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 검사' 안대희 16억 수임료의 진실
[검증] 변호사 개업 직후 아파트 구입... 안 후보 측 "수임료는 확인된 바 없다"
▲ 안대희 총리 후보자 "강력한 국가개조를 위해 혼신의 힘을"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해 7월 서울 용산에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거론되던 그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인선 문제를 둘러싸고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던 터였다.
보통 법률가로서는 최고의 자리인 대법관을 지낸 인사가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여는 경우는 드물다.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에는 법무법인의 고문을 맡거나 대학교의 석좌교수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자의 변호사 개업은 법조계 안팎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는 변호사 사무실을 열 무렵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변호사 개업에 주목하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듯 당시 안 후보자는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과 관련해 일부 사회적 논란이 있는 것도 안다"라며 "전관예우의 문제에 유념하여 올바른 변호사의 길을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5개월 만에 16억여 원을 벌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법률자문과 사건 수임으로 16억여 원을 벌었다는 것인데 이는 '전관예우'가 아니면 힘든 금액이다.
안 후보자는 이렇게 벌어들인 16억여 원 가운데 6억여 원을 세금으로 냈고, 4억7000만 원을 불우아동시설 등에 기부했고, 나머지 6억 원은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주상복합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후보자 쪽 한 관계자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안 후보자가 16억 원을 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회현동 아파트는 12억5000만 원을 주고 산 것은 분명하다"라며 "그것의 자금 출처는 변호사 수임료와 퇴직금, 부인 자금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변호사 사무실을 연 직후인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주상복합 아파트 '남산 롯데 캐슬 아이리스'를 샀다. 이 아파트는 187.080㎡(약 57평) 크기지만 '78평형'으로 분양됐다. <오마이뉴스>에서 이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거래금액은 16억2247만5000원이었다. 3.3㎡당 2800여만 원에 산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자쪽에서는 "당시 미분양된 아파트를 특별분양받아 12억5000만 원 주고 샀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78평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특별분양이 이루어졌고, 12억~13억 원에 거래됐다. 최초 분양가는 16억원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파트 등기부등본에 적시된 거래금액과 거의 같다.
안 후보자는 서울고검장 시절인 지난 2006년 2억5700만 원을 재산으로 신고해 '청빈 검사'로 불렸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소재 아파트(58평형)를 지난 1989년에 구입해 20여년 살아왔다. 하지만 대법관에 임명된 직후부터 재산이 크게 늘어 2012년에는 9억6400만 원까지 불어났다. 여기에다 변호사 수익으로 추정된 16억여 원까지 더하면 그의 재산은 20억 원을 훌쩍 넘는다.
법조계 안팎으로부터 "강직하고 청렴하다"라고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자의 재산증식은 국회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임 사건과 수임료, 정확한 아파트 구입 금액과 자금출처 등이 해명되어야 한다. 안 후보자 쪽 관계자는 "조만간 재산과 관련된 자료들을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