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성·한숭동 "교육청, 시국선언 교사 징계 거부하라"
진보 대전교육감 후보 한목소리... "대전교육청 거부 의사 밝혀야"
▲ 대전 진보교육감 후보를 자처하고 있는 한숭동(왼쪽), 최한성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진보교육감 후보를 표방하고 있는 최한성·한숭동 두 대전교육감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시국선언 교사 징계 지침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최한성 후보는 23일 논평을 통해 "교육부가 어제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을 불러들여, 시국선언 교사 색출을 재지시했다"며 "동료와 제자들을 잃은 선생님들이 정부에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편향된 선동'이라 규정하고 '징계하겠다'고 재차 협박하는 짓을 그만 멈추라"고 규탄했다.
22일 교육부 공문서 등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21일 시국선언에 참여한 지역 교사 명단을 교육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교육청은 지청 소속 교사 명단을 시국선언 교사명단과 대조해, 동명이인을 시국선언 교사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정된 교사가 사실을 부정해, 시교육청은 교육부에 '관련 예상자' 등의 제목으로 명단을 제출했다는 것.
이에 최 후보는 "대부분 교육청들이 보고에 응하지 않았다, 대전교육청도 교육부에 '관련 예상자' 명단을 보고하긴 했지만, 동명이인이 많아 확인이 불가하다"며 "결국 교육부의 시국선언 명단 색출 실적은 제로(0)라 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는 "교육부가 재차 이러한 지시를 내리면서 43명 교사를 끝가지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은 모든 선생님들을 '가만히 있으라'고 협박하는 것"이라며 "어쩌면 교육부의 최종 목표는 대국민 협박일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최 후보는 끝으로 "지금 교육부는 각 교육청을 앞세워 43명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전국의 선생님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확인전화를 돌리는 중"이라며 "교육부는 선생님들의 양심까지 지휘할 권리가 없고, 양심적인 교사들은 철권통치로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선생님들의 양심까지 지휘할 권리가 없다"
한숭동 대전교육감 후보도 같은 날 논평을 내 "귀 막은 대통령과 교육부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입을 막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 후보는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12명의 선생님과 250명의 학생들을 손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잃은 채 그 참담한 심정을 말로조차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누가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 이 답답한 정부를 변호하며,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한 후보는 이어 "우리는 이제 참회의 마음으로 교육 현장을 되돌아보아야 마땅하다, 여기에 대통령과 교육부라 해서 예외일 수가 있겠는가"라면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수학여행조차 안전하게 다닐 수 없도록 만든 정부가 선생님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한 후보는 또 "이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말살하는 전근대적인 학교문화는 갈아치워야 한다"면서 "그 출발점은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입을 열어주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그런데 교육부는 청와대 게시판에 비판하는 글을 올린 선생님 43명과 시국선언에 참여한 1만5천여 명의 선생님들까지 결국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면서 "대통령과 교육부는 알아야 한다, 이 비판은 절박했던 그 순간, 선생님을 부르며 살려달라고 외치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안타까워 지르는 선생님들의 비명"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끝으로 "살려달라는 그 애끊는 목소리에 귀를 막았던 정부가 안타까움을 견디기 어려워 비명을 지르는 선생님들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다, 정부는 선생님들의 징계를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며 "대전시교육청도 다른 시도교육청과 같이 부당한 교육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즉각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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