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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무용수의 '특별한 공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춤으로 표현한 두 무용수

등록|2014.07.10 21:06 수정|2014.07.10 21:06

위안부의 삶을 춤으로 표현송경찬 무용수와 김분선 무용수는 7월 초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30여분 동안 문화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춤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이 조명받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 김용한


지난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알리기 위한 천만인 서명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에 공연을 준비하였던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까지 참여한 이날 행사에 자신들의 시간을 내주고 당초 시간보다 30분이 지연된 시각에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사랑과 전쟁'이란 주제로 두 무용수가 춤을 추는 문화공연이었다. 좁은 무대에서 위험성을 안고 펼쳐지는 동작들이었지만 이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현재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이기도 한 김분선은 전효진 발레단에서 연출한 <슬픈달빛>에 출연해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기까지 한 무용수이다. 대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 건립 모금을 위해 공연에 나선 두 무용수는 할머니들의 어린시절 꿈과 희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사랑'을 그리고 일본군에 의해 짓밟혀진 청춘을 그려낸 작품으로 '전쟁'을 춤으로 표현해 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춤을 춘 송경찬 무용수 역시 대구시립무용단원으로서 <댄싱9>에 김분선 무용수와 듀엣으로 출연한 바 있는 젊은 무용수이다.

"대구 출신 김분선 할머니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김분선 무용수는 "단원 작품 발표를 하면서 위안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당시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하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일본군의 억압과 착취를 표현송경찬(남) 무용수와 김분선(여) 무용수는 일본의 만행과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을 춤으로 표현해 내|ㅆ다. ⓒ 김용한


송경찬 무용수도 "위안부 할머니 주제(꽃보다 아름다운 그 이름)를 갖고 작품을 구상하면서 시민모임과 연계하여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참여했고, 우리의 춤을 통해  일반인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씨는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 시대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등한시하거나 외면한다면 역사는 다시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이뤄지고 대구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 건립은 올해 말께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주기적으로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이벤트성 행사를 기획하고 있고, 지역 예술가(인디밴드'마쌀리나'와 '동치미', 'dynamic strings')들도 활발하게 문화공연을 펼쳐온 바 있다.

할머니들의 분노와 원수를 갚은 장면을 연출김분선, 송경찬 무용수는 춤으로 일본에 의해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 김용한


이인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처장은 "현재 시민후원금 5억 원과 여성가족부 지원금 2억 원으로 역사관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가 부정하는 것에 대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에 일곱 분 정도 살아계신다, 당신들이 잊힌다는 것에 불안해하고 계신다, 우리 할머니들께서 잊히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구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 건립은 2009년부터 시민모임을 중심으로 희움팔찌(희망을 모아 꽃피움) 판매대금과 현장 모금 등을 통해 모금활동이 펼쳐진 바 있다. 위안부 역사관은 올해 12월 10일께 중부경찰서 맞은편에 위치한 곳에서 개관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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