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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학생들, 총장실 점거 "학부 폐지 철회하라"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폐지안으로 가닥... 학생측 강력반발

등록|2014.04.11 17:40 수정|2014.04.11 17:58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총장실 점거총장실 한 켠에 마련된 소회의실에서 대자보 작성 등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 ⓒ 구민수


11일 오전 9시부터 경북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학생 약 20명이 총장실(총장 함인석)을 점거하고 학부 폐지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인재학부는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고 국제적 엘리트를 뽑겠다며 2010년도에 의욕적으로 추진한 학부제도다. 이들은 4년간 장학금 전액 지원, 기숙사 지원, 6주간의 어학연수 등의 지원을 받는다.

수능 평균 1.5등급(최저조건)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2012년에도 한 차례 폐지 논란을 빚었다. 지난 9일 학장 회의에서 학부 폐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현재는 총장 결재만 남은 상태다.

손영창(25) 학생회장은 "어젯밤(10일)에 비대위를 구성하고 현재 할 수 있는 단계에서 총장을 만나 뵙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학교 본관으로 나타나자 학교 관계자가 강압적으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에 손 회장은 "학생이 스승을 만나 뵈러 온 것도 잘못이냐"며 "만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함인석 총장은 교육부에 입학정원 보고차 집무실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는 글로벌인재학부의 저조한 입학률, 과도한 장학제도, 학내 분위기 위축들을 이유로 폐지 이유로 밝혔다. 실제로 13년도 총 30명 모집에 17명만 합격하는 미달 사태를 겪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 폐지 시 자유로운 전과와 장학금제도 유지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학생 측은 "입학 당시 약속한 장학금제도를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말이 안되"며 "합격자 미달사태는 2012년 한차례 폐지 논란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입학을 꺼려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무엇보다 대책이 아닌 폐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10학번 황익현(24) 학생은 "시험기간인데 우리 탓이 아닌 어른들에 의해 공부를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중간고사 기간이라 점거 농성 중에도 간간이 책을 펴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 중간고사 기간이라 점거 농성 중에도 시험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 구민수


12학번 강주성(23) 학생은 최초 폐지 논란이 있었던 2012년에 신입생이었다.

강주성 학생은 "그땐 정말 앞이 막막했는데 2년 만에 또 이런 일이 생겨서 허탈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교 관계자, 교수, 총장, 다 우리보다 높은 사람이다, 우린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다, 우리의 의사를 보여주려고 왔지만 이게 효과가 있을지 아직 의문이다.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시니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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