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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까지 커진 큰빗이끼벌레 최초 발견... 성인도 '움찔'

[현장] 한 달도 안 돼 급성장... "호수가 된 4대강, 수문 개방해야"

등록|2014.07.10 11:15 수정|2014.07.10 11:34

▲ 2m까지 자란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 2m까지 자란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지난달 금강에서 처음 발견된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Pectinatella magnifica)가 2m 크기까지 자란 모습이 최초로 포착됐다.

지난 6월 16일 기자가 처음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어른 주먹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지난 6월 27일 크기를 쟀을 때는 1m 50cm에 달했고, 지난 9일 금강을 다시 찾았을 때는 큰빗이끼벌레 주변에 포자들이 붙어서 거의 2m에 육박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크기가 급성장한 것이다. (관련 기사: 금강에 창궐한 흉측한 벌레...어떻게 해야 하나).  

기자는 지난 6월 18일 큰빗이끼벌레 서식을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이후에 사진을 찍은 장소가 노출돼 기자들과 관계자들이 방문하면서 큰빗이끼벌레 서식이 어려워졌다. 지금은 일부 떨어져 나온 군체가 물가 주변을 둥둥 떠다니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기자는 큰빗이끼벌레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 중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곳을 계속해서 관찰했다. 어느 정도까지 밀집해 서식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지난 9일 한 방송사와 신문사, 그리고 관동대 학생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 2m까지 자란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사람들은 2m 정도로 자란 큰빗이끼벌레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작은 큰빗이끼벌레만을 봐왔던 학생들은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주춤했다. 동행한 기자는 "와, 영화에서 봤던 괴물 수준인데요"라고 말하며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금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이후 기자는 4대강 사업이 벌어진 한강, 낙동강, 영산강을 차례로 찾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것처럼 4대강이 호소(늪과 호수)가 돼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금강은 심각한 수준이다. 다른 강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한두 마리 정도 발견됐지만 금강에서는 양식 물고기 수준의 큰빗이끼벌레가 관찰되고 있다. 특히 부여군, 공주시, 세종시에서는 눈을 돌리기만 하면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할 수 있다. 

▲ 발견 초기의 큰빗이끼벌레. ⓒ 김종술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을 했던 금강의 핵심 구간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번식하고 있다. 이는 금강이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호수, 즉 정체 수역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금강에 출연하는 큰빗이끼벌레는 이명박 대통령과 4대강 사업이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을 이대로) 방치하면 녹조가 심해지고 큰빗이끼벌레가 더 많이 생겨나, 생태계와 수질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이라도 수문개방을 해서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는 금강지킴이 등 인력을 이용해 큰빗이끼벌레 서식 확인과 퇴치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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