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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양육시설 삼혜원을 찾아서

등록|2014.04.05 17:45 수정|2014.04.05 17:45

▲ 삼혜원 직원 책상 앞에 붙어있는 문구 ⓒ 오문수


여수시 연등동에 위치한 삼혜원이 보건복지부가 평가한 복지시설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복지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위탁해 전국 총 1014개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11개 시설유형으로 나눠 3년 주기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 결과 상위 우수시설에 대해서는 정부 표창과 인센티브 등이 지원된다.

삼혜원은 광주·전남지역 아동복지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시설 및 환경, 재정 및 조직운영, 인적 자원관리, 프로그램 및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지역사회 관계 등 6개 영역 전체에서 A등급을 받았다.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이유를 듣기 위해 지난 3일 삼혜원을 방문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10년 가까이 지난 1962년에 부랑아 교호 및 일시보호시설로 인가를 받은 이곳은 현재 아동복지시설로 전환했다.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은 전쟁고아와 상이군인 및 걸인들이 거리를 헤맸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초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설과 양육보호시스템으로 변했지만 한번 심어진 인식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시민들의 인식전환이 아쉽다"는 김성용 부원장에게 최우수 평가를 받은 비결에 대해 물었다.

"사회복지 자체가 삶 자체입니다. 전에는 소외된 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였지만 지금은 보편적 복지여야 합니다. 시설근무자들은 치료와 상담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비결이라면 3년 전 동백원에 근무하면서 평가를 받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평가요소를 알고 대비했죠. 결국은 직원들이 잘한 겁니다. 직원들 마음이 통한 것 같아요."

이곳에는 영·유아부터 대학생까지 70명이 입소해 살고 있다. 원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퇴소해야 하지만 대학교에 합격하면 퇴소를 유보할 수 있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비를 마련하거나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충당한다.

예전에는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 입소했지만 지금은 이혼가정, 한부모, 조손가정 출신이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입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는 정서적 지원과 학습 및 사회에 적응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삼혜원에서는 이들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살펴보기로 했다.

▲ 학습프로그램 - 학원, 튜터 수업, 학습지, 생활과학교실, 아동향상평가, 학습 봉사 수업 ▲ 정서지원프로그램 – 생활방별 나들이, 하계캠프, 눈썰매장/놀이동산, 신규입소 아동 환영파티, 월차강화, 자치회 산행, 지리산 등반 ▲ 특성화 프로그램 – 인라인 양성, 소리나래 밴드, 국악교실, 체력평가, 놀이마당 ▲ 사회적응 프로그램 –미션 임파서블, 심리치료, 장애아동 바우처 치료, 신경발달치료

김 부원장은 안타까웠던 사실도 들려줬다.

"어느 날 어린 자매가 들어왔는데 여관에 투숙하던 아빠가 돈 벌면 양육비조로 100만 원을 주겠다며 버린 아이들이었어요. 여관주인이 이곳으로 데려왔죠. 이곳에서 학원도 다니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며 얼굴표정도 밝아졌어요."

▲ 왼쪽부터 김미애 과장과 김성용 부원장 ⓒ 오문수


역사가 50년이나 되기 때문에 이곳을 거치고 나간 선배들 중에는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이들도 있다. 때론 이들이 찾아와 상담도 하고 봉투를 주며 격려하기도 한다. "시민 중에는 아직도 고아원이라는 인식으로 낙인을 찍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는 김부원장은 "원을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가치를 성장시킨 아이들 중에는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도 있다. 정희망군이 전국소년체전 인라인 스케이트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2013년)했고 김중문군은 전국장애학생직업 기능경진대회 기기조립 동상을 수상했다. 또한 장효식군은 전남 장애인 예능제 2등을, 김성군은 제6회 둥지문학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한 따뜻한 손길도 있다.  삼성꿈장학재단에서는 1000만 원을, KBS강태원복지재단에서도 600만 원을 지원해줘 외롭지만은 않다. 이들이 어깨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기 빈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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