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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뒷산의 미래는?

코몬스·사토야마 국제 심포지엄

등록|2014.06.08 14:03 수정|2014.06.08 14:03

▲   류코쿠대학 후카쿠사 캠퍼스 사토야마 연구센터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포스터입니다. ⓒ 박현국

7일 오후 류코쿠대학 후카쿠사 캠퍼스 사토야마 연구센터(牛尾 洋也, 법학부 교수) 주관으로 동아시아에서 코몬스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 한국, 대만의 코몬스 연구자들이 모여서 코몬스의 이론적 배경과 나라별 코몬스의 현황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지역이나 사람에 따라서 달리 말하기도 하지만 코몬스는 자연자원의 공동관리제도, 및 공동관리의 대상인 자원 자체의 보존 및 지속가능한 활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옛날 마을 앞산이나 뒷산은 개구쟁이들이 뛰어놀던 놀이터였고, 가을 낙엽이나 가지치기를 마친 잔 나무를 주워 불쏘시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름 칡넝쿨이 우거지면 베어다 소를 먹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마을 앞산이나 뒷산은 거들떠보는 사람 없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것 같지만 손질이 되지 않아서 나무 아래 햇빛이 들지 않습니다. 나무 아래 빛이 들지 않고 공기가 순환되지 않으면 나무 아래서 자라는 음지식물이 숨을 쉴 수 없어서 숲은 썩어가고 맙니다.

어려서 앞산 뒷산에서 뛰어놀면서 칡넝쿨을 베어다 소를 먹이고 소나무 가지치기를 하여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나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숲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런 일들은 일부러 돈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앞산 뒷산에서 뛰어 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긴지 오래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일본, 대만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마을 주변의 산들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활용, 더 이상 죽은 숲, 죽은 바다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가치, 자연이 쉼 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공동자원의 활용, 코몬스입니다.

일본에서 최근 간사이 전력에서 운영하는 오오이 원자력 발전소의 3, 4호기 운전 정지 요구 재판에서 후쿠이 지방 재판소는 인격권이라는 이름으로 발전 중지를 판결했습니다. 피고인 간사이 전력은 전력의 산업적 이용과 생활의 편의를 위한 전력생산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발전소 주변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인격권을 근거라고 했습니다.

▲   국제심포지엄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주대학 최현 교수님께서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땅은 소유주와 관계없이 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향유할 가치가 있는 유한한 공간입니다. 전력 회사가 자신의 땅이라고 해서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사고가 나자 국가가 주변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을 사서 방사선 오염물 중간 저장시설을 짓는 다는 것은 국가의 횡포이나 책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일본 발표자(무로타 다케시, 室田武, 동지사 대학 명예 교수)는 일본의 방사선 오염을 중심으로 자연의 지속 가능한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1945년 원자력 폭탄 투하와 2011년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가 일본보다 더 많고, 의존율도 더 높습니다. 그리고 부산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와 대도시가 3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한국 발표자로서 제주대학 최현 교수는 토지와 지하수의 공동자원으로서의 특성과 공공적 관리 과정 비교라는 제목으로 제주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하셨습니다. 제주도는 연간 3천 밀리미터 쯤 비가 내립니다. 산 중턱에는 곶자왈이라는 곳이 있어서 땅 속에 물이 스며듭니다. 그리고 바닷가나 바다에서 샘솟습니다.

제주도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최근 무분별한 개발과 관정 설치 등으로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주도에서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곶자왈을 지역 주민들이 매입하여 보존하거나 관정 설치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간이 살고 있는 땅이나 마시는 물은 제한적입니다.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따라서 땅이나 물의 관리는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공공재로서 인간 모두가 평등하고 균등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구상에 있는 물 가운데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강물이나 호수 물은 0.01%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제주대학교 정영신 선생님은 한국의 공유자원 공동 자원 연구의 현황과 쟁점, 그 생태적 함의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셨습니다. 공동자원 활용이라는 말이 코몬스라는 개념을 활용되기 시작한 역사와 이론들을 분석하고 재화의 분류와 활용, 한국의 코몬스 연구 특징 등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마지막 대만 동화(東華)대학 다이 신첸(戴 興盛) 교수님은 대만의 공유자원 연구와 현황에 대해서 발표하셨습니다. 대만 역시 자연환경이나 생태의 보전과 유지, 지속 가능한 활용에 대한 조직이 있고, 사회적, 생태학적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   심포지엄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박현국


대만 역시 일본이나 한국과 비슷한 산악 국가로서 국토의 60 퍼센트 이상이 산입니다. 산 속에는 주로 대만 원주민들이 살고 있고, 이들이 사냥이나 채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벌목 등이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습니다.

대만은 섬이기 때문에 바다를 활용한 수산물의 생산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참치의 어획량이 감소하여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참치는 적도 부근 인도네시아 부근에서 대만 지역을 거쳐 일본으로 회유하는 어류입니다. 참치의 어획량 감소는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참치의 이동 경로와 관련된 여러 나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연구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류코쿠대학 스즈키(鈴木龍也) 선생님은 일본에 있어서 사토야마 문제의 변천- 국가적 수탈에의 저항에서 문화적 자연의 보존, 미츠마타(三俣学) 효고 현립대학 교수님은 다양하게 넓어지는 코몬스의 세계 등을 제목으로 발표하셨습니다.

지구나 인간은 유한합니다. 짧은 삶을 살면서 유한한 지구를 보호하고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공동자원의 연구와 관심은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세 나라 연구자들이 만나서 지역적 특징이나 자원의 형태는 다르지만 이러한 것들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   국제심포지엄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모여서 먹거리를 준비하여 간담회를 했습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Ostrom E. 윤홍근, 안도근 옮김, 공유의 비극을 넘어, 공유자원 관리를 위한 제도의 진화, 랜덤하우스, 2010.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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