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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내 야심은 서울  야당, 시민 소망과 동떨어져"

[인터뷰] 두 번째 임기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

등록|2014.07.03 11:51 수정|2014.07.03 12:10

▲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2017년 대선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백 번 되풀이해서 말했다, 서울시라는 대도시를 잘 운영하는 거 자체가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박원순의 야심은 서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유성호




"서울의 변화, 여기서 멈출 수 없다"라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민은 다시 4년의 기회를 줬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다시 시민이 시장"이라며 '박원순 시정 시즌2'를 시작했다.

박원순 시정 2기 첫날인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 시장은 "실감이 별로 안 난다"라고 말했다. 산같이 쌓인 서류 더미, 온갖 책자, 타요 버스 모형, '원순씨에게 바란다' 포스트잇으로 도배된 벽면, 무질서한 듯 질서가 잡힌 자신만의 시장 집무실에 안착한 박 시장은 그러나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상황이 분명해 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과 상당히 긴밀하게 협업했다"

6·4 지방선거 결과가 '박원순 시정 시즌1'에 합격 도장을 찍어준 것이라고 판단한 박 시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왜 서울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냐 등의 비판이 있었음에도 시민들이 내가 해온 성취나 미래를 보는 철학을 알고 동의해주셨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라며 "외형적 성장에서 내실 있는 성장으로, 물질적인 것에서부터 사람 중심으로 시대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내가 재임 기간 동안 노력했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민들이 확실하게 평가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원순'의 승리이지 새정치연합의 승리라고 하기 어려운 6·4지방선거 성적표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우리 정치 전체가 시민들의 소망·삶과 상당히 동떨어졌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삶은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다, 정치적 리더들과 정당은 시민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상황을 절박하게 경청하고 공감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정치권은) 삶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 개인이 얻은 지지율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얻은 지지율 사이의 격차를 '시민의 삶을 공감하는 수준'에서 찾은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에서 많은 표를 얻은 이유와 관련, 박 시장은 "나는 욕망과 성장을 배제하지 않고 진정한 욕망과 진정한 성장이 뭔지를 따졌다"라며 "빈부격차·세대 갈등·이념갈등을 봉합하고 다리 놓는 일을 하려 했던 것이 중산층이나 그 이상의 사람에게도 안도감을 줬을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민운동가 출신이니 사고도 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안정된 시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는 강남뿐 아니라 어디서나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당을 배제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지적에는 "진정한 정당 정치라는 건 당의 주요 정책이 얼마나 시민의 피부에 와닿냐의 문제"라며 "그런 면에서 회의가 있긴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과 상당히 긴밀하게 협업했다, 당은 자금과 인력을 적극 지원했다, 그 이상의 결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라고 반박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가장 곤혹스러웠을 '부인 관련 의혹'과 관련, 박 시장은 "네거티브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정몽준 후보 캠프의 최대 패착이 네거티브였다, 오히려 표 차를 벌리는 효과가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네거티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 또 하면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 되는데 그게 통하겠냐"라고 잘라 말했다.

대선출마 등 민감한 질문에는 "유도심문해도 안 넘어간다"

취임식날 자신의 집무실 공개한 박원순 시장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제36대 서울시장 취임식'을 마친 뒤 시민에게 자신의 집무실을 공개하며 서울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재난과 궁핍으로부터 안전하고, 불필요한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고 도시의 경제적 성장이 시민 모두의 보람이 되는 '시민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앞으로 4년, 오로지 시민을 모시고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한편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에는 "일부러 문제가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했겠냐, 그만큼 인사라는 게 쉽지 않은 과제"라며 '임명권자'로서 이해를 나타냈다. 박 시장이 '창조경제'라는 단어를 사용해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겹친다는 지적에는 "중요한 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사람이든 좋은 정책이든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가져(데려)오라는 게 내 주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정치인'으로서 변화된 면모는 답변 기술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이나 곤란한 질문을 잘 빠져나가는 능숙함을 보인 것이다. 2017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수백 번 되풀이해서 말했다, 서울시라는 대도시를 잘 운영하는 것 자체로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박원순의 야심은 서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뿐 아니라 한 나라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서울이 대한민국 아닌가"라며 "유도심문해도 절대로 안 넘어간다"라고 웃었다.

☞ [인터뷰 전문] "시장 개인 꿈을 위한 시장은 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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