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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해경, 청와대 상황보고 매우 늦었다"

[세월호 국정조사] 감사원 청와대 감사 부실 지적... '전원구조 오보' 경찰 무선도 질타

등록|2014.07.09 20:31 수정|2014.07.09 20:32

▲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대처가 연일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감사원 감사에서도 일부 기관의 상황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국회 세월호 충돌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법무부·경찰청·감사원 기관보고에서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당일 오후 5시에 중앙재난대책본부에 가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다 입고 있는데 왜 발견하기 어렵냐'라고 말한 것은, 각 기관이 벌어진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 아니냐"라며 감사원 측에 질의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 측의 감사에 따르면 각 기관들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거나 대통령이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해경과 청와대와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오전 11시 30분부터 승객들이 갇혀서 나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라며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청와대 안보실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감사를 제대로 못했으면 다시 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해경 상황 보고를 지적했지만, 해경의 상황보고가 (청와대에) 매우 늦게 올라갔다"라고 답했다. 이어 "오후 2시 50분 국가안보실에 올라간 보고서에는 '368명이 구조됐다는 것은 오보다, 안에 학생이 아직 많이 나오지 못했다'고 보고했다"라면서 "대통령의 '구명조끼' 발언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에서는 '대통령은 학생들이 배 안에서 많이 못 나오는 걸 알았지만 상당수는 밖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고 계신 것 같다'고 답변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나와 있었던 것으로 보고돼, 그때(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까지도 정확한 상황파악이 안 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정진후 "경찰 무전이 '전원구조 오보' 진원지"

이날 국정조사에서는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와 관련해 논쟁이 일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경찰의 무선내용이 최초 오보의 진원지라고 주장했고,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정 의원은 "경찰 무선통신 녹취록에 따르면 고잔파출소장이 '2학년 1반은 전원구조됐다고 학부모에게 전화왔답니다'라고 전했고, 단원고에 파견 나갔던 노아무개 경사가 '2학년 1반 전원구조, 알았다'고 응답했다"라며 "이 내용을 곁에서 듣던 당시 단원고 행정실장이 '2학년 1반' 소리를 못 듣고 전원 구조만 확인해 학부모들에게 알렸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청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무선을 들었다는 학교 직원은 행정실에 있었는데 (경찰이) 무전으로 보고한 것은 4층 강당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사고를 최초로 인지한 경찰이 경찰청장에 보고도 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사고 소식을 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국정조사에서 "세월호 침몰 소식을 최초로 보도한 YTN에 문의한 결과, 광주지국 소속 기자가 4월 16일 오전 9시 14분께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 간부와 안부전화 도중에 침몰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라며 "경찰청이 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상황을 보고한 오전 9시 29분보다 15분 빨랐다"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경찰간부가 친분이 있는 기자와 느긋하게 안부를 묻다 사고 소식을 전할 시간에 상황을 최대한 신속하게 지휘부와 상부기관에 보고했다면 적어도 초동대처에 필요한 시간을 15분은 더 벌었을 것"이라며 "당시 15분은 골든타임 중에서도 골든타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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