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무공천 혼란, '양천구 모델'을 주목하라
시민사회단체와 4명의 구청장 후보, '야권후보 단일화'에 합의
▲ 양천구청장 야권후보단일화 합의서에 서명한 네 명의 후보. 왼쪽으로부터 김강곤·김수영 후보, 선상규 추진위 공동위원장, 하석태·허광태 후보. ⓒ 양천구청장 야권후보단일화 추진위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양천구에서 양천구청장 야권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해 주목받고 있다.
'양천구청장 야권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선상규·이경란)와 김강곤·김수영·하석태·허광태 등 양천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4명의 예비후보는 4일 "우리는 양천구청장 야권 단일후보 시민후보 경선에 참여한다"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과 새누리당의 정당공천에 따른 '한 게임, 두 개의 룰'이라는 불공정한 선거환경을 크게 우려한다"라며 "특히 야권으로 출마하려는 양천구청장 후보가 난립할 경우 양천구민의 판단에 큰 혼동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에 우리는 양천구민의 올바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양천구청장 야권단일 시민후보 선정에 찬성한다"라며 "우리는 야권단일 시민후보로 선정된 후보를 인정하고, 단일후보로 선정되지 않을시 양천구청장 선거에 불출마할 것이며 선정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라고 약속했다.
추진위도 "양천시민사회는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단체 정당공천 관련 서로 다른 조건에서 경쟁할 경우 정당공천을 감행하는 측의 어부지리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라며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양천시민사회는 야권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했고 독자적이고 중립적인 추진위원회 구성을 통해 양천구청장 야권단일 시민후보 선정을 모색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오는 9일과 14일 두 차례 후보자 토론회(각각 패널토론과 상호토론)를 연 뒤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해 양천구청장 단일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양천구청장 야권단일후보는 오는 22일 최종 발표된다. 여론조사는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할 야권단일후보의 적합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인해 지역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야권후보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공천 혼란을 수습할 대안이 없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이 개입해 야권후보를 단일화하는 모델에 기대하고 있다. 추진위 구성에 참여했던 정치권의 한 인사는 "양천구 모델이 성공해 각 지역에 전파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에는 공동위원장으로 선상규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과 이경란 남서여성민우회 대표, 위원으로 김용배 양천생활환경실천단장과 변광현 희망나눔연대 대표, 서정운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정복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백준기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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