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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육성재단, 각종 재난 대비 매뉴얼 만든다

[대담] 수원청소년 육성재단 김충영 이사장

등록|2014.05.13 18:56 수정|2014.05.13 18:56

김충영 이사장 수원청소년 육성재단 이사장 실에서 대담 중인 김충영 이사장 ⓒ 하주성


세월호 참사로 인해 세대 간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을 뉴스에서 접한 아이들은 어른들을 불신하기 시작했고,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다. 길가에서 늘 얼굴을 마주하던 아이들도, 괜히 곱지 않은 시선을 주며 지나치기가 일쑤다.

한 마디로 불신의 벽은 이제 그 골을 더 깊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럴 때일수록 그들을 바로 잡아주지 못하다면, 기성세대는 또 한 번의 잘못을 저지르고 마는 것이다. 청소년은 13세부터 24세까지를 말한다. 중학생부터 대학생 정도의 나이이다. 이 나이 때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이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기성세대들은, 그저 무능력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치가 없는 어른들로 보일까 걱정이다.

청소년 육성재단, 청소년의 상담창구 운영

13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 293에 소재한 수원 청소년 육성재단(이사장 김충영)을 찾았다. 이번 사고로 인해 상처를 받은 청소년들에게,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치유를 할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해서이다. 청소년 문화센터 이층에 자리한 이사장실에서 김충영 이사장을 만났다.

수원 청소년 육성재단은 권광로에 소재한 청소년 문화센터 외에 권선 청소년수련관, 장안청소년 문화의 집, 영통 청소년 문화의 집, 광교청소년 수련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1년간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모두 300여 종이나 된다. 수원은 인구 120만 명 중에서 청소년은 약 25만 명 정도이고, 그 중에서 청소년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10%인 25,000명 정도이다.

"저희 청소년문화센터는 방과 후 프로그램입니다. 저희들은 주로 소외청소년 및 다문화 아이들을 중점관리하고 있는데, 그들이 방과 후에는 매일 이곳을 찾아와 학업을 도움받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앞으로의 문제를 상담하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무료로 이들을 집중관리를 해주는데, 그들은 대개 진학문제나 진로문제 등을 상담합니다."

김충영 이사장은 그 중에서 55명 정도는 문화센터에 와서 살다시피 한다고 한다. 이들 청소년들은 진학과 진로에 대한 고민, 가정의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

"아이들은 상당히 고민스러워 하고 있어요. 진학이나 앞으로의 진로 문제 등을 두고, 직업에 대한 고민까지 하다 보니 버거운 것이죠. 저희 청소년문화센터 안에 청소년 상담센터가 있고, 각 청소년의 집에는 상담요원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학과 진로, 가정사, 학교폭력, 왕따 등 전반적인 문제를 상담하고 있죠."

김충영청소년을 위한 재난대비 프로그램을 확충하겠다고 하는 김충영 이사장 ⓒ 하주성


가족봉사로 세대 간의 괴리를 없앤다

이번 세월호로 인해 청소년들과 기성세대간 에 괴리감이 깊어졌는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청소년 문화센터에는 브라보 가족봉사단 10가구 40여 명이 있었는데, 그들이 봉사하는 현장을 찾아갔더니 본인들만 봉사로 즐기고 있더라는 것.

"봉사현장인 수원보훈요양원을 찾아갔더니 아이들은 책을 읽어드리고 어른들은 발 마사지 등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어르신들은 몸을 내맡긴 채 그리 즐거운 표정이 아니었죠. 이유를 알고 보니 봉사를 하는 당사자들은 즐겁지만, 어른들은 그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형국이었다는 것이죠. 이런 모습은 흡사 어른들이 봉사를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한 마디로 그들이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문화의 집마다 더 많은 봉사자들을 선정 해,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한다. 문화의 집마다 사물놀이, 탭댄스 등을 구분하여 중점 교육을 시키고, 그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도록 했다는 것. 그 결과는 상상이상이었다고. 그런 성공적인 사례를 알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가정을 재능기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세대 간의 골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재난 대비 프로그램 만든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보이 듯 청소년들이 제대로 재난대비 훈련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파도치는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 수가 없었던 것이죠. 만일 청소년들이 이런 재난대비 훈련을 받았다고 하면, 더 많은 고귀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김충영 이사장은 청소년 문화센터 내에 있는 수영장을 이용해, 청소년들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한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25만 명이란 청소년들에게 그런 재난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기존이 방식만 갖고는 어렵다고 한다. 더욱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현재 도 교육청과 삼성전자 등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그 효과를 배가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저희 청소년 문화센터 내에 있는 수영장의 일반 이용객을 줄이고, 학생들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환경을 조성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피어보지도 못한 생명들을 잃은 것은 그만큼 사전 준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김충영 이사장은, 앞으로 청소년들의 고귀한 목숨을 지켜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도 저희들은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설을 늘려 사람들이 당할 수 있는 모든 재난에 대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번과 같은 침몰사고 만이 아니라, 산불, 홍수, 지진, 화재 등 닥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죠. 그것이 저희들이 할 일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서로가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이런 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족 간의 끈끈한 대화, 세대 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 5월 24일(토) 13시에 권선청소년수련관에서 '2014 수원 청소년 진로 체험의 날' 행사가 있다며 자리를 뜨는 수원 청소년 육성재단 김충영 이사장.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를 하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묻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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