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아마추어 새정치, 제가 해보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대문 구의원 예비후보 김용일
▲ 김용일 예비후보새정치민주연합에서 6.4지방선거 서대문 구의원 예비후보로 나선 김용일 예비후보. ⓒ 김용일 예비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는 지난 10일 여론조사를 통한 '당심의 기초공천 결정'으로 그가 품었던 새정치와 현실정치의 벽이 얼마나 큰 가를 분명 깨달았다. 그럴수록 개혁공천을 향한 그의 승부수가 결국 6·4 지방선거의 필승이며 '안철수' 존재 이유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안철수를 따라 새정치연합에 합류,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새정치 아카데미를 수료했던 일부 출신 중 구민주계와의 공천싸움에서 불리함을 호소하며 100% 지역 여론조사 및 5대5 지분에 의한 전략공천 주장과 함께 이가 성사되지 않을 시 탈당 움직임까지 감돌고 있다.
또 여기, 기초공천 논란으로 잃어버린 시간 못지않게 안철수의 새정치를 좇아 움직였던 풀뿌리 아마추어 초짜 한 지역 구의원 예비후보의 갈팡질팡 행보가 안쓰럽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현상으로 대두되는 사회현상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안철수 같은 진솔한 사람이라면 민생을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아 좋아하게 됐고 새정치아카데미에 들어가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직 한 번도 당원에 가입했던 적이 없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창당발기인이 되어 힘을 모으려고 나섰습니다."
김용일 서대문구의원 예비후보는 남가좌 1, 2동과 북가좌 1, 2동 지역에서 3명의 구의원을 뽑는 곳에 지원했다. 지역 주민이 약 7만 4천 명으로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구민주계가 3명, 새정치연합이 2명,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각 1명, 새누리당이 2명 이렇게 총 9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곳이다.
"저는 지난 3월 18일, 예비후보 등록을 일찌감치 마쳤습니다. 구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2004년부터 공인중개사로 일해 오면서 가재울 전·월세문제 상담소를 운영하며 돈이 없어서 소외된 할머니와 단독 거주자분들의 아주 어려운 상황을 보면서 임대주택 공급의 활성화 및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병역을 마치고 방송통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여 다시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면서 동국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가 경제적 빈곤층에 대해 주거문제 해결이라는 거창한 책임을 굳이 '구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맡아 하려는 이유가 뭘까. 그를 움직였던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월세가정을 방문했을 때 단칸방에서 보일러도 없이 자기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짠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사실 선친 고향이 이북입니다. 이북 황해도 연백에서 1·4후퇴 때 피난 나와서 제가 10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가난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꿀꿀이 죽을 먹으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지금 장인어른이 저보다 20살이 넘게 차이나지만 고생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랑 비슷비슷했습니다. 속된 말로 날 거지였죠. 제가 장남인데 제 나이 10살 때 돌아가셨는데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의 김 예비후보의 매우 밝은 외모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어두운 부분이었지만, 씁쓸한 미소와 물기 머금은 눈에서 숨은 진실과 강한 의지를 훔쳐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초의원은 무공천이 맞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딪혀 보니까 윗사람들에게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은 소극적인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안철수가 새정치를 향한 무공천 의지를 꺾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된 것이고 무공천을 향했던 순수성에 대한 진정성을 절대 의심치 않습니다. 지극히 작은 구의원이지만 꼭 당선 되어 돕고 싶습니다. 절대 안철수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락불이천(日落不二天)이죠."
정치 초년이라고 하기엔 나이도 있고 차분한 목소리와 이상적인 가치추구 등에서 현실정치에 대한 걱정이 앞서 조심스레 정치할 사람은 아닌 거 같다고 말을 던졌다.
"사실 그동안 많은 지인들이 모범생 같은 인상과 평소의 성실함에 정치경험이 없는 것을 걱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전문성을 길러왔고 참신성과 개혁성 등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타 후보보다 앞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정치 후보로서 정말 경쟁력이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새정치 국민연대'와 '새정치 아카데미 1기' 모임의 회원이지만 지역구 일이 바빠 공식적으로 한 번밖에 모임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합리적 보수와 성찰하는 진보라는 가치로 참여했지만 선친의 영향으로 안보 부분은 아주 보수이고 지향하는 가치는 진보입니다. 그런데 '국민연대'와 '새정치 아카데미'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당적을 수차례 옮겨 다니고 지나치게 1인칭으로 당적을 취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새정치라는 것은 어려운 삶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당적을 바꾸면서 마치 가면을 쓰고 새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반성하여 올바른 새정치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점잖다고 생각했던 그에게서 강한 신념이 보인다.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전문직업인이고 미안한 생각도 있지만 정치에 전력을 투구할 수 있는 여건도 되어 있습니다. 내 이익만을 챙기는 정치인은 절대 되지 않겠습니다.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그렇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5대5대 정신도 거기에 걸맞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인물이 있어야하는데 구 민주계와 비교해서 그렇지 못한 데에 외람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가 진행됐던 11일 오후까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구의원 예비후보 자격심사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없어 속타하는 그였다.
"구의원으로 당선되면 임기 동안 남가좌 1,2동과 북가좌 1,2동 총 4동에 각 동마다 10 가족들을 대상으로 총 40 가족들에게 구청이나 사회단체가 하고 있는 역할 외에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사촌처럼 돌보고 챙길 수 있도록 어려운 가정과 여유 있는 가정들을 서로 연결할 생각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세모녀 사건' 같은 아픔이 없도록 삶의 희망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새정치의 가치에 부합하는 듯한 초짜 정당인인 그의 새정치를 향한 행동이 기존 정치활동을 해왔던 다른 예비후보들과 어떻게 다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공천 여부에 따라 그의 운명이 달라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서울특별시당 공동위원장(오영식 국회의원, 이계안 위원장과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이목희 국회의원)들이 13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특별시당의 각오와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구성, 그리고 개혁공천의 방향에 대한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6·4지방선거를 향한 공천싸움으로 인해 더욱 4월은 잔인해졌지만 그럴수록 희망을 나누려는 소시민들의 정치적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거라 믿고 싶은 하루다.
덧붙이는 글
청춘매거진 게제 예정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