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없는 '홍철아 장가가자', '시시한' 특집 되나
'무한도전'만의 독특함, 개성 찾을 수 없었던 이번 특집 살릴 수 있는 비결은
'캐릭터화'란 있는 사물의 보이는 그대로 혹은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엑기스 즉 가장 특징적이고 대표성을 띄는 이미지를 뽑아내는 것이라는 설명이 정확할 것이다.
그렇듯 간결하게 표현된 캐릭터들에는 고유의 이미지가 생기게 되는데, 그것에는 남들과는 다른, 즉 개성이 필수요소가 된다. MBC 토요예능 <무한도전>이 가진 것, 그리고 가장 잘하는 것을 들라면 아마도 그 점이 아닐까.
<무한도전>만의 독특한 캐릭터 만들기, 바로 레전드를 만들어내는 비결
<무한도전>에는 각각의 멤버들에게도 독특한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미션이 주어지고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큰 특징이 있다. 아무리 막연하게 주어진 것, 혹은 타 예능과 비슷한 미션일지라도 이 예능을 거치면 독특한 캐릭터와 아우라가 생긴다는 것.
그것은 이미 다양하게 캐릭터화된 멤버들의 힘일 수도 있고, 빼어난 기획의 힘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무한도전>만의 캐릭터화된 수많은 특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중이다. 그래서 일회성의 화제로 끝나버리는 대부분의 예능과 달리, <무한도전>에는 이른바 레전드로 분류되며 아직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특집들이 많다.
그 수많은 레전드들 중 '의 좋은 형제, 의 상한 형제' 편을 예로 들어보자. 이 두 편의 특집에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들에 극적인 반전과 반전이 계속 생겨났고, 결국 기막힌 결과가 만들어졌다.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은 상황 설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였고, 그것에 약간의 변수만 곁들여졌어도 아마 또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다.
멤버들의 캐릭터, 상황 설정 등, 보이는 것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것과는 현저히 달라질 수 있는 결과물들은 씨실 날실이 얽히듯 현란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웃음'임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각각의 캐릭터를 갖게 되는 여러 특집들, <무한도전>의 레전드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이상형, 꼭 찾아야 한다면 기발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길
그런 면에서 본다면, 24일의 MBC <무한도전>의 '노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는 역대 가장 '시시한' 특집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어진 미션은 상상력이 가미되기 어려운 지극히 평면적인 구성이었고, 멤버들의 움직임 또한 기계적이며 상투적이었으며, 그런 와중에 재미있는 순간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노홍철이 제시한 이상형을 살펴보자. 표면적 조건, '키 172-175, 26세 이하의 예쁜 여성'. 거기까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뭐, 자신의 이상형이 그렇다는 데야 뭐라 할 사람, 말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 후의 진행상황이다. 이번 특집에서 시청자들은 어디서 공감을 해야 할지,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예쁘고 키 큰 사람들이 많다는 데서 고개를 끄덕거려야 했을까? 아니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노홍철을 결벽주의자라며 선호하지 않았을 때 웃어야 했던 것일까.
이번 특집이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멤버들이 그저 사적으로나 해야 할 법한 것이 미션으로 주어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기에 멤버들의 개성에 따른 독특한 인터뷰나 극적 반전을 이끌 요소가 조금이라도 가미되었다면 비판의 화살은 조금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멤버들은 노홍철이 제시한 조건들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찾아 나섰고,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을 향한 뻔하디뻔한 질문들만을 주야장천 이어갔다.
그들의 행보는 거의 99% 예측 가능한 것이었고, 그 상황에서 <무한도전>만의 좌충우돌의 돌발 상황 등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많은 과제가 그랬듯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숨은 뜻을 찾아내는 재미도 전혀 채굴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개성 없는 이미지만이 나열된 이번 '홍철아 장가가자'는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캐릭터를 찾을 수 없었는데, 그 큰 이유 중 하나로 깊이 없이 주어진 미션을 들 수 있겠다. 노홍철이 제시한 표면적인 조건이 전부 다였던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미션에서도 기대할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부분에서 심도 높은 어떤 것들,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발한 무엇인가가 발탁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만일 그 최소한의 바람이 조금이라도 충족되지 못한다면, 아쉽게도 '홍철아 장가가자'는 캐릭터화되지 못하는, 그냥 잊혀도 괜찮을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듯 간결하게 표현된 캐릭터들에는 고유의 이미지가 생기게 되는데, 그것에는 남들과는 다른, 즉 개성이 필수요소가 된다. MBC 토요예능 <무한도전>이 가진 것, 그리고 가장 잘하는 것을 들라면 아마도 그 점이 아닐까.
▲ '무한도전'노홍철을 장가 보내기 위해 회의하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 ⓒ MBC
<무한도전>만의 독특한 캐릭터 만들기, 바로 레전드를 만들어내는 비결
<무한도전>에는 각각의 멤버들에게도 독특한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미션이 주어지고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큰 특징이 있다. 아무리 막연하게 주어진 것, 혹은 타 예능과 비슷한 미션일지라도 이 예능을 거치면 독특한 캐릭터와 아우라가 생긴다는 것.
그것은 이미 다양하게 캐릭터화된 멤버들의 힘일 수도 있고, 빼어난 기획의 힘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무한도전>만의 캐릭터화된 수많은 특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중이다. 그래서 일회성의 화제로 끝나버리는 대부분의 예능과 달리, <무한도전>에는 이른바 레전드로 분류되며 아직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특집들이 많다.
그 수많은 레전드들 중 '의 좋은 형제, 의 상한 형제' 편을 예로 들어보자. 이 두 편의 특집에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들에 극적인 반전과 반전이 계속 생겨났고, 결국 기막힌 결과가 만들어졌다.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은 상황 설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였고, 그것에 약간의 변수만 곁들여졌어도 아마 또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다.
멤버들의 캐릭터, 상황 설정 등, 보이는 것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것과는 현저히 달라질 수 있는 결과물들은 씨실 날실이 얽히듯 현란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웃음'임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각각의 캐릭터를 갖게 되는 여러 특집들, <무한도전>의 레전드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 '무한도전'노홍철이 이상형을 열거하고 있다. ⓒ MBC
이상형, 꼭 찾아야 한다면 기발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길
그런 면에서 본다면, 24일의 MBC <무한도전>의 '노홍철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는 역대 가장 '시시한' 특집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어진 미션은 상상력이 가미되기 어려운 지극히 평면적인 구성이었고, 멤버들의 움직임 또한 기계적이며 상투적이었으며, 그런 와중에 재미있는 순간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노홍철이 제시한 이상형을 살펴보자. 표면적 조건, '키 172-175, 26세 이하의 예쁜 여성'. 거기까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뭐, 자신의 이상형이 그렇다는 데야 뭐라 할 사람, 말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 후의 진행상황이다. 이번 특집에서 시청자들은 어디서 공감을 해야 할지,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예쁘고 키 큰 사람들이 많다는 데서 고개를 끄덕거려야 했을까? 아니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노홍철을 결벽주의자라며 선호하지 않았을 때 웃어야 했던 것일까.
이번 특집이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멤버들이 그저 사적으로나 해야 할 법한 것이 미션으로 주어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기에 멤버들의 개성에 따른 독특한 인터뷰나 극적 반전을 이끌 요소가 조금이라도 가미되었다면 비판의 화살은 조금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멤버들은 노홍철이 제시한 조건들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찾아 나섰고,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을 향한 뻔하디뻔한 질문들만을 주야장천 이어갔다.
그들의 행보는 거의 99% 예측 가능한 것이었고, 그 상황에서 <무한도전>만의 좌충우돌의 돌발 상황 등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많은 과제가 그랬듯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숨은 뜻을 찾아내는 재미도 전혀 채굴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개성 없는 이미지만이 나열된 이번 '홍철아 장가가자'는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캐릭터를 찾을 수 없었는데, 그 큰 이유 중 하나로 깊이 없이 주어진 미션을 들 수 있겠다. 노홍철이 제시한 표면적인 조건이 전부 다였던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미션에서도 기대할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어질 부분에서 심도 높은 어떤 것들,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발한 무엇인가가 발탁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만일 그 최소한의 바람이 조금이라도 충족되지 못한다면, 아쉽게도 '홍철아 장가가자'는 캐릭터화되지 못하는, 그냥 잊혀도 괜찮을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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