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야생... 이제는 제도권 안에서 싸우겠다"
충북 해직공무원 출신 4명 공동 정책공약 발표
▲ 13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6.4지방선거에 출마한 공무원노조 출신 해직 공무원들이 공동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우측부터 장성유, 김상봉, 김현기, 박종영 후보) ⓒ 이화영
해직공무원이란 공통점을 가진 4명의 도전자가 충북에서 광역과 기초의회에 도전장을 던지고 공동 정책공약을 발표로 연대에 나섰다. 지역을 달리하는 해직 공무원들이 연대해 공약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전국 첫 사례다.
충북 진천군 김상봉(55, 가선거구) 의원은 기초의회에 재선 도전이며, 충북도의원에 도전하는 장성유(49, 진천군 제1선거구), 청주시 김현기(48, 다선거구), 괴산군 박종영(49, 가선거구) 후보는 이번이 첫 출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공무원 총파업 당시 해직됐다.
이들의 첫 번째 공동정책공약은 규제 완화 철회, 민영화 중단, 사회공공성 강화다.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규제는 더욱 강화하고 지자체의 상수도 민영화 추진 중단 등 규제완화, 민영화 중단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을 위해 의정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 추진 공약으로는 ▲ 대기업의 공장식 축산 설립 규제 강화 조례제정(AI발생, 환경파괴 방지) ▲ 아동, 청소년, 장애인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완화 반대, 조례 제·개정 ▲ 대형마트 규제, 영세 자영업자 보호 ▲ 지자체 상수도 민영화 저지 ▲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제정 등을 제시했다.
공약 두 번째는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과 행정서비스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 출신인 이들은 그동안 노조 활동을 통해 많은 성과를 일궈낸 만큼 경험을 살려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고, '정권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무원' 상을 실현하고 실질적인 행정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 공익제보자 보호와 지원 조례 제정 ▲ 공공주택 관리비 집행 내역 의무 공개 및 공공감사 제도 마련 ▲ 시민감사위원회 설치 ▲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무기계약 전환·정규직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세 번째는 실질적인 주민참여 예산제 완성을 내세웠다. 형식적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예산제를 공직 경험을 살려 각 분야의 지역주민 전문가가 참여시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누수 되는 예산을 사전에 차단해 주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 주민의 예산 편성 참여 확대 ▲ 주민참여 확대 및 교육 강화 ▲ 시민 참여 예산 편성 범위 확대 ▲ 50억 이상 사업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 의무제 등을 내세웠다.
▲ 13일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6.4지방선거에 출마한 공무원노조 출신 해직 공무원들이 공동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이화영
네 번째 공동정책공약은 160만 충북도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공동 조례제정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 때 내걸었던 복지공약은 헌신짝이 됐고 예산은 지자체로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의 복지후퇴를 막는 운동과 함께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공동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공약 사항으로는 ▲ 아동, 청소년 인권보호 조례제정 ▲ 아동·노인 무료 예방 접종 확대 ▲ 저소득층 건강검진 지원 및 복지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마지막 공약으로 공적연금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사회가 빠른 속도로 노령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지만 공적연금 시스템이 너무도 열악하다며 노후생활은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구성원들의 노후보장을 위해 이제 공적연금 하락을 막고 국민연금의 수급률도 높이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들은 선거 후 공무원노조와 함께 의정연구모임을 만들어 정기 회의와 연구를 통해 다섯 가지 공동정책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장성유 후보는 "공직에서 해고된 지 벌써 10년 동안 야생에서 싸우면서 한계를 느꼈고 주변 권유로 제도권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고 "바른 정치, 주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어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김상봉 의원은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면서 공직사회가 '청렴'해야 한다는 생각에 반부패 활동에 역점을 뒀었다"며 "의원이 되고서 부정한 의원은 의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11년 2월 전국 최초로 '진천군의회의원 행동강령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권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조례제정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충북도청 회의실 앞에 내걸린 노란 리본 "꼭 살아서 보자, 조금만참고 기다려" ⓒ 이화영
출마자들은 공약 발표에 앞서 세월호 사고는 '인재'라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되신 분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이번 세월호 참사는 인재라고 못박았다. 또 침몰과 구조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무능력, 무책임은 국민의 커다란 분노와 '도대체 국가가 무엇인가'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후보들은 이번 사고를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불러온 참사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이명박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규제 완화, 민영화 추진이 불러온 예고된 참사였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보다는 부자와 기업의 이윤을, 생명보다는 자본가의 돈벌이를 더 큰 가치로 여기는 양 정권의 정책으로 인한 사살과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유람선 수명 연장, 증·개축 변경 규제 완화, 구조업무 민영화 등 수없는 규제 완화가 사고를 불렀다고 고발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안전행정부의 공문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규제완화 TF팀이 구성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후보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규제완화, 민영화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 완화와 민영화 중단이 빠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책수립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공무원U신문에도 송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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