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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대장 총상' 현장 조사... 오인 사격 인정

"소대장 총상은 수색팀 간 오인 사격"

등록|2014.07.03 13:15 수정|2014.07.03 13:17

▲ 동부전선 GOP에서 동료 병사들을 살해한 뒤 무장탈영한 임모 병장 체포작전 이틀째인 6월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명파리와 마달리 사이 도로에서 작전에 참가한 22사단 장병들이 부대가 매복하고 있던 앞산에서 총성이 들리자 급히 뛰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강원 동부전선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임 아무개 병장(22)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김 아무개 중위가 임 병장이 쏜 총이 아닌 군 수색팀의 오인 사격 탓에 부상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김 중위 부상 당시 상황과 관련해 "인근 CCTV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작전 지역 주변에서 같은 중대 소속 하사 2명이 차단 작전 중이었던 것이 확인됐다"면서 "현재까지 나온 사실로 보면 오인사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은 사건 다음 날인 22일 "군 수색조와 임 병장 간 교전 과정에서 소대장 1명이 임 병장이 쏜 총탄에 맞아 팔에 관통상을 입었다"고 발표한 이후 같은 의견을 견지해 왔다. 결과적으로 열흘 넘게 거짓말 해명을 해온 것이다.

하지만 검거된 임 병장이 군 수사과정에서 "도주 시 총기 고장으로 단 한 발도 사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김 중위가 입은 총상에 의문이 증폭됐고, 군은 다시 "교전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육군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지난 달 22일 오후 2시께 소대장과 하사 2명으로 구성된 수색팀은 고성군 현내면 명파초등학교 인근 야산에 매복하고 있었다.

이후 오후 2시 9분께 소대장 김 중위는 매복지점 40m 앞에 있던 컨테이너 인근을 서성이던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을 발견하고 2발을 사격하며 접근했다.

이후 오후 2시 14분 인근에 있던 하사 2명이 총성이 들린 방향으로 이동했고, 1분 후 소대장과 하사 2명이 서로 임 병장으로 생각하고 사격을 시작했다.

김 중위가 먼저 3발을 발사했고 하사 2명이 6발의 대응사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김 중위가 왼팔에 관통상을 입고 후송됐다. 결국 수색팀 사이의 총격전으로 김 중위가 총상을 입었던 것. 오인사격 현장에 임 병장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하사 2명은 총성이 들린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사격을 했다고 진술했다"면서 "본인들이 사격한 대상이 '방탄 헬멧을 착용하고 안면 위장을 한 상태'였다고 했는데 당시 작전병력은 안면 위장을 했으나 임 병장은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중위와 하사 2명 등 총 3명이 사격한 실탄 11발의 탄피를 수거해 확인한 결과, 모두 이들이 휴대하고 있던 잔여 실탄 로트번호와 일치했다"며, 다만 "현재까지 나온 팩트로 보면 오인사격으로 보이지만 임 병장에 대한 추가조사와 현장검증 등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군 당국은 도주시 군 수색팀을 3번이나 마주치고도 별다른 제지 없이 달아날 수 있었다는 임 병장의 진술과 관련해서도 "임 병장 검거까지 주간 수색 및 야간 차단작전 병력이 '임 병장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최소한 3차례 이상 접촉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군 당국의 뒤늦은 시인은 임 병장 수색과 검거과정에서 수색팀 간 오인 사격이 발생할 정도로 작전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향후 책임소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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