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민이 시장이다"... 시민과 함께한 박원순 취임식
[현장] 민선 6기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식
▲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을 모시고 시민과 함께 하겠다"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재난과 궁핍으로부터 안전하고, 불필요한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고 도시의 경제적 성장이 시민 모두의 보람이 되는 '시민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앞으로 4년, 오로지 시민을 모시고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앞으로 올 4년, 서울은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됩니다. 재난과 궁핍으로부터 안전하고, 불필요한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고, 도시의 경제적 성장이 시민 모두의 보람이 되는 '시민특별시'로 나아갑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시청사 정문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적인 민선 6기 임기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안전, 복지, 창조경제를 시정 2기 화두로 제시하며 시민의 행복을 위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특별시'라는 슬로건에 맞춰 시민 대표도 취임사를 밝히고 시민이 사회를 맡는 등 시민 중심의 시정을 펼칠 것임을 강조했다.
안전·복지·창조경제를 시정 2기 화두로
▲ 취임식날 자신의 집무실 공개한 박원순 시장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을 마친 뒤 시민에게 자신의 집무실을 보여주며 서울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박 시장은 이날 발표한 취임사에서 제1의 시정 가치로 안전을 내세웠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뼈아프게 가르쳐주었다"며 "세상 그 무엇도 사람의 생명과 맞바꿀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선6기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한 삶을 시정의 제1 가치로 삼을 것"이라며 "재난과 사고로부터의 안전, 범죄와 공포로부터의 안전, 불공정과 부패로부터의 안전, 질병과 공해로부터의 안전 등 안전을 지키는 안전서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복지와 창조경제를 화두로 제시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서울은 '안전', '복지', '창조경제'의 기반 위에 세워진다"며 "상식과 원칙, 합리와 균형의 행정은 계속된다, 혁신과 창조, 협치와 통합의 시정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행정적 편의와 효율, 외형적 성장과 이윤을 위해 사람을 도외시하던 시정은 사라진다"며 "따뜻하고 실용적 행정으로 시민이 편안한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새로운 서울의 식탁이 차려졌다"며 "시민 여러분은 이 식탁에 고정손님으로 늘 초대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둥근 식탁에 마주앉자"며 "함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점을 찾아가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본과 원칙을 횃불삼아 가장 낮은 지역으로, 마을로, 시민의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겠다"며 "천만 시민의 꿈을 소중히 하고 시민들이 보내주신 취임사를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재능기부, 시민 대표 취임사 등 주인공은 '시민'
▲ 시민 안마해주는 박원순 시장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시민의 어깨를 안마해주고 있다. ⓒ 유성호
▲ 취임 축하받는 박원순 시장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시민의 축하를 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시민특별시'라는 슬로건에 맞춰 시민 중심의 취임식이 이어졌다. 취임식 사회는 취업준비생인 한주리(24)씨가 맡았으며 애국가 제창은 윤성림(39)씨가, 반주는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소속 15명의 초등학생이 맡았다. 모두 재능기부였다.
시민시장의 취임사도 낭독됐다. 피아노 조율사인 장성규(52)씨를 비롯해 대학생 정유정(21)씨, 디자이너 송연자(29)씨, 사회복지사 이미옥(27)씨, 고등학교 교사 김흥진(47)씨, 신림동 주민 김성헌(71)씨가 시민시장으로서 취임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가 지난 20일부터 '내가 시장이라면'을 주제로 취임사를 공모해 선정됐다.
이 자리에서 송연자씨는 "출근 시간에 대중교통은 기분 좋은 아침을 방해한다"며 "자가용 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체계를 만들겠다, 이용량에 따라 배차간격을 조절하고 교통 체증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헌씨는 "노인 복지는 물론 어려운 경제 여건에 힘들어하는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와 청년 세대들을 위한 복지를 강화하겠다"며 "빈곤과 어려움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서울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은 시민 참여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한 시민이 박 시장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어 진행요원들이 나와 '그동안 힘들었죠?', '우리 서로 토닥토닥 해요', '모두 함께 해주세요'가 적힌 플래카드를 차례로 보였다. 이에 시민들 박 시장 뒤를 이어 앞 사람의 어깨를 주물렀다. 시민 100여 명들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시민들은 "시장님, 사랑해요", "시장님 파이팅"을 외쳤다. 한 시민은 박 시장 얼굴과 '당신 곁에 박원순이 함께합니다'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들어 보였다. 이후 박 시장은 시민들을 이끌고 시장 집무실과 시민청을 소개했다.
▲ 국민의례하는 박원순 시장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시민대표와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다음은 박원순 시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다시,
사람이 희망입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1.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저는 지난 6월 시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사랑 덕분에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제 서울은 다시, 시민이 시장입니다.
민선6기 서울특별시장 취임식의 주인공, 민선6기 4년의 주인공은
바로 천만 서울시민 여러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서울은 따뜻하고 안전하고 희망과 꿈이 있는 사람제일의 도시,
'사람특별시'로 나아갑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년 8개월 동안,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이 최우선인 도시,
과거보다 현재가 행복하고 현재보다 미래가 더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진력했습니다.
앞으로 올 4년 동안, 서울은
지난 2년 8개월보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됩니다.
재난과 궁핍으로부터 안전하고, 불필요한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고,
도시의 경제적 성장이 시민 모두의 보람이 되는 '시민특별시'로 나아갑니다.
새로운 서울은 '안전', '복지', '창조경제'의 기반 위에 세워집니다.
상식과 원칙, 합리와 균형의 행정은 계속되고,
혁신과 창조, 협치와 통합의 시정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될 것입니다.
행정적 편의와 효율, 외형적 성장과 이윤을 위해 사람을 도외시하던 시정은
사라지고, 따뜻하고 실용적 행정으로 시민을 편안하게 하는 시정의 시대가 옵니다.
건물과 시설, 건설에 집중하던 낡은 경제, 외형적 성장에서 벗어나,
그 모든 것의 주인인 사람에게 집중하는 새로운 창조경제의 시대로 나아갑니다.
과거의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양적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면,
새로운 서울은 지역과 마을의 기적을 이루어 질적 성장의 신화를 써내려갈 것입니다.
2.
사랑하는 시민여러분,
세월호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뼈아프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세상 그 무엇도 사람의 생명과 맞바꿀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안전해야 서울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안전해야 대한민국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 서울입니다. 시민이 대한민국입니다.
시민이 생명과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꿈과 희망을 키우도록 돕는 일,
이것이 서울시가 존재하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민선6기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한 삶을 시정의 제일 가치로 삼을 것입니다.
재난과 사고로부터의 안전, 범죄와 공포로부터의 안전,
불공정과 부패로부터의 안전, 질병과 공해로부터의 안전,
빈곤과 비인간적 환경, 불량한 먹거리로부터의 안전, 주거 불안과 일자리 불안,
교육 불안으로부터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서울로 나아갈 것입니다!
3.
존경하는 서울시민여러분,
지금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시대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1000조원, 공공부채 1000조원의 시대,
높은 실업률과 자살률, 낮은 출산율과 싸우며 초고령화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경쟁과 속도가 지배하는 치열한 승부의 경기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꿈과 희망을 접은 채, 외롭고 지친 모습으로 고단한 시대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전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 바탕은 바로 '사람'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믿는 '신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있습니다.
서울시는 '사람'에 투자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사는 공동체,
'지역'과 '마을'에 투자하겠습니다. 복지가 시민의 행복한 미래를 앞당기는
복지공동체, '복지특별시'를 완성해나갈 것입니다.
'찾아가는 복지'라는 대원칙 아래, 현장밀착형 사회복지 안전망을 펼쳐
시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찾아가는 '복지플래너'는
시민 곁을 지키며, 시민과 동행하는 다정한 친구가 될 것입니다.
서울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울을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시민이 품격 있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
사랑하는 서울시민여러분,
안전과 복지가 일상이 되려면 이를 뒷받침할 튼튼한 성장 동력이 필요합니다.
민선6기 서울의 성장 동력은 '서울형 창조경제'입니다.
서울형 창조경제의 중심은 '사람'과 다양한 산업인프라입니다.
신촌·홍대·합정 밸리, 상암DMC, 동대문 창조경제클러스터, 구로G밸리, 개포ICT 등
5대 창조경제 거점과, 마곡, 창동·상계, 홍릉의 3대 지식기반 허브는
성장의 든든한 뿌리가 되고, 10만 창조인력을 키우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서울형 창조경제'는 성장의 과실을 시민 모두에게 나눔으로써
새로운 서울의 100년을 이끄는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5.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여러분,
우리 앞에 놓인 이 과제와 목표는 그러나 결코 쉽게 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에 대한 불신, 개발시대의 관행, 권위적 관료주의, 고정관념의 높은 벽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과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와 좌절, 절망의 강이 우리 앞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기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자신 안에 있습니다.
이 모든 불신의 강을 건너고, 체념의 산을 넘어야 합니다.
자신부터, 내면부터, 작은 것부터,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거기에서부터 신뢰를 만들고 팀웍을 갖추어 나갑시다.
우리 모두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함께 뛰어넘을 지혜를 모읍시다.
담대한 용기와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낡은 것을 깨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냅시다.
이 과정에서 '혁신'과 '협치'는 새로운 서울, 새로운 시대를 이끌
두 개의 날개가 될 것입니다.
민선6기 서울시는 기본과 원칙을 무기로 중단 없이 혁신하며 전진할 것입니다.
이 사회와 자신의 삶을 각자 개선하고 함께 혁신할 때
희망은 다시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서울시 공무원 모두가 혁신의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여 서울을 세계적인 혁신도시의 모델로 만들겠습니다.
세계의 시민들과 공무원들,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혁신'을 배우러 서울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6.
서울시민여러분,
이 모든 일을 저와 공무원들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함께해 주셔야 해낼 수 있습니다.
이제 박원순 시정2기 새로운 서울의 식탁이 차려졌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이 식탁에 고정손님으로 늘 초대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식탁에는 우리의 파트너인 시의회는 물론이고, 시민사회, 재계와 노동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누구나 참여자입니다.
모두가 둥근 식탁에 마주앉아, 함께 문제를 논의하고,
함께 해결점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제 저는 기본과 원칙을 횃불삼아 가장 낮은 곳으로,
지역으로, 마을로, 시민의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겠습니다.
천만 시민 한 분 한 분의 꿈을 소중히 하고,
시민들이 보내주신 취임사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4년, 오로지 시민을 모시고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시민이 시장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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