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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분회장 죽음, 삼성 책임져야"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염호석 열사 대책위' 결성

등록|2014.05.27 16:35 수정|2014.05.27 16:35
27일 오전 부산진구 삼성생명 사옥을 찾은 대책위는 삼성을 향해 "학살과 탐욕을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 시민대책위'(아래 대책위)의 첫 활동이었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으로 활동하던 염씨가 노조 탄압 등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강원도 강릉에서 발견된 건 지난 17일. 염씨의 유서에는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달라"며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족과 노조는 당초 염씨의 뜻을 받아들여 장례일정을 연기했지만 이후 다수 유족들이 장례를 서둘러 마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갈등을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까지 개입하자 노조원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삼성서비스노조 양산분회장 화장 충돌...경찰 최루액 뿌려>

▲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 시민대책위가 27일 오전 부산진구 삼성생명 사옥 앞에서 삼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정민규


노조원들은 다수 유족들이 서둘러 장례를 치르기를 결정한 것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장례에 개입한 배경에 삼성이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대책위도 이날 "사악한 자본과 권력은 고인의 뜻을 깡그리 무시하고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으로 무장경찰을 투입하여 시신을 탈취하고, 심지어 5월 20일 생모와 동료들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 몰래 밀양화장장에서 화장을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자본의 노예가 된 권력과 경찰이 돌아가신 노동자의 시신과 유골마저 잇따라 탈취하는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음에 경악하면서 한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염호석 노동자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과 수원의 삼성전자 앞, 고인이 근무했던 양산센터 앞에 천막분향소에서 노숙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승리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부산과 양산지역에서도 30여곳의 삼성전자서비스 수리센터와 판매점 앞에서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대책위는 삼성을 향해서는 "이번 기회에 이 모든 불명예와 최하등급의 노동권 국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고 염호석 노동자에 대한 사과와 명예회복, 성실한 협상을 통한 임단협 체결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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