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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허에 가기 전까진 포기하지 않겠다!"

[중국어에 문화 링크 걸기 71] 到

등록|2014.05.14 21:24 수정|2014.05.14 21:24

이를 도(到)는 의미 요소인 이를 지(至)에 소리 요소인 칼 도(?)가 결합된 형태이다. ⓒ 漢典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정말 우리 사회가 어느 지경까지 곪아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 든다. 배가 강 복판에 이르러서야 물이 새는 것을 막아보려 해봐야 때는 이미 늦은 법(船到江心补漏迟)이다. 차제에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歸根到底) 우리 사회 전반에 물이 새는 곳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우리는 모두 선장이다. 저마다 맡은 선장의 역할에 충실할 때 더 이상의 침몰을 막을 있을 것이다.

이를 도(到, dào)는 의미 요소인 이를 지(至)에 소리 요소인 칼 도(刂)가 결합된 형태이다. 지(至)는 거꾸로 놓인 형태의 화살(矢)이 땅(一)과 같은 목표한 곳에 '이르다, 도달하다'는 것에서 의미가 추출된 한자이다. 금문의 형태를 보면 도(刀) 대신 사람 인(人)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도(到)는 화살이 아닌 사람이 어떤 곳에 도착했음을 이르는 말로 쓰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출석을 부르면 보통 '예' 하고 대답하지만, 중국어에서는 '是(네)'라는 대답을 좀처럼 듣기 어렵다. 보통 '왔어요'에 해당하는 '도(到, dào)'를 사용한다. 대만에서는 '여기 있어요'쯤에 해당하는 '유(有, yǒu)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말 속담에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하는데, 중국어에서는 "조조도 제 말 하면 온다(说到曹操,曹操就到)"로 표현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항일 전쟁시기인 1939년에 언급했다는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은 원래 주자(朱子)가 지은 <주자어류(朱子語類)>에 처음 등장하는데 정신을 온전히 집중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회자되는 말이다.

시스템이나 사회적 환경은 등안시하면서 개인의 정신과 도덕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무언가 자신의 목표를 이뤄내는 데에는 정신과 마음가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황허에 이르지 않으면 마음이 죽지 않는다(不到黃河, 心不死)"는 말이 있는데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책을 읽어도 세 가지가 그 책에 이르러야 한다(读书三到)고 말한다. 먼저 눈이, 다음엔 입이, 그리고 마지막엔 마음이(眼到, 口到, 心到) 그 책에 다다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레가 산에 이르면 길이 없지만 반드시 길이 나게 마련이고(車到山前必有路), 배가 좁은 다리턱에 이르면 직선으로 곧아진다(船到橋門自然直)고 한다. 모든 일은 비록 난관에 부딪혀도 결국엔 극복할 방도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실천하는 양심을 가다듬으며, 현실을 직시하고 그 현실을 개혁해 가는 데 저마다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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