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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 남구을 후보 딸, "아버지 눈물... 기적 있기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아버지의 눈물' 에 누리꾼들 격려로 화답

등록|2014.07.25 17:34 수정|2014.07.25 17:35

▲ 송철호 후보와 큰딸, 사위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송철호 블로그


7·30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송철호 후보의 딸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아버지의 눈물'이 누리꾼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송철호 후보의 큰딸은 25일 오전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가 지난 22년간 울산에서 야권후보로 여섯 번 출마해 모두 낙선하면서 가족이 겪었던 아픔을 적었다. 특히 딸은 지난 21일 밤 선거방송토론에서 지역주의의 폐해로 번번이 낙선해 온 송 후보가 결국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한 소회를 적었다.

지난 21일 밤 11시 15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7·30 울산 남구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방송토론에서 새누리당 박맹우 후보와 토론을 벌이던 무소속 송철호 후보는 지역주의 폐해로 그동안 울산에서 6번이나 낙선한 것을 상기하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관련 기사 : 울산 남구을 출마 송철호, 토론회서 '울음' 터뜨려)

이 기사가 다음날인 22일 포털 <다음> 뉴스에 톱으로 배치되면서 해당기사에는 6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 후보 딸 "아버지 우는 모습 난생 처음 봐... 가슴 무너져 내려"

송 후보의 큰딸은 '아버지의 눈물'에서 "아버지가 눈물을 보이시는 모습을 난생처음 보고 '저렇게 힘드셨는데 가족들에게는 늘 밝고 강한 모습만 보이려고 애쓰셨구나'라는 마음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이런 아버지의 눈물을 연기라고 폄하하는 분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고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적게 됐다"고 소개했다.

송철호 후보의 딸은 "아버지는 6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매 선거 때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쓰라린 경험으로 40대와 50대를 보내셨고, 옆에서 응원하던 가족도 큰 상처를 받았다"며 "그런 아버지가 이제 60대가 되셨는데도 야권과 시민사회의 권유로 무소속 시민후보로 다시 출마를 결정했을 때 가족은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가족이기에, 야권 불모지인 울산에서 질 것이 뻔한 이 선거를 치르겠다는데 만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힌 후 "아버지는 결국 수 개월간의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는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면서도 다시 몸을 던진 아버지를 가족은 다시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딸은 이어 "하지만 실제로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후보 자녀들의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활발해졌지만, 이미 울산에서만 여섯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알만한 분들은 아는 아버지를 4남매가 이제 와서 SNS로 홍보하는 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아버지가 상대후보와 함께한 TV 토론회의 마지막 연설에서 본인이 울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울산시민이라는 점을 호소하다가 울먹이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누구보다도 강인한 아버지가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난생처음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그동안 저렇게 힘드셨는데 가족들에게는 늘 밝고 강한 모습만 보이시려고 애쓰셨다는 마음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이런 아버지의 눈물을 연기라고 폄하하는 분들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파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적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두 전직 대통령 수차례 정치권유에 고사하다 결국 1992년 첫 출마"

송 후보 딸은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2년 첫 선거를 치렀는데, 울산에서 활발하게 인권변호사로서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던 때였다"며 "아버지는 정치가 한번 발을 들이면 본인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기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차례 정치 참여를 권유했지만 고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두 전 대통령의 치열한 설득과 시민단체들의 열렬한 지지에 아버지는 결국 야권불모지인 울산에서 야권후보로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며 "그 뒤 2002년까지 2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시장선거를 치르면서 매번 여론조사에서는 상대후보에 월등히 앞섰지만, 선거 막판 지역 언론과 상대후보의 지역감정 부추기기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했다"고 기억했디.

특히 그는 "이렇게 힘든 선거에 나서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았고 원망한 적도 많았다"며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얘들아, 아빠가 정치하는 것이 만약 우리 가족을 조금이라도 힘들게 한다면 언제든지 말하렴. 그러면 과감하게 다 접을 거야'라고 하시면서도 한결같은 자신의 소신을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딸은 그 내용을 소개하며 "아버지는 그때마다 '민주주의는 힘 있는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힘없는 사람도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어야 하고, 공평하게 기회를 가져야 하고, 잘못된 제도는 바르게 고쳐야 한다. 그것이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아빠가 꼭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며 "그동안 여당에서 프러포즈를 한 적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하는 신념으로 야권후보로 남겠다고 고집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13살부터 선거를 치러 오신 아버지를 때로는 원망도 하고, 때로는 응원도 하면서 어느덧 한 가정을 이뤄 이제 곧 아이를 출산할 예비엄마가 되었다"며 "그리고 나서야 아버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따듯한 사랑과 가르침을 제 아이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할아버지의 진심 어린 눈물이 울산 시민들의 차가운 무관심을 녹여주었다고, 너도 늘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대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 송철호 후보의 딸이 25일 오전 11시 15분 <다음>아고라에 올린 글 '아버지의 눈물'은 25일 오후 4시 현재 5000여 회의 조회수와 130여 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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