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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의 명품 '프라이탁'을 아세요

품질·가치 높여 새 제품화... '재활용'의 진화, 새 트렌드로

등록|2014.04.09 14:28 수정|2014.04.09 14:28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맞춰 기존의 '재활용(Re-cycling)'에서 한단계 진화한 '업사이클링(Up-cycling)'이 주목받고 있다.

▲ 2007년부터 국내에도 꾸준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 온케이웨더㈜


업사이클링이란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재활용 의류 등을 이용해 새로운 옷이나 가방을 만든다거나, 버려진 현수막을 재활용해 장바구니를 생산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 업사이클링이 디자인 면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쯤부터다.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생기면서 현수막에서 시작해 가구와 커피찌꺼기 등 독특한 제품을 활용한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꾸준한 업사이클링 제품들로 인해 패션과 리빙업계의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었다. 또한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새것과도 같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많이 찾으면서 한층 세련되고 디자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는 제품은 무궁무진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패션업계다. 헌 옷이나 취향에 맞지 않아 치워 놨던 옷들을 쉽고 새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2008년 설립된 '리블랭크'가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도하고 있다. 리블랭크는 방수포로 사용되는 타폴린, 낡은 소파의 가죽 등을 이용해 파우치, 카드 지갑 등의 트렌디한 패션 소품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100% 수작업을 통해 소량만 제작하는 방식으로 독특한 개성을 추구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2012년 패션 브랜드 코오롱에서 내놓은 '래;코드'도 대표적 업사이클링 의류 브랜드에 속한다. 새 제품이지만 3년이 지나 버려져야 할 운명에 처한 옷들을 재활용한다. 주요 재료는 수트, 스포츠 및 캐주얼 의류 등이다.

리빙업계의 대표 브랜드인 '매터앤매터'는 인도네시아의 오래된 집과 화물을 운송하던 트럭, 바닷물에 오랜 시간 담가져 있던 나무, 어선으로 사용했던 배 등을 해체해 얻은 재료로 새로운 가구를 만든다.

최근에는 업사이클링을 활용한 공간디자인도 유행하고 있다. 공간이나 재료 자체가 가진 멋을 그대로 살리는 인테리어 스타일로 버려질 컨테이너를 이용해 카페나 사무실, 편집 숍 등을 만들고, 공사장에서 버려지는 목재나 팔레트 등을 벽에 붙여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호회와 카페 역시 활성화 되고 있다. 재봉틀 사용의 활성화를 위해 부라더미싱이 운영하는 소잉팩토리는 홈패션을 비롯한 수선·인테리어·퀼트 등 다양한 재봉 기술을 교육하며, 셀프 미싱A/S 방법도 익힐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외에도 핸드 메이드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와 파워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통해 집에서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리폼과 업사이클링 이외에도 플리마켓(Flea Market)을 이용하면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아서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가까운 플리마켓 정보를 찾아 볼 수 있으며, 참여 방법도 간단하다.

해외 업사이클링 제품 중 고가 유명 브랜드 많아

아직 시작 단계인 국내 시장과 달리 선진국에서는 환경보호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편승해 상업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제공해 업사이클링을 통한 제품이 고가 유명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 업사이클링 제품으로는 이탈리아 브랜드 '리바 1920'의 장식품 '베니스', 미국 브랜드 '아레아웨어'의 바구니 '보 빈' 등이 있다. 베니스는 베니스의 선착장 나무 기둥을 가구로 복원한 제품이며, 보 빈은 플라스틱 소재의 바구니에 라탄 소재를 엮은 휴지통이다.

▲ 업사이클링 제품은 ‘환경보호’라는 시대적 트렌드와 상업적으로도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 온케이웨더㈜


국내에서 업사이클링이라는 취지 아래 전국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에코언니야'와 '터치포굿' 등 자원 재활용 사회적 기업이다. '터치포굿'의 경우 기존의 단순한 현수막 재활용을 넘어서 젊은 감각의 디자인 개념을 가미해 주목받고 있다. '에코언니야'는 취업 취약 계층인 여성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켜 일석이조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자원 재활용 사회적 기업 외에 지자체들도 노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현수막으로 만든 '마대'를 관내 공공기관에서 사용해 예산을 절감하고, 농어촌 지자체는 병충해 방지와 잡초 성장 억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천막천 재질의 튼튼한 현수막은 화분용기로도 재활용하는 등 현수막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의외로 많다.

이처럼 업사이클링은 '환경보호'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부응하는 한편 상업적으로도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어 이미 선진국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스토리텔링 숨겨져... 상품 가치 높여

업사이클링 제품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소재의 원재료가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떠한 과정으로 소비자에게 전해졌는지 시각적 디자인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제품이 갖고 있는 이야기는 사용가치뿐 아니라 소장가치까지 더해준다.

업사이클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는 1993년 스위스의 프라이탁 형제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만든 업사이클링 전문 브랜드인 '프라이탁(Freitag)'다. 이 회사는 자전거를 많이 사용하는 취리히에서 비가 올 때 가방 속 물건이 젖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방수 덮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 천으로 메신저백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수작업과 희소성, 내구성이라는 3박자가 알맞게 어우러진 프라이탁 형제의 메신저 백을 본 사람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프라이탁은 고가의 가격임에도 전 세계 350여개 매장에서 연간 500억 원어치의 제품을 판매하는 유명 업사이클링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덧붙이는 글 김태환(kth1984@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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