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뵤도인 절 모습입니다. 절 모습과 주변 뜰이 독특한 모습입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지붕에 있는 봉황상입니다. ⓒ 박현국
27일 오전 교토시 남쪽에 있는 뵤도인(平等院) 절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2년에 걸쳐 수리를 끝내고 지난 4월 새로 단장하여 문을 열었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건물의 겉 단청이 우리나라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뵤도인 절은 건물의 배치와 구조가 독특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동향으로 중앙에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이 있고 양쪽에 대웅전에 이어서 알파벳 T 자형으로 건물이 이어져 있습니다. 중앙에 있는 대웅전을 중당(中堂), 중당에 이어진 건물을 양익랑(両翼廊), 끝 부분은 미랑(尾廊)이라고 합니다.
건물 바로 앞으로는 알파벳 S 자 형으로 연못이 자리 잡고 있는데 봉황당을 비롯한 주변 경관은 정토식의 차경정원이라고 합니다. 절 앞 건너편에는 시가현 비와코 호수에서 흘러내려오는 우지가와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아미타여래상입니다. 오른쪽은 그래픽으로 복원한 모습입니다. ⓒ 박현국
건물의 독특한 배치와 아름다움 때문인지 일본 동전 10엔짜리 겉면에는 뵤도인 절 건물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사람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건물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10원 짜리 동전 겉면에 새겨진 불국사 다보탑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뵤도인 절은 처음부터 절로 지어진 것은 아닙니다. 1052년 관백 직에 있던 태정대신 후지와라노요리미치(藤原頼通)가 아버지 미치나가(藤原道長)로부터 물려받은 별장을 절로 개축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대웅전에는 아미타여래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아미타여래 부처는 죽은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 절은 지은 귀족, 고관들이 살아서 영화를 누리고 죽은 다음 자신의 사후 세계를 보장받기 위해서 아미타여래상을 안치한 절을 마련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대웅전 벽에 그려진 아미타여래와 박물관에 복원해 놓은 모습입니다. ⓒ 박현국
아미타야래상은 조초(定朝)가 만든 것으로 노송나무를 깎아서 부분, 부분 만들어 끼워 맞춘 것입니다. 나무를 끼워 맞추어 삼베를 붙이고 다시 그 위에 옻칠을 하고 금박을 입혀놓았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금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불상이었습니다.
대웅전 절 안 벽 위쪽 중인방에는 운중공양보살상이 52기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구름을 타고 있는데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정토로 비상하면서 아미타여래를 찬양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벽 아래쪽이나 문에는 아미타여래의 화려한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박물관인 호쇼칸(鳳翔館)에 복원되어 있습니다.
뵤도인 절 지붕 용마루 양끝에 봉황이 두 마리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절 모습은 봉황이 두 날개를 펼친 모습이라고 하여 봉황당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뵤도인 절에는 봉황당이나 간논도(觀音堂), 사이쇼인(最勝院), 후돈도(不動堂) 등이 있으며 박물관인 호쇼칸(鳳翔館)도 있습니다. 뵤도인 절은 교토 시 주변에 있는 다른 문화 유적지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대웅전 절 안 벽 위쪽 중인방에는 운중공양보살상입니다. 왼쪽 위 사진은 현재 모습이고, 복원된 모습, 아래 사진은 박물관에 전시 중인 모습입니다. ⓒ 박현국
가는 법> JR교토역에서 JR나라선(奈良線) 전차를 타고 우지역(宇治駅)에서 내려 동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됩니다.
참고 누리집> 뵤도인 절, http://www.byodoin.or.jp/, 2014.6.27.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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