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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의 기적을 희망하며 촛불을 듭니다"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기원 희망촛불

등록|2014.04.22 16:06 수정|2014.04.22 16:37

대한문 앞 희망촛불"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무사히 돌아와 줘" ⓒ 이명옥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에서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희망촛불 들기와 노란리본 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안산에 이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2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희망촛불' 행사가 열렸다.

대한문 앞 희망촛불 들기는 한 시민이 페이스북에 "우리 아이들이 차가운 물속에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편안하게 집에서만 앉아 있겠느냐, 대한문 앞에서 무사귀환 기원 희망촛불이라도 드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애통해 하는 실종자, 희생자 가족에게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보태고자 했던 시민들이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대한문 앞에서 조용히 소원의 글과  희망촛불 들고 한 사람이라도 살아 돌아 올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얘들아, 이제 수학여행은 끝났어, 어서 집으로 돌아와야지."

이틀 째 촛불을 들고 있다는 루치아씨는 페이스 북에 올라 온 글이라며 저 글을 소개한 뒤  김소월의 시 <초혼>을 낭송해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색종이두 아잉의 엄마로 남의 일 같지 않아 함게 한다는 색종이 ⓒ 이명옥


두 아이의 엄마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함께 했다는 색종이는 "세월호 사고가 나던 날  내 딸 아이도 2박 3일로 수련회를 갔다. 내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세월호  아이들도 부모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덧붙였다.

"미안하다, 아들아! 딸아! 이런 대한민국에. 살게 해서 미안하다!"

하나의 움직임이 큰 기적을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기원합니다 ⓒ 이명옥


한편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기원합니다"라는 의미를 담은 노란리본으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카카오톡을 열었을 때 노란 리본의 리스트로 가득해 "모든 시민들이 애타게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함께 애통해 한다는 마음을 보여주자"며 취지다.

대한문 앞 희망촛불 들기는 세월호 실종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횃불시민 홍순창씨가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관련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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