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러면 보복이 두려워 신고 못 하잖아요
[중딩일기] 무책임한 선생님
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그곳에는 3학년 형, 누나들이 같이 놀고 있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형이 내 앞의 친구를 불렀다. 그 친구는 그 형한테 갔고, 그 형은 내 친구에게 천 원을 주며 아이스크림 2개를 사오라고 했다. 무서워서 고개도 못 들고 있는데 나와 같이 걸어가던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내가 저 형한테 찍혔어' 라고. 그러면서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해줬다.
친구는 그 3학년 형이 1학년 학생한테 딴 애들 돈을 뺏으라고 시키는 것을 봤다. 중학생들은 돈 뺐는 걸 '삥 뜯는다'고 한다. 어쨌든 내 친구는 그걸 알고 선생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그 형을 교무실로 불러서 혼냈다. 여기까지는 매우 순조롭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내 친구를 불러 그 형과 대면하게 한 상태에서 그때의 상황을 말하게 했다. 그 순간 형이 내 친구를 찍은 것이었다.
듣고 보니 선생님은 문제 학생 앞에서 내 친구를 가리키며 '얘가 일러서 너가 지금 혼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당연히 그 형은 내 친구에게 화가 나 두고두고 얼굴을 기억하며 언젠가 복수할 거야 하며 이를 갈 것이다. 선생님의 행동은 너무 무책임했다.
지금처럼 하면 보복이 두려워서 선생님에게 신고를 할 학생은 없다. 선생님이 용의자 앞에 목격자나 증인을 서게 할 때는 가면을 쓰고 나오거나 이름표나 얼굴을 가리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신고한 학생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이찬영 기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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