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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창극은 아베 총리 수첩으로 한 인사"

새정치민주연합, 문 후보자 사퇴 촉구... 김한길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도 검증할 것"

등록|2014.06.13 10:55 수정|2014.06.13 10:55

질문 뒤로한 채 출근하는 문창극"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표현한 과거 발언이 공개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 남소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문 후보의 발언을 맹비판하면 사퇴를 촉구했다. 문 후보의 일제강점기 관련 발언은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식민사관과 같으며 헌법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또 문 후보를 내정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극우파가 문창극 후보의 지명을 환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이번 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이 아닌 아베 총리 수첩으로 했다는 농담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민대통합을 말했다, 상식을 부정하는 인사를 고집하지 말라"라고 문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온누리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고,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 "6.25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자가 일으킨 폭동"이라고 하고, "위안부에 일본이 사과할 필요 없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 후보처럼 반역사적, 반헌법적 사고 모두 가진 사람 찾기도 어려워"

이날 회의에서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문 후보처럼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국가적, 반헌법적, 반통일적, 반복지적 사고를 한꺼번에 가진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필이면 이런 사람을 국무총리 후보로 내놓은 박 대통령의 발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문 후보의 궤변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상을 능멸하고, 하나님을 함부로 팔아 욕보이는 일"이라며 "굴곡을 헤쳐온 우리 역사를 폄훼하고, 모욕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번 인사를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인사시스템에도 비난을 가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인사가 박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이 만들고 싶은 나라가 드러난 것이 아니길 바란다"라며 "문 후보가 청와대 인사검증은 통과했을지라도 국민의 검증은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까지 검증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가 사퇴 촉구를 일축하고 언론보도에 대한 법적대응까지 언급한 것과 관련해 "총리가 되기도 전에 국민과 싸우겠다는 후보를 보면서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제로라는 것을 발견한다"라며 "일본에게 위안부 사과 받을 필요 없다는 문 후보에게 '노망난 사람 아니냐'는 위안부 할머니의 발언이 더 공감을 얻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이 되지 않게 문 후보와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의 망언에 묻혀 있는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도 도마에 올랐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 후보는 국정원 차장으로 과거 북풍공작의 주역이고, 한나라당 차떼기의 주역이기도 하다"라며 "박 대통령이 북한과 내통한 후보를 국정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민이 바라는 국정원 개혁과 거리가 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김영삼 정부 시절 국정원(안기부) 차장을 하면서 당시 김대중 대선 후보의 낙선을 위해 벌어진 북풍사건에 연루됐고, 2002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사건, 일명 차떼기 사건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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