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내 등 가족, 정몽준 먼저 용서하자고 말해"
24일 오찬간담회서 정몽준 전 후보 측 고소 취하 시사
▲ 박원순-정몽준 '원래 친했어요'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전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대화를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기사 보강 : 24일 오후 3시 53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지난 6·4 지방선거의 상대 후보였던 정몽준 전 의원(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측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출입기자단의 오찬 간담회에서 "내부에서는 이번에 (정 전 의원 측이 제기한) 여러 문제 중에 허위가 많아 대응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면서도 "지난번 정 전 의원과의 만남 이후, 고소를 유지해야 하냐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아내나 가족들이 먼저 용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그런 쪽(취하)으로 정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선거 캠프 내에서도 형사, 민사 끝까지 가야 한다고 했지만 (선거에서)이긴 마당이다, 시대정신도 통합과 상생"이라며 고소 취하 뜻을 내비쳤다.
앞서 정몽준 전 의원 측은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구원파와 관련됐다며 인터넷 매체를 인용,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캠프 측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정 전 의원 측 대변인과 인터넷 매체를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네거티브 공격에 대해 "가족을 향해 흑색 선전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며 "다른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가족에 대한 공격은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박원순 "대선? 오로지 서울과 시민만 생각하겠다" )
"당과 같이 해서 13%포인트차로 이겼다"
▲ 서울시정 2기 청사진 밝히는 박원순 시장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시청 기자실에서 2기 서울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지난 6일, 몰래 진도에 다녀온 것에 대해서도 자세한 사연을 전했다. 선거가 직후 휴가 차 속초로 여행을 가기로 계획했으나 기습적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관련기사 : 박원순, 가족여행 대신 8시간 직접 차몰고 팽목항으로)
박 시장은 "사실은 본래 속초를 가기로 했는데 마음 속으로 '진도를 안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속초를 갔다 온 다음에 혼자 가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집에서 나오는 길에 아내에게 언뜻 (진도행을) 말했는데 아내가 '무슨 소리냐 거길 먼저 가야지'라고 해서 갔다"며 "떡을 준비해서 가고 싶었는데 이미 시간이 늦어서 집에 있는 레몬청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와 아이들은 이런 걸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중심의 선거였다'는 비판에 대해서 그는 "지난 2011년 보선 때는 무소속이어서, 당시 민주당 당원 아니어서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엔 당 조직이 100% 같이 했다, 당이 같이 해서 5%포인트 차 밖에 못 이길 걸 13%포인트 차로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좀 행복감을 맛보고 있는데 벌써 다음 선거를 말할 순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번 정몽준 전 의원과의 만남에서 봉사활동 제안해서 서로 분위기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네거티브전 있었는데 계속 가지고 가시는 건가? 취하할 생각이 있나.
"캠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정 전 의원측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허위가 많아서 대응하고 넘어가야된다, 이런 얘기가 있긴 했다. 일부는 이미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번 정 전 의원과의 만남 이후에 이걸 유지해야 하냐 생각했다. 또 아내나 가족들이 먼저 정리, 용서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그런 쪽으로 정리해야 하지 않나 싶다."
- 선거를 치르면서 본인도 그렇지만 아내와 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처 치유를 위해서 휴가는 언제 가실건가?
"본래 속초를 가기로 다 잡아놨는데 마음속으로 진도를 안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가자고는 할 수는 없었다. 속초를 갔다 온 다음에 혼자 가야지 생각했다. 아내와 가려고 짐 다 싸가지고 나오는 길에 언뜻 진도행을 말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무슨 소리냐, 진도를 가야지'라고 했다. 그래서 떡을 맞춰 갈까 했는데 시간이 늦었다. 집에 있는 레몬청을 들고 나왔고, 수박은 가다가 샀다.
이미 휴가는 그런 식으로 갔다 온 것이다. 우리 아내와 아이들이 참 고마웠던 게 이런 걸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앞으로 (네거티브와 관련된)상처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과 그 가족으로서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집사람이 이런 문제로 '난 못 살겠다'고 하면 곤란하다."
- 지난 지방 선거가 박원순이란 인물 중심 선거였다는 비판이 있다.
"당 100% 활용했다. 지난 2011년 보선 땐 무소속이었다. 당시엔 내가 당원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었다. 이번엔 당 조직도 100%같이 했다. 당과 함께 해서 5% 포인트 차 밖에 못 이길 걸, 13% 포인트 차로 이긴거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늘 광주 광산을 출마 선언을 했다.
"나한테는 출마 선언 안 알려줬다. 알아서 해야지. 도와줄 힘도 없다."
- 서울시장 3선 할 것인가?
"행복감을 이제 좀 맛보고 있는데 벌써 다음 선거를 얘기하라고 하면 되겠냐."
- 임종석 정무부시장 인선 배경이 '사람 중심 시정'이라고 했다. 그런 거 말고 진짜 속내를 말해달라
"속내 없다. 사실 임 부시장이 굉장히 인간적이다. 시민들에게 386, 486 운동권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 같은 게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니까 굉장히 포용력을 갖고 있더라. 어찌보면 캠프의 사령관인데, 내가 불러야 비로소 일어나서 인사하고 늘 구석자리에 있었다. 그런 게 눈에 다 보이더라. 그게 참 보기 좋더라. 야당의 사무총장 지내신 분이 서울시부시장으로 격이 안 맞다. 그래도 흔쾌히 오셨다."
- 앞으로 임기 4년, 시정 2기에서 최우선으로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가.
"꼭 이루고 싶은 것은 특별히 없다. 기본과 원칙, 합리와 균형을 늘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 이 관점에서 도시를 보면 많은 정책들이 나오고 추진될 것이라고 본다. 욕심부리지 않고 4년임기 중에 정말 최선을 다 하다보면 저절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조선일보>의 한 계열사에서 그 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했다. 나도 놀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도 지난 6일 현충원에서 만났는데 나보고 경기도도 마을공동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도 벤치마킹하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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