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운전의 재미' 느끼게 해 주는 BMW 4시리즈

[시승기] '숫자 1의 차이'... 3시리즈와 다른 존재감 드러내

등록|2014.06.30 16:23 수정|2014.06.30 17:19

▲ 3시리즈보다 더욱 강렬하고 날렵함이 돋보이는 420d 쿠페. ⓒ 정영창


BMW는 '운전의 재미'를 강조하는 차를 만든다. 그저 잘 달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단순하고 평범함을 거부한다. 타 보면 그 맛을 느낀다. 단단한 승차감에 날카로운 핸들링이 그렇다. 말이 필요 없어진다. 소비자들은 그런 BMW에 '러브 콜'을 보낸다. 전통과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BMW이기 때문이다.

BMW의 모델들을 보면 갈망하는 이유가 확연히 들어난다. 까다로운 고객들의 입맛을 정확히 공략한다. 메뉴가 다양하다.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1, 3, 5, 7시리즈는 세단이나 왜건, GT 등의 모델을 뜻한다. 2, 4, 6 시리즈는 쿠페나 컨버터블 등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만들었다.

1부터 7까지 숫자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각기 다른 개성을 담아낸다. 홀수는 실용성이나 공간 활용성을 강조한다. 짝수는 날렵한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추구한다. 7가지 메뉴 모두가 맛깔나다. BMW는 최근 국내에 짝수 시리즈를 속속 선보이며 홀수 시리즈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한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4시리즈 중 2리터 디젤엔진을 얹은 420d 쿠페를 시승했다.

3시리 쿠페와 다른 겉모습... 강렬하고 날렵하다

▲ 420d는 트렁크 리드까지 길게 뻗은 옆 라인이 압권이다. ⓒ 정영창


첫 인상은 3시리즈 쿠페와 비슷하다. 멀리서 보면 더욱 그렇다. 3시리즈를 기본으로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느낌은 새롭다. 3시리즈 보다 더욱 강렬하고 날렵해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숫자 1의 차이는 확연히 나타난다. 4시리즈는 26mm 길어졌고, 실내공간은 50mm 넓어졌다. 높이는 16mm 낮아져 역동적인 쿠페라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트렁크 리드까지 길게 뻗은 옆 라인은 압권이다. 섹시함을 더한다. 정말 예쁘다.

앞모습은 공격적이며 날카로움을 더한다. 특히 범퍼 등 외관을 직접 다듬고 그려 넣은 한국인 디자이너 강원규씨의 작품이라 눈길이 더 간다. 여전히 BMW의 상징인 더블 키드니 그릴, 원형 트윈 제논 헤드라이트, 에이프런의 커다란 공기 흡입구 등은 존재감을 나타낸다. 특히 L자형 리어램프가 시선을 끄는 후면은 볼륨감을 더해 강렬한 쿠페 이미지를 각인 시켜준다.

화려함보다는 심플함을 강조한 실내

▲ 실내는 화려함 보다는 심플하면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시트포지션은 로드스터인 Z4와 같은 느낌이다. 편안하면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 ⓒ 정영창


실내는 화려함 보다는 심플하면서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핵심은 3시리 세단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 도어 트림과 뒷좌석 패널과 시트가 새로워진 것 빼고는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시트포지션은 로드스터인 Z4와 같은 느낌이다. 편안하면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

핸들의 촉감은 부드럽지 않다. 약간은 거칠다. 대시보드와 공조장치 역시 3시리즈와 비교해 디자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조작감은 불편하지 않다. 변속기어와 주행모드의 스위치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 사용하기 좋게 했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좁지 않았다. 지붕이 낮은 전형적인 2도어 쿠페스타일 디자인 때문에 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직접 앉아보니 좁은 편은 아니다. 성인 2명은 충분히 탑승이 가능해 보인다.

톡특한 아이디어도 눈에 들어온다. 안전밸트다. 운전석이나 동승석에 앉으면 벨트가 자동으로 어깨 쪽으로 이동한다. 쉽게 착용이 가능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손을 길게 뻗을 이유가 없다. 몸집이 크거나 배가 나온 운전자에게는 제격이다. 실내는 대부분 3시리즈 세단의 것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팽팽하고 탄탄한 달리기 성능... 고속주행 안전성 '굿'

▲ 숫자 1의 차이는 확연히 나타난다. 4시리즈는 26mm 길어졌고, 실내공간은 50mm 넓어졌다. 높이는 16mm 낮아져 역동적인 쿠페라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 정영창


시승차인 420d는 배기량 1995㏄의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는 1750~2750rpm 구간에서 이뤄진다. 디젤차의 특성답게 일반적 구간에서 도로를 힘 있게 치고 뻗어나가는 가속감이 좋다.

BMW가 공개한 4시리즈 제원표를 보면, 420d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3초다. 320d(0.3초)보다 빠르다.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을 얹은 428i 모델은 5.8초에 달한다.

420d는 428i보다는 오래 지속되는 파워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높은 연비는 이 차의 매력이다. 복합연비(고속+일반)는 리터당 16.5km다. 실제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주행연비를 체크한 결과 공인연비보다 높은 19.8km가 나왔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디젤차를 선호하는 이유도 다 연비 때문이다.

주행안전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BMW 모델 중 가장 낮은 무게중심과 단단하면서 가볍고 낮아진 차체 덕에 잘 달린다. 기존 3시리즈 보다 무게는 25kg 감량했지만 차체 강성은 60%나 향상됐다.

시속 120km는 훌쩍 넘어선다. 가속페달에 좀 더 세게 밟으면 그 이상의 속도가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바닥에 딱 붙어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이정도의 속도를 넘나드는 경우에 흔히 생기는 좌우 쏠림 현상이나 앞뒤 흔들림이 없다.

단단한 승차감 역시 달리는 재미를 더해준다. 짜릿한 속도감을 즐기고 싶다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로 놓으면 된다. 그래도 연비를 아끼겠다는 짠돌이 운전자에게는 에코모드를 추천한다.

민첩한 핸들링 역시 뛰어나다. 급격한 코너를 빠져나오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골격이 단단한 하체와 타이어가 궁합을 맞춰 쉽게 돌아 나온다. 접지력이 뛰어나다.

▲ 시승차인 420d는 배기량 1,995㏄의 디젤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는 1750~2750rpm 구간에서 이뤄진다. ⓒ 정영창


이처럼 정교한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은 '에어 브리드' 때문이라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4시리즈에 처음 적용했다. 쉽게 해석하면 '공기 배출구'다. 앞바퀴 범퍼에 위치해 있으며, 마치 ㄱ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다. 프론트 범퍼에 와서 부딪치는 불안정한 공기들이 에어 브리드를 통해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4시리즈는 2가지 종류로 판매된다. 시승차인 420d 럭셔리 모델의 판매가격은 5530만 원이며, 휘발유 엔진의 2.0 배기량을 얹은 다. 국내는 2가지 모델이 판매된다. 428i M스포츠패키지는 6420만 원이다.

▲ 눈여겨 볼만한 420d. ⓒ 정영창


정영창의 아우토반
내비게이션의 시인성은 좋다. 하지만 새롭게 적용된 터치패드 기능은 약간 떨어지는 감이 있다. 터치 이후 나타나는 인식률이 생각보다는 약간 떨어진다. 다이얼에 익숙한 탓도 있지만, 터치감도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