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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서병수 '동해남부선' 개발 격돌

오거돈, 졸속추진 배후로 서병수 지목... 서병수 측 발끈

등록|2014.04.02 18:41 수정|2014.04.02 18:41

▲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서병수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둘러싸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 정민규


부산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 개발사업을 놓고 시장 선거에 나선 서병수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해안가를 따라 부산 해운대와 송정을 잇던 동해남부선 선로는 지난해 말 폐선 이후 개발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중인 상태다. 문제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 지역을 상업개발 하려는 부산시와 철도시설공단의 계획에 시민단체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지역 시민단체와 풀뿌리단체가 구성한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가칭)은 이 지역의 상업개발에 반대하며 올바른 개발 방향을 묻는 질의서를 지난 1일 시장 후보들에게 발송했다. <관련기사: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 상업개발 안돼"> 시민단체의 질의에 오 후보는 이 개발을 졸속 추진이라 비판하며 그 책임을 이 지역 의원인 서병수 후보에게 물었다.

오 후보는 2일 오후 부산시의회를 찾아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서 후보를 비판했다. 먼저 그는 "부산시와 철도공단은 미포-송정역 구간 내 천혜의 해안자원 파괴를 우려하는 시민여론을 무시한 채, 핵심 사업지 두 곳에 대한 개발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양 기관의 이런 자세에 비춰볼 때, 결국 이 사업의 핵심목적은 8천평이 넘는 해운대역사 부지를 상업시설로 용도 변경해 대규모 수익시설을 조성함으로써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려는 특정세력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병수 배후의혹 불식시켜야" - "오거돈, 참 나쁜 후보"

오 후보는 졸속 개발 논란의 중심에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내리 해운대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 후보를 세웠다. 그는 "항간에는 개발사업의 배후 의혹을 놓고 갖가지 말들이 떠돌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개발사업이 새누리당의 실세이자 6.4 부산시장 선거 유력후보의 지역구에서 서둘러 추진되고, 또 현직 시장의 잔여 임기 내에 민간사업 주체가 사실상 결정된다는 점이 의혹의 주요 근거"라고 밝혔다.

이어 오 후보는 "동해남부선 폐선구간을 시민에게 돌려줄 것을 공통 공약으로 조속히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폐선구간 활용을 놓고 빚어지는 지역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인의 책무인 동시에 현재 제기되는 배후의혹을 불식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서 후보를 압박했다.

오 후보가 이같은 입장을 발표하자 서 후보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 후보 캠프의 한 참모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을 왜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하늘에 맹세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득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지금부터 선거를 이렇게 끌고가려고 하는 것은 큰 일"이라며 "오 후보의 인간성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같은 서 후보 측의 불쾌감은 반박 입장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서 후보 캠프는 오 후보를 향해 "이런 저급한 선거판을 만들 작정이면 그냥 집에서 쉬시기를 충고드린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억측을 내뱉는 오거돈 후보는 참 나쁜 후보"라고 거친 소리를 쏟아냈다. 서 후보 측은 오는 4일까지 오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 후보 캠프는 "(폐선 부지) 일대를 관 주도로 서둘러 개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며 시대가치에도 역행하는 처사"라며 "시간을 두고 시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뒤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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