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강행할 경우 밀양 사태보다 더한 일 벌어질 것"
거제도에 36MW풍력단지 건설, '거제지맥' 훼손 소음 식수오염 반발
▲ 마을 주민들이 풍력발전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했다. ⓒ 원종태
해금강 외도해상공원으로 이름난 관광지인 경남 거제도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추진으로 시끄럽다.
핵에너지와 화석에너지의 대체에너지인 풍력발전이 관광도시인 거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론은 '원자력보다는 나쁘지않지만' 대규모 산림훼손에 대한 우려가 많다.
경남 거제시 문동-아주-삼거동 뒷산에 우리나라에서 3번재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9월 예정이다.
경상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18일 '거제 풍력발전단지 조성 및 작업로 개설'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려 일정은 연기될 수 밖에 없어보인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미흡하고 추진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1000억원 들여 높이 150m 18기 설치
거제시와 거제풍력(주)에 따르면 삼거동 산1-1번지 산 정상 약 3만평(임도포함)에 1000억원을 들여 2MW급 풍력발전기 18기를 설치해 총36MW 규모의 풍력발전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 규모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 정도 발전량으로 알려져 있다.
풍력발전기는 지지대 높이 80m에 날개 회전 지름이 100m정도로 총높이는 약 150m정도다. 오는 9월 본격공사를 시작해 내년 11월 준공해 상업발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거제풍력(주)는 설명회 자료를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과 2600만그루의 조림효과, 제2의 조선산업인 풍력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소득세 년간 1억 5천만원 세수효과 등을 제시했다.
또 경남지역 최초의 풍력발전단지 조성으로 관광명소화, 작업로를 산책로로 활용하여 친환경 휴양관광공간 조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소음문제와 관련 전문기관이 요구하는 500m 이격조건을 갖춰 (이격거리 400m일때 소음은 35~40db수준)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현재 사업자측에서는 사업지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른 지역 풍력발전단지에 대한 '선진지'견학을 추진하면서 호의적인 여론만들기에 한창이다.
"밀양사태보다 더한 일 벌어질 것"
반면 주민들은 규제규정도 없는 저주파 등 소음문제, 산림훼손, 취수원 오염, 지가하락 등을 우려하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특히 높이 150m의 발전기는 시청소재지인 고현을 비롯해 양정 상동 아주 지세포 소동 장승포 등 거제 전역에서 보인다. 이 때문에 인공구조물로 인한 경관훼손이 큰 화두다. 발전단지에서 900m떨어진 삼거동마을의 반발이 거세다.
발전기가 마을 공동식수원의 취수장 주변으로 10기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삼거마을 풍력발전단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종기)'는 24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풍력발전단지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마을 상수원 훼손, 사업준비 2년동안 전혀 마을과 상의없다가 공사시작을 한달 앞두고 통보하는 것은 주민들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청과 업체 측을 몰아부쳤다.
30여년간 구천댐(옥포 아주 상문동 식수원) 보호를 이유로 온갖규제로 못살게 하더니 이제와서 구천댐을 망칠 공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성토했다. 주민들은 "모기소리도 소음인데 100m짜리 발전기에 잠이라도 자겠느냐, 공사를 강행할 경우 밀양 사태보다 더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통영거제환경연합 관계자는 "핵발전소보다 낫겠지만 산림을 훼손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식수원 오염과 경관훼손이 우려된다"면서 "면밀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은 2013년 5월 거제시청에서 김한표 국회의원, 권민호 거제시장, 한국남동발전 권순영 전무, ㈜거제풍력 박기철 사장, ㈜코네스코퍼레이션 김성훈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제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거제풍력(주) 컨소시엄은 자본금 약 192억원이며 금융권으로부터 800억원의 정책자금을 빌려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출자자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발전기술, 코네스, 대우조선해양 등이다.
환경영향평가로 본 거제풍력발전단지 영향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발전단지는 거제지맥 능선축에 해당해 생태적 단절 등 생태계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발전기는 거제지맥 남북교차로를 따라 대부분인 14여개(전체18개)가 들어선다. 산악인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거제지맥은 거제남북지맥과 거제동서지맥이 있는데, 풍력발전 정상 변전소가 들어설 곳은 동서남북지맥의 교차로인 515봉이다.
515봉에는 변전소가 들어서고 이곳을 중심으로 옥녀봉방향, 반송치 방향, 국사봉방향, 배합재-선자산 방향으로 각각 산정에 설치되는 것이다. 또 산능선부를 북동- 남서방향으로 2.5km 길이로 발전기가 들어설 경우 인위적인 지형변화에 따른 생태축 단절이 예상된다.
동물이동의 적정성 확보 여부와 관련전문가 의견들어 계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예정지 녹지자연도는 7등급지로 면적은 사업전 42,044평방미터인데, 사업추진후 전량 소실된다고 지적했다. 양호한 식생의 훼손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건설지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으나 재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풍력발전기 인근 지역의 예상 소음도 생활소음환경기준치에 근접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등이 상당수 확인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충대충 조사...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십여종 누락
동식물에 대한 현지조사는 지난해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만 진행됐다.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봄과 가을에 피어나는 식물들에 대한 조사는 누락됐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확인한 바로는 사업예정지에 멸종위기 2급인 애기송이풀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조류 현지조사는 하절기에 국한됐음을 지적하고 법정보호종인 물수리가 존재한다며 철새도래기에 조류조사를 명령하고 조류의 풍력발전기에 충돌대책도 요구했다.
보완평가서에 따르면 문헌상으로 멸종위기동물 1급인 매를 비롯해 2급인 물수리, 새매, 새호리기, 독수리, 물수리, 새매, 새호리기, 흰꼬리수리, 참수리, 솔개, 말똥가리 등 보호종이 보고돼 있다.
현지조사에서는 멸종위기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인 독수리, 천연기념물 243-8 황조롱이만 확인됐다. 또 문동수계에서는 천연기념물 수달이 확인됐다.
평가서는 천연기념물 팔색조가 없다고 했지만 이는 당연하다. 팔색조는 4~5월 찾아와 짝짓기를 위해 울고 활동하다 가을이면 떠난다. 때문에 8월 말경 4일조사와 겨울철 조사에서는 우는 소리를 당연히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사가 부실했다는 뜻이다.
생태전문가인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는 수차례에 걸쳐 옥녀봉자락에서 팔색조 울음소리를 확인했으며, 지난해에는 옥녀봉 국사봉 자락인 옥림마을과 옥포에서 팔색조 사체를 발견해 신고됐으며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 됐다. 그 중 한마리는 현재 박제 돼 거제시청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소음, 지형과 기상조건에 따라 편차 커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소음진동영향조사는 거제중고(발전기와 거리 942m), 소동 동성그린아파트 924m), 아랫담마을(삼거동 638m)에서 진행됐다.
주간평균 49.1~53.5db, 야간평균 43.4~47.1db로 소음환경기준 모두 만족(기준은 학교는 주간55-야간45db, 일반은 주간65-야간55db)하는 것으로 나왔다. 거제중고는 평균 49.1 삼거동은 53.5, 소동은 52.3.
이같은 수치는 기준치에 가깝고 업체측에서도 인정하듯 주변지형의 고저치 및 기상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이론적인 소음도로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 소음도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발전기소음은 발전기 감속기 등 기계소음과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공력소음이 주를 이루며, 특히 저주파음의 영향권은 수km 이상이므로 저감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낙동강청은 소음(저주파음)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수립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이는 '설치해보고' 소음을 조사한다는 것으로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들의 식수원 구천댐 오염 대책세워라
환경평가서는 곳곳에서 공사중 오탁수 처리와 오수처리를 주문하고 있는데 특히 오탁수가 구천취수장이 있는 소하천으로 방류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적하자 방류지점을 아주천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대규모 토목사업(절토 성토 터파기 등)에 따른 홍수기 토사유출량 저감대책, 구천취수장 있는 소하천의 경우 월 2회이상 오탁수 관측계획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낙동강청은 조망권에 대해 구천계곡군립공원, 한려해상국립공원과 가까워 자연경관훼손이 우려된다면서 설치장소의 이동 등을 명령했고 업체 측은 일정정도 반영했다.
아주동 상문동 지세포 등지에서 최소 20년 이상을 바라봐야 할 주민들의 조망권은 상관없고 관광객들에게만 잘 안보이면 된다는 식이다. 시민들의 조망권에 대한 검토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송전선로 공사 아주지역 피해있다.
송전선로공사는 옥녀봉변전소에서 아주동 한전 변전소까지 지중화해서 연결하는 것으로, 거제중고-석호해와루아파트-해성아파트-탑골마을을 지난다.
공사는 상수도관 매설작업과 유사하며, 소음의 경우 거제중고에서 54.7(기준은 55), 해와루아파트는 53.6(65), 해성아파트는 65.8(65) 탑골마을은 59.1(65)로 나타났다.
즉 거제중고는 소음기준치에 아슬아슬하고, 해성아파트는 약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거제통영오늘신문에 실린 기사를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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