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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쪽 당선시키려고 공천 질질 끌어, 대오 각성해야"

새정치 '더 좋은 미래' 토론회..."지금 정당지지율이면 대선 100% 진다"

등록|2014.06.11 16:31 수정|2014.06.11 16:31
"후보 등록일 이틀 전에 공천장 주는 이런 선거는 처음 봤다, 이러니 기초 단위가 다 망한 것이다. 이렇게 된 건 안철수 쪽에서 자기 새끼 몇 당선 시키려고 당 공천을 막고 질질 끌었기 때문 아니냐, 안철수 새정치연합 쪽은 정말 대오 각성해야 한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말이다. 우 의원은 11일 오전, 당 내 혁신 그룹인 더 좋은 미래가 주최한 '6.4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다만, 우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론'에 대해 "지도부 망하길 바라는 사람은 '더 이길 수 있는데 이기지 못했으니 패배'라 말하겠지만 냉정하게 분석하면 비겼다는 게 맞다"라며 "일단 안철수 정당(구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을 이뤄내 구도를 만든 건 성공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서울시장도 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긍정적 평가는 여기까지 였다. 우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의제 설정 전략에 실패했다, 또 우리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에 의해 네거티브 대상이 됐는데 중앙당에서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했다"라며 "세월호 국면이 터졌으니 이긴다고 자만했거나 지나치게 몸조심했거나 인데 둘 다 적절치 않았다"라고 일갈했다.

더불어 현 지도부의 '중도 지향' 우클릭이 지방선거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물에 물탄 듯 하는 게 중도가 아닌데 지도부는 사회 정책도 우클릭, 외교 안보도 우클릭하고 있다"라며 "그렇다면 13명의 진보 교육감 탄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국민들 30%는 그 사람이 진보인 걸 알고 찍었는데 그걸 왜 무시하나, 이 사람들(진보교육감 지지자)이 왜 새정치연합을 지지하지 않냐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우 의원은 "중도적 정당은 순한 야당이 아니"라며 "국정원 대선 개입, 세월호 등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는 일에 같이 분노하지 않아서 지는 거다, 국민 대신해서 울어주지 않는 야당이 왜 필요하냐"라고 덧붙였다.

지방 선거 이후 당의 노선 투쟁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새정치연합은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선거"

이어 박원순·안희정·최문순 등 재선에 성공한 광역단체장에 대해 우 의원은 "이들은 진보의 재해석에 성공했다"라며 "'박원순은 시민 편, 안희정은 지도자감, 최문순은 겸손하다' 등 중도화 전략이 아닌 진보의 재해석 전략을 우리가 가져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당의 콘트롤타워 기능·전략적 기능이 너무 약하다"라며 "지금 정당 지지율이라면 다음 대선에서 100% 진다, 수권정당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과 함께 발제를 맡은 조성대 한신대학교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에만 기대 새정치연합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새정치연합이 패배한 선거"라며 "오히려 유권자들이 새정치연합을 살려준 선거"라고 평가했다.

조 교수가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의 광역의회 비례득표율을 비교한 결과, 대전과 세종을 제외하고는 새정치연합은 모두 새누리당에 크게 뒤졌다. 조 교수는 "유권자 속에 새정치연합이라는 정당은 전혀 경쟁력이 없다"라고 일갈했다. 광역단체장 후보 득표율에서 비례득표율을 뺀 결과, 즉 개인 후보가 정당 득표율보다 얼마나 많은 지지를 얻었는가를 분석해보면 대구, 부산, 강원, 충남, 서울 순으로 '후보 득표율'이 높게 나타났다.

조 교수는 "인천과 경기는 인물값(후보 자체에 대한 지지)이 긍정적이었음에도 박근혜 지키기 캠페인을 넘지 못했다"라며 "서울의 박원순 후보는 정당에 의존하지 않은 채 '삶의 질' 중심의 캠페인을 벌였지만 송영길(인천)·김진표(경기) 후보는 전형적인 과거 정당정치 프레임으로 캠페인을 진행해 전통적 정당 지지층과 세월호 참사 반사 이익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그는 "충남의 안희정은 '대망론'에 의거해 충청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캠페인을 벌였다"라며 "박원순과 안희정의 캠페인을 결합한 방향으로 새정치연합이 나아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우 의원은 "지방선거를 보면 세대교체형 인사들이 당선됐다"라며 "7.30 재보궐에서 '올드보이 귀환전'을 하면 100% 진다, (출마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나오시면 안 된다, 당이 살려면 이렇게 가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정동영·손학규 등 7.30 재보궐 선거 출마자로 하마평에 오르는 당의 중진들이 7.30 재보궐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은 각 지역별 상황을 짚으며 새정치연합의 과제를 풀어갔다.

전라북도 전주가 지역구인 김성주 의원은 "호남에서 기초단체장은 무소속이 약진했다, 이것만 두고 보면 실패한 선거"라며 "호남의 새정치연합 정치 독점 강황에 대한 심판이 작용했고 이에 유권자가 호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 내부 정치 혁신을 통해 민주 진보 정체성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 배재정 의원은 "선거 막판 '박근혜 마케팅'이 부산에 완전 먹혔다"라며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음에도 세월호 심판론을 중앙당이 제대로 견지하지 못했다, 다음 총대선에서 과연 부산이 바뀔까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막판 선거 전략에서 늘 우리당과 비교된다"라며 "우리 당은 중장기적 수권전략과 더불어 핵심적 선거 캠페인 전략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가 지역구인 박완주 의원은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싹쓸이 한 것은 대전의 힘이다, 대전은 여론이 흘러나오는 진원지"라며 "충청 민심을 잘 해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원도에 내려가 최문순 강원도지사 선거를 도운 진선미 의원은 "승리했지만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에서 완전히 패배했다, 당선 득표율 차이도 계속 줄고 있다"라며 "강원도는 후보 자질론에 기댄 거 밖에 없다, 중앙당에서 너무 방치했는데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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