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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제비', 다시 찾아오는 이 마을은 어디?

경남 창녕 이방면 소재지, 주택 처마 밑 둥지 많아... 환경단체 '보호대책' 필요 지적

등록|2014.07.09 09:45 수정|2014.07.09 09:45
흔하던 제비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안리 주택가에 제비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어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방면 소재지인 이곳에는 많은 주택 처마 밑에 제비집이 있다. 식당과 다방 등 가게마다 제비집이 있다고 할 정도다. 심지어 한 주택 처마 밑에 제비집이 2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 경남 창녕 이방면 안리에 있는 한 주택의 처마 밑에 제비집에서 새끼 3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어미새를 기다리고 있다. ⓒ 윤성효


주민들은 제비를 쫓아내지 않고 반기고 있다. 주민들은 제비집 밑에 받침대를 만들어 주는가 하면, 바닥에 배설물이 쌓여도 제비를 쫓아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오고가는 머리 위에서 제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을 정도다.

이곳은 인근에 낙동강과 우포늪을 두고 있다. 인근에 강과 습지, 논이 있어 제비들이 먹이 활동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면소재지로 초등학교가 있어 다른 시골에 비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이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요즘 시골에 가더라도 제비집을 찾기가 어려운데, 이곳은 제비집이 많고, 올해도 제비들이 많이 찾아온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이곳처럼 제비집이 많이 있는 마을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제비는 대개 사람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둥지를 튼다. 이는 다른 새의 공격이나 뱀으로부터 둥지나 알, 어린 새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경비원 대신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있다.

임 정책실장은 "제비는 사람 소리와 사람의 움직임 등을 통해서 안정감을 느끼고, 그래서 사람의 출입이 많은 곳에 둥지를 트는데, 이는 사람 주변에서 둥지를 틀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요즘 시골의 경우 노인들이 주로 살고 사람들이 적게 살다보니 잘 가지 않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모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경남 창녕 이방면 안리 한 주택 처마 밑에 있는 제비집에 새끼 3마리가 살고 있는데, 어미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다. ⓒ 윤성효


또 그는 "농약으로 인한 피해에다 농업 형태의 변화로 둥지 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것도 제비가 사라지는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제비는 1980년대에 비해 5% 정도만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빠른 제비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마을은 인근에 우포늪과 낙동강이 있어 둥지 재료인 진흙과 마른 풀 등을 구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며 "앞으로도 제비가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을 잘 갖추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 한때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제비가 요즘 많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속에, 경남 창녕 이방면 안리 주택가에는 최근에 제비가 많이 찾아와 둥지를 틀어놓아 관심을 끈다. 사진은 한 식당 처마 밑에 제비집 2개가 있는 모습. ⓒ 윤성효


▲ 경남 창녕 이방면 안리 한 주택 처마 밑에 있는 제비집에 새끼 3마리가 살고 있는데, 어미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다. ⓒ 윤성효


▲ 경남 창녕 이방면 안리 한 주택 처마 밑에 있는 제비집의 아래에 배설물이 쌓여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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