기 가서 할 수 있는 일은 꽃장식, 결혼식이나 아니면 아직 중국에는 우리나라처럼 웨딩 컨설팅이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가서 그러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도전을 하려고 가죠."

"평생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선택했어요"

- <별그대> 이외에 어떤 작품에서 작업을 하셨나요?
" <연애의 온도>에서 김민희씨가 친구에게 받는 부케가 저희가 만든 거고요. 그 이외에는연예인들이 주문하시는 누구에게 보내달라는 꽃다발이 많죠. 고현정씨 소속사에서는 거의 전담으로 저희한테 맡겨 주시고 있고요. 그래서 고현정씨 같은 소속사인 조인성씨 이름으로도 많이 가고요. 얼마전에 개그맨 정성호씨 셋째 돌잔치 꽃장식도 했고요."

- 플로리스트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내가 평생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20대 초반에 고민을 하잖아요. 내가 잘할 수 있고 힘들어도 끝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를 찾아보다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찾게 되었는데요. 알아봤어요. 개인적으로 인테리어 쪽에 관심이 있어서 뭔가 이런 일을 하는게 초반에는 멋있어 보여서 하게 되었는데 중간에는 엄청 힘든 일이거든요.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이고요. 새벽시장을 가야하고 짐을 들고 나르기도 해야 하고. 거의 남자가 필요한 일이지만 여자들이 다 하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보다 되게 이 일을 좋아하더라고요. 웬만하면 그만 뒀을 법도 한데 좋아하니까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매력도 많은 직업이고 하고 나면 많이 뿌듯해요."

▲ <별그대> 플로리스트 양지혜 ⓒ 박진형


"가시에 찔려, 파상풍 주사는 필수예요"

-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는 화려하고 창작하는 예술가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어려운 건 새로운 걸 계속해야 한다는 부분이 있고요. 제일 힘든 건 앞서 말했듯 체력적인 면이 가장 힘들어요. 디자인은 어느 정도 감각을 가지고 하고 싶은 디자인이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체력적으로 힘든게 행사를 한번 진행할려면, 웨딩을 해야 하잖아요.

꽃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나무, 저희는 이걸 오브제라고 부르는데 그런 것들도 일일이 실어날라야 하고요.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자들이 그걸 하기에는 쉽지 않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긴 하죠.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못한다고들, 저희들끼리는 하는 말이거든요. 체력적인면 말고는 힘든게 없는 거 같아요. 스트레스도 없는 직업이기도 하고, 뿌듯함이 더 생기는 일이기도 하고요."

- 장미를 다루기도 하니까 가시에 찔리기도 하겠네요.
"그래서 필수가 파상풍 주사를 꼭 맞아야 하고요. 가위를 많이 쓰는 직업이니까 저도 손에 상처가 많아요. (손을 보여주며) 이런데도 상처가 있고요. 아마 상처 없는 플로리스트는 없을 거예요." 

- 작품을 설치하면 어느 정도 보존 되나요?
"일 주일, 꽃바구니 같은 경우 물 반컵씩 매일매일 주면 2주도 가요. 생화가 하루 이틀 만에 시드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아니에요. 지금 꽃을 무시하시는 거예요. 2주는 가요 물만 잘 주면. 제가 만날 그러거든요. 관리만 잘해주시면 꽃의 아름다움은 상당기간 즐기실 수 있답니다."

- 봄인데요. 추천할 만한 꽃이 있다면?
"벚꽃이 있죠. 벚꽃도 잘라서 쓰기도 하거든요. 설류화, 조팝꽃 등도 봄에 많이 나오고요. 봄은 꽃이 색감이 가장 예쁜 시기이기도 해요 지금이. 조금더 지나고 4월 말 정도 되면 작약이라는 꽃도 있고요. 수국도 색깔이 너무 예쁘게 나오거든요."

- 고객분 중에 감동받았던 사례가 있다면?
"결혼식을 끝나고 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요. 저희가 2012년부터 에코웨딩을 시작했어요. 착한웨딩이라는 주제 아래 생화를 쓰지 않고 화분으로 진행하는 웨딩을 했거든요.

그 화분들을 하나하나씩 쇼핑백에 담아서 신랑신부님 이니셜을 쇼핑백에 붙여서 하객분들에게 하나하나 나눠 드렸어요. 얼마 전에 신부님이 저한테 사진을 하나 보내주셨어요. 신부님의 지인이 받은 화분을 이렇게 예쁘게 키웠다면 사진을 신부님께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그 화분을 찍은 사진이더라고요. '너무 감사하다고' 웨딩이 있은지 1년이 지난 때였는데 그렇게 보내주셨더라고요. 되게 보람을 많이 느꼈죠."

▲ 고객이 보내준 화분 사진, 많이 감동 받았다고. ⓒ 소담화


-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점점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는 지망생들이 있잖아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참 좋은 직업인데, 어린 친구들을 보면 힘드니까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그 마음도 이해하지만 이걸 정말 좋아하면 끝까지 했으면 좋겠어요. 힘내서. 어쨌든 최종 목표는 자기의 이름을 걸고 자기 브랜드화하는 거잖아요. 자기만의 디자인을 갖는 거잖아요. 그전에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아요. 사실 이쪽이 일반 직장보다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데 보수도 적고 그만둘 이유들은 너무 많아요. 하지만 끈기있게 꽃을 계속 좋아하면서 하면 여자가 전문직으로 삼기에 정말 좋은 직업 같아요."

-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웨딩이나 파티장식을 꾸준히 할 거고요. 다른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더라고요. 다문화 가정에서 결혼식을 못 올린 분들, 그분들을 위해서 결혼식을 올려 드린다든지, 직업을 찾고 있는 분들께 원데이 클래스로 플로리스트란 이런 직업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번 중국에 가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그리고 본 기사는 윤정노(yuri2212),박진형(bless4yaa)기자와 공동취재하였습니다.
이 기사는 와이즈뉴스(http://www.whysnews.com), GTN-TV(http://www.gtntv.co.kr), 내외신문(http://naewaynews.com), 최주호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ohmynews.com/rkeldj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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