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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대가 컴퓨터 박사가 되다!

인생이모작

등록|2014.06.14 11:08 수정|2014.06.14 15:13
희긋희긋한 머리카락과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낀 어르신들이 모여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핸드폰으로 QR코드로 자신의 명함을 만들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러한 풍경은 최근 인생이모작 설계를 위해 재취업에 성공한 시니어분들에게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대부분이 65세가 넘은 시니어세대로 불리는 100여 명의 휴식시간의 풍경이다.보통 컴퓨터가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치부되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리는 장면이다.

이분들은 도대체 뭘하시는 분들일까? 인터넷 대표 검색 업체 N사 모니터링 업무를 맡아 진행하는 분들이었다. 주로 부적합 이미지나 동영상 등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는 업무로 현재 서울시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와 부천시에서 운영 중에 있다고 한다.

(주)에버영코리아에서는 몇 업체들과 협력하여 외부사업을 다시 국내로 들여와 시니어분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 춘천여행 중 선생님들과 청평사에서 찍은 단체사진. ⓒ 공응경


처음에는 단순히 시니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회환원 차원에서 진행하자는 분위기가 현재는 N사를 비롯하여 뜻밖에 성과에 주목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시니어일자리 재창출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고 한다.

은평구청은 지난 12일 시니어세대 일자리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니어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일 먼저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3일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다시 이분들을 뵙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정기적으로 Digital Aging 교육의 일환으로 스마트폰 교육, 건강 예술 취미활동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팀간 화합과 Smart한 노년준비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루 여행을 함께하며 어르신들을 인터뷰하게 되었다.

제법 고령으로 보이는 80대의 분들도 함께 하신다. 그리고 스펙들도 교장선생님으로 정년 퇴직 하신 분부터 대기업 임원을 하였던 분들까지 다양하다. 남녀의 구분은 절반정도의 비율이며, 정말 각기 다른 배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겸손히 강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신다.

내가 어르신이라고 부르니, 선생님으로 불러달라며 미소 지으신다. 선생님들은 돈을 떠나 일할 수 있다는 것에 새로운 의욕을 갖게 되고 매일 아침 일하러 갈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신다.

작년 노인교육 통계자료를 보면 50대에게 물어보았을 때 평균 몇 살까지 일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80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는 글을 보았었다.

선생님들은 진정 인생이모작을 실행하고 계신 듯 하였다. 처음부터 일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시력도 나쁘고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더 열심히 배우고 성실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은 지각하는 사람이 없어!"
"다른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몰라."
"우리가 나이가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는거야."

앞으로 걸어가시는 한 선생님을 바라보며 말씀하신다.

"쉬는 시간 80세가 넘는 방샘은 체력 단련실에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말야."
"나도 선배처럼 88세까지 일하고 싶어. 방샘은 가능할 것 같아."

일을 다시 시작하시고 부터 활기있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선 취업 또는 선 직업 체험을 통한 교육이 실행된다면 보다 많은 시니어분들이 의욕을 갖고 일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업이 많이 알려진다면 많은 대기업들이 동참해 해외에 유출되는 외화를 막을 수 있고, 사회적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란 기대를 해보게 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의 과거의 경력에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다시 개척해 가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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