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세월호 실종자 학부모들 대국민 호소문
학부모 대책본부 18일 발표..."아이들 죽어가고 있는데, 정부가 거짓말"
▲ 실종자 학부모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단원고 실종자 학부모가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학부모 대책본부 명의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도와주십시오"라며 눈물로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학부모 대책본부는 18일 오전 8시 30분께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실종 학생의 학부모들은 "(현장에서는)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다"며 "그 시간에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다, 국민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라며 분노했다.
이어 "17일, 항의 끝에 겨우 사고 현장을 방문할 당시 (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200명도 채 안 됐고 헬기는 단 2대, 군함 2척, 해안경비함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원은 8명 뿐이었다"며 "그런데도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이 우리 아이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사고 3일째인 18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당시 세월호 탑승객 총 475명 중 사망 25명, 실종 271명, 구조 17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음은 학부모들이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대국민 호소문>
2014년 4월 18일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제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
4월 16일 9시쯤 사고가 나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통해서 진행상황을 지켜보던 중, 12시쯤 '전원 구출'이라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이곳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생존자 82명, 학생 74명 교사 3명, 일반인 5명.
도착힌 시간 오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 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겁니다. 학부모님들 대책위원회를 꾸려 행복관, 체육관 두 곳으로 나눠 책임자들과 현장을 방문하고자 했습니다. 민간 잠수부 동원해 자원을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습니다. 흥분한 우리는 소동을 피우고 난리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그 시간에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16일 밤, 10시가 넘도록 구조작업이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요청에도 "1시에 한다고" 말은 전달 받았지만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조류가 심하다,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말로 얼버무렸습니다.
우리나라 군 전체는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학부모와 민간잠수부는 생명을 걸고라도 들어가겠다고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7일 어제 항의 끝에 겨우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인원은 채 200명도 안됐고, 헬기는 단 두대. 배는 군함 두척, 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대원 8명이 구조 작업을 했습니다다. 9시 대한민국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습니다.
국민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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