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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를 위한 출마? 비난받을 일 아니다"

[동작을 후보 연쇄 인터뷰]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 "박근혜 정권 심판, 야권 단결해야"

등록|2014.07.16 18:38 수정|2014.07.16 20:04

▲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선거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세월호 참사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구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 완전히 민낯이 드러난 한국사회를 이대로 두고는 희망이 없다"며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 유성호




7·30 재보궐선거 동작을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출마기자회견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야권연대 논의가 있었지만, 대부분 당과 당 사이에서 이뤄졌다. 후보자가 출마하면서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출마한다는 것은 당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지 '단일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출마가 비난 받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진보정당 후보가 세 명이나 출마를 선언한 동작을 지역에서 진보 후보 단일화가 "민심의 요구"라는 것이다. 그는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진보가 단결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희망도 승리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느꼈고,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로 확인했다"라며 "당장 진보정당이 어떻게 단결할 것인가 실질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은 유 후보가 진보후보 단일화 논의 시한으로 제시한 날이었다. 이날 서울 동작구 남성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유 후보는 무엇보다 자신이 제시한 진보후보 단일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동작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단일화하라'는 것"이라며 "사전투표일(25일~26일) 전까지는 단일화를 위해 설득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동작을 지역은 진보정당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김종철 노동당 후보가 지난 2008년부터 활동한 지역에, 노원구가 활동지역이었던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비난받았다. 거기에 유 후보까지 출마하면서 통합진보당, 노동당, 정의당 등 과거 민주노동당을 뿌리로 하는 세 정당이 모두 후보를 냈다. 두 번의 진보정당 분당의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유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김종철 후보가 진보정당 후보들이 출마한 것에 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이해한다, 진보정당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온 김 후보를 공천하고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뛰었을 것"이라며 "분열돼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면서 이제 어떻게 단결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통합진보당, 진정성 있게 야권 통합 말하는 유일한 정당"

▲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김종철 후보가 진보정당 후보들이 출마한 것에 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이해한다, 진보정당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온 김 후보를 공천하고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뛰었을 것"이라며 "분열돼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면서 이제 어떻게 단결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 본래 활동했던 구로 지역을 떠나 동작에 출마하게 됐다.
"2012년 통합진보당이 경선부정사건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자 최고위원에 나섰다. 그 후로 2년 동안 내란음모 사건과 정당해산심판청구에 대응하고, 어떻게든 당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래서 사실 그동안 구로에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이번 동작을 출마는 활동했던 지역을 떠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진보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 하는 것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

-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온 국민이 아파했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분노를 모두가 경험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구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 완전히 민낯이 드러난 한국사회를 이대로 두고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지게 됐다.

그런 점에서 동작을 선거는 지역 대표를 뽑는 의미와 더불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사회를 어떻게 바꿔 갈 것인가 결정하는 선거다.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정치,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갈망을 이번 선거로 채워드려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려는 상황도 같은 맥락에 있다. 진보당을 죽이는 것은 야권의 공멸을 불러오는 중요한 문제다. 박근혜 정권은 진보당을 종북으로 몰면서 야권연대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만들었다. 진보의 힘을 약화시켜 새정치연합과 보수양당체제를 구축해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려 하고 있다.

곧 진보당을 살리는 것이 정치를 바꾸고,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는 희망이다.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야권의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동작을 주민에게도 진보당을 살려 변화의 희망을 만들자고 호소할 생각이다."

- 이번 7·30재보궐선거의 의미가 박근혜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주제는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노동당도 말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진보단일화와 야권연대를 호소하는 정당이 어디인가? 통합진보당밖에 없다. 진보당이 가장 진정성 있게 야권의 통합을 제기하고 있다. 당리당략을 넘어 박근혜 정권 심판에 공감하는 후보들은 모두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것이다. 진보가 단결하고 야권이 단결하자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지금은 진보당만 하고 있다. 진보당은 국민들이 바라고 민심이 요구하는 바를 다하기 위해 뛰고 있는 유일한 정당이다."

- 구로에서 동작으로 옮겨 왔는데 이후 정치활동도 동작에서 이어갈 생각인가?
"30년 동안 진보의 한 길을 걸어왔다. 학생운동과 청년운동, 노동운동과 진보정치 활동을 해왔던 이유는 한국사회를 변화시키자는 것이었다. 자주민주통일의 사회로,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사실 그것은 한 지역을 바꾸는 역할보다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자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동작을에 후보로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통해 복무할 것인지는 당과 당원들과 의논해서 결정할 생각이다."

"단일화 무산되면 통합진보당 후보의 역할 충실히 할 것"

▲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동작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단일화하라'는 것"이라며 사전투표일(25일~26일) 전까지는 단일화를 위해 설득하겠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 앞에서도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강조했다. 또 출마와 동시에 진보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당선보다는 '단일화를 위한 출마'라는 비판에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회찬 후보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박근혜 정권 심판과 야권승리를 위한 야권연대 메시지를 제시하면서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다. 출마하는 후보가 그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이다. 동작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단일화하라'는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진보가 단결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희망도 승리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느꼈고,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로 확인했다. 당장 진보정당이 어떻게 단결할 것인가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진보정당이 모두 출마하는 동작을에서 그런 메시지를 던지는 게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진보 단일화는 민심의 요구다. 그러니 단일화를 위한 출마라는 게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러나 김종철 후보는 진보 단결에는 긍정적이면서도 후보 단일화에는 부정적 의사를 밝혔고, 노회찬 후보 쪽에서는 특별한 반응이 없다. 오늘(지난 15일)까지가 제안한 시한인데,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진보단일화는 쉽지 않은 일인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가시적으로 어려워진다고 해도 노력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왜 진보가 단결해야 하는지 대의를 꾸준히 설득해 나가겠다.

새정치연합도 야권연대는 없다고 말하지만 상황변화에 따라서 막판에 전격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우선은 사전투표(25일~26일) 전까지는 변함없이 단일화를 촉구 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단일화의 의미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전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진보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에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선거 끝까지 완주하나?
"단일화가 선거 완주의 조건은 아니다. 다른 후보들이 단일화 하지 않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양보를 할 수도 없다. 통합진보당 역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내란음모사건과 정당해산심판청구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가고 그것에 지지를 받아야 한다. 진보 단결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겠지만, 그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일화가 무산되면 통합진보당 후보의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 정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쪽에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 진보후보 단일화보다는 제1야당과의 연대를 우선하는 모습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정치적 무능을 드러내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혼란을 줬다. 앞으로 혁신하지 않고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비전이 없다. 제1야당이 제 역할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진보가 단결해 진보의 가치로 힘을 모아야 한다. 당의 이익만으로 야권연대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로 야권연대를 논의해야 한다. 새정치연합과 더 큰 야권연대를 위해서 정의당이 진보단일화부터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한 지역에 세 명의 진보정당 후보가 출마하는 것은 진보정당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세 명의 후보가 나온 게 진보정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현실이 진보세력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얼마나 무기력감을 주는지 직시하고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동안 분열로 인한 아픈 감정의 골이 너무 커서 어떤 정당도 단결을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방선거와 이번 동작을 선거를 통해 분열된 모습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진보의 단결을 말해야 한다.

김종철 후보도 적극적으로 진보의 재편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도 '이석기 내란음모 구속자 무죄석방 문화제'에 참석하셨다. 노회찬 후보도 정당해산심판청구 재판의 증인으로 나서, 과거 정의당과 분당의 원인이 됐던 경선부정이 사실은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통합진보당이 내란음모 사건과 정당해산심판청구 등으로 부당한 탄압을 받는 것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당들이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나경원은 정몽준의 복사판 될 것"

- 이번 동작을 선거에 새누리당이 나경원 전 의원을 공천하고, 새정치연합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면서 '나경원 대 박원순' 리턴매치 구도라는 시선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기동민 후보가 '박원순의 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아주 위험한 일이다. 박 시장 개인이나 특정 후보가 박 시장을 향한 서울시민의 지지를 만든 게 아니다. 서울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며 박 시장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해야 한다. 그것을 기 후보가 '박원순맨'이라며 개인화 하는 순간, 박 시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가치와 정신을 훼손하게 된다. 박 시장을 선거에 이용하기 보다는 기 후보 자신의 경쟁력을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

나경원 후보는 4대강 사업에 찬성하고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대변했던 사람이다. 그랬던 사람이 이제는 박근혜 정권을 살리겠다고 나온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실정이 드러난 상황에서 과거 정권의 잘못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구원자라고 나서는 꼴이다. 그런 사람이 과연 노동자 서민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을까? 정몽준 전 의원이 이곳에서 변화를 만들 것처럼 말했지만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다. 나 후보는 그 복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고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선택 받아야 한다."

- 세월호 특별법 제정, 의료민영화 저지, 전기·가스 등 무상 공급,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생활임금제 도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출마 지역에 관한 별도공약을 준비하고 있나?
"국회의원은 당연히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청장이나 구의원이 해야 할 일과 국회의원의 할 일은 구분돼야 한다. 핵심공약으로 제기한 내용들은 동작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게 아니다.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생활정치공약이다. 이는 동작 주민에게도 가장 필요한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역공약도 고민하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를 꾸준히 만나면서 통합진보당이 어떤 공약을 내놓을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과 혁신학교 확대가 하나의 지역공약이다. 또 지역에 대학교가 많다. 학생들을 위해서 공공임대주택이나 공공기숙사 건설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또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주민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도 논의 중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종철 후보가 진보정당 후보들이 출마한 것에 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이해한다. 진보정당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온 김종철 후보를 공천하고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뛰었을 것이다. 분열돼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면서 이제 어떻게 단결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하고 싶다. 김 후보와 노회찬 후보 모두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단결하고, 조건없이 진보 후보 단일화에 나서 주길 바란다.

또 통합진보당은 그동안 어떤 정당도 대변하지 못한 노동자, 서민, 사회적 약자를 대변했던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내란음모사건으로 종북 낙인이 찍히고 정당해산 위기까지 처해 있다. 통합진보당이 죽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큰 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을 살려주셔야 새로운 정치를 만들 수 있고, 박근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 부족하고 진보정당이 분열된 상황이지만 이를 다시 통합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진보당에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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