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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과 후 반올림과 첫 대화

황상기 "삼성, 노조문제부터 백혈병문제까지 성실히 대화해야"

등록|2014.05.28 16:26 수정|2014.05.28 16:26

▲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공식 사과 이후 5월 28일 처음으로 교섭을 시작한 반올림과 삼성전자. 이날 삼성 쪽 대표로는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 왼쪽에서 세번째)이 참석했다. ⓒ 박소희


▲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사망 공식 사과 이후 5월 28일 처음으로 삼성과 교섭을 시작한 반올림 관계자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왼쪽 첫번째)는 삼성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 박소희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피해 공식 사과 후 피해자들의 모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회사가 처음으로 만났다. 이들은 28일 오후 3시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교섭을 시작했다.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삼성이 진정한 교섭을 한다면, 오늘을 시작으로 진정성 있게 노조문제부터 백혈병문제까지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8일 반올림과 삼성은 지난해 12월 첫 대화 결렬 이후 5개월여 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여기에는 반올림 대표로는 교섭단 단장을 맡고 있는 황상기씨 등 9명이, 삼성전자에선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은 첫 만남인 만큼 양쪽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교섭 시작 30분 전, 건설회관에 도착한 황씨는 간단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삼성의 '진정성'을 요구했다. 황씨는 진정성의 바로미터로 노동조합 문제를 꺼냈다. 만약 삼성이 노조를 인정했다면, 삼성에 노조가 있어서 회사를 감시했다면 자신의 딸 유미는 병에 걸리지도,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일할 수 있도록 노조를 만들었다가 탄압으로 받는 고통은 (직업병) 피해자들의 고통과 똑같다"며 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이야기도 했다. "한쪽에선 대화를 한다면서 (다른 쪽에선)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결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다"란 뜻이었다. 이날 황씨와 다른 교섭위원들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양산센터분회장을 추모하는 검은 리본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리본을 달고 나왔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2007년 황상기씨가 딸의 백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6월 1일은 그가 산재신청을 한 지 꼭 7년 되는 날이다. 앞서 반올림과 삼성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지만 별 다른 성과 없이 헤어졌다. 당시 삼성이 반올림을 교섭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삼성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반도체 백혈병 피해를 공식 사과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하고 피해자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소송에 삼성은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직업병과 반도체 공정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과... 합당한 보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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