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정몽준, 구청장 후보에게 "패널 들면 수당 줄 수도"

[현장] "어떻게 강남에서 박원순이...가슴에서 피가 난다"

등록|2014.06.02 08:27 수정|2014.06.02 09:25

정몽준 "어떻게 강남에서 박원순이가... 가슴에서 피가 난다" ⓒ 강신우


"어떻게 여론조사 하면 강남에서 박원순이가 정몽준을 이깁니까. 되겠습니까?"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송파구 신천역 앞 선거유세에서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의 강남 우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가슴에서 피가 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에도 (여론조사를) 보면 강남에서 박원순 후보가 정몽준 후보를 크게 이기고 있다. 이런 얘기 들을 때 기분들 어떠세요? 기가 막히세요? 저는 가슴에서 피가 납니다. 그렇게 안 되게 해주실 거죠?"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구의 '몰표'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한 것처럼 선거 막판 정 후보도 '강남 3구 지지세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재개발, 개건축을 안 해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건축경기 활성화를 거듭 약속했다.

"건설경기를 본인이 죽여놓고 '장사 안 된다'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손가락질 합니다. 본인이 장사 안 되게 불 질러 놓고 '불이야'라고 놀란 척 하는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닙니까. 중산층 지역이 되면 본인이 유리할까 불리할까 판단한다면 이런 시장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박원순 후보가 죽인 건설경기 제가 확실히 살리겠습니다."

▲ 1일 오후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송파구 신천역 앞에서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춘희 송파구청장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쳤다. ⓒ 박정호


한편 정 후보는 유세를 위해 준비한 숫자 패널을 옆에 서있던 같은 당 소속 박춘희 송파구청장 후보에게 들게 하더니 "잘 들고 있으면 수당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춘희 후보는 10분 가까이 패널을 들고 가만히 서있었다.

"재미있는 수학퀴즈 내겠습니다. 죄송한데 이거 하나 들고 계세요. 잘 들고 계시면 나중에 제가 수당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숫자 보이시죠?... 조금 올리세요. 393개인데..."

이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얼마 전 퍼펙트 게임을 아쉽게 놓친 메이저리그 투수 "류현진 선수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퍼펙트 게임을 하려다가 (류현진 선수가)8회 안타를 맞았어요. 그리고 추가 안타를 또 맞은 거예요. 그때 류현진이 한 말이 '될 대로 되라'고 하는 마음이 나를 주저앉히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여러분, 이럴 때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립시다. 어떤 분들이 그래요. '여론조사가 조금 안 좋은데'라고. 특히 강남이 안 좋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요. 저희가 심층 조사를 해봤습니다. 정몽준 후보가 이미 승기를 잡았다고 합니다."

공표 금지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뒤졌던 정몽준 후보. 믿었던 강남에서까지 박 후보에게 밀리자 정 후보는 "가슴에서 피가 난다"는 말로 절박함까지 드러내며 강남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