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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도전 두려워 마세요"

[칠십리 이웃들] 38년 공직생활 마무리 하는 양행수 동홍동장

등록|2014.06.14 14:51 수정|2014.06.14 14:51
"공직 말년에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공직을 마무리 할 수 있어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만 21살 처음 남제주군 세무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이달 6월 말로 38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칠 양행수(59) 동홍동장의 얼굴에는 삶의 여유와 관조가 묻어 있는 듯했다. 정년퇴임하려면 아직 1년이 더 남아 있건만 앞당겨 명예 퇴임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정년퇴임 1년을 남겨두고 소위 '공로 연수'라 해서 힘든 일, 어려운 일은 가급적 배제하고 편하게 공직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들어올 자리를 좀 더 일찍 마련해 주고 나만의 제 2의 시대를 맞이하고 싶었습니다."

공직생활을 마친 공무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지역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속해 있는 마을을 위해 공직생활 경험을 살려 열심히 '제 2의 업무'를 하고 있다. 양 동장도 마을을 위한 마음에는 마찬가지. 하지만 여기서도 배려의 마음이 먼저 풍긴다.

▲ 이달 말 명예퇴임하는 양행수 서귀포시 동홍동장. ⓒ 신용철


"여건이 허락한다면 주민자치위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도시에 맞는 마을 기업을 검토해 보고 녹색 환경 운동도 살고 있는 마을에 접목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후배 동장에게 조금 부담되지 않을까 싶어 당분간은 쉬면서 개인적 실력을 키우는 일에 매진 할 생각입니다."

배움에 왕도가 없다고 하듯이 요즘 그는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단순히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상이 황폐해 질 때 늙는다'고 78세에 시를 쓴 사무엘 울먼의 '청춘'은 그와는 예외인 듯 싶다. 인터뷰를 하며 기자는 내내 '청년 양행수'를 만날 수 있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양 동장은 "자기 상품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외국어를 1~2개 능숙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그 가치가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 만족보다 도전 정신을 갖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양 동장의 38년 간 공직 생활하며 느꼈던 보람과 아쉬움, 추억 등을 지면 한계상 담지 못하는 것에 기자는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의 이야기 속에 정직하게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했던 공무원의 모습과 우리네 여느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인간미를 기자는 인터뷰 내내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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