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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교통사고'라는 이들에게

[주장] '교통사고'에 맞게 제대로 조사하라

등록|2014.07.31 09:52 수정|2014.07.31 09:52
얼마 전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원회 의장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 했다. 이젠 사무총장을 지낸 같은 당 홍문종 의원까지 '해상교통사고'라고 규정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믿고 선실에서 대기하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및 승객 304명이 죽었다. 먼 바다도 아니고 육지에서 가까운 연안에서 그것도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한 날 모두 수장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 국민이 생중계되는 TV를 보고 있는 가운데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침몰했다. 방송은 거짓보도를 쏟아냈고 정부는 두 손을 놓고 있었다. 대학살극이 벌어졌다. 집권당 책임 정치인이 이를 그냥 교통사고니 해상교통사고니 말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인면수심의 야만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들이 단순한 교통사고로 주장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세월호 특별법을 무산시키려는 전략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특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배제한 껍데기 특별법을 만들어 자신들의 책임과 정권의 위기를 넘기려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세월호 사고 국정조사특별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심재철의원은 의사자선정과 대학특례입학 등 유가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내용을 SNS에 유포해 유가족들을 공격하고 여론을 왜곡하였다. 새누리당 지지자를 비롯해 사건의 본질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있다. 심재철의원은 현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단순한 사고로 처리하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전의 사건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먼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에서 304명이 수장되었다. 둘째 미래를 꿈꾸던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국가와 자본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셋째 언론의 보도가 거짓이라는 것을 지켜보는 가운데 국가가 국민을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 넷째 당일 대통령은 7시간여 동안 자리를 비웠다고 하고 청와대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하는 등 책임지는 자가 없다. 다섯째 진상규명을 회피하고 심지어 방해하고 있다. 여섯째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지만 청해진 해운 관련자만을 희생양으로 삼아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가려질 수 없다. 첫째 유가족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 자신의 자식과 가족의 죽음을 넘어 더 큰 재앙의 막기 위한 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목숨을 잃은 304명의 원한뿐만 아니라 평생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유가족과 친인척수는 수천 명이다.

둘째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학생들이 그 진실을 법정에서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들이 정권과 자본의 거짓과 기만을 폭로해 내고 결국 투쟁에 나설 것이다. 셋째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전 국민 서명이 1차 350만 명을 넘어 계속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의 투쟁이 소강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숨고르기일 뿐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넷째 더 큰 재앙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전 국민적, 사회적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정권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를 결단코 거부하고 있다. 이제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해상)교통사고라면 어떤 해상사고인지 조사하자. 먼저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한 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전문가가 참여하고 사법권을 갖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해양사고 원인은 여타선박과의 충돌, 태풍 등 기상악화, 암초와의 충돌, 피로파괴, 기관고장, 선장 또는 항해사 운항부주의 등이다. 그들이 그토록 해양교통사고라 하니 어떤 교통사고인지 조사하면 된다.

다음으로 구조에 관한 조사다.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듯이 1시간 정도면 모두 탈출 또는 구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304명이 수장되었다. '가만히 있으라' 해놓고 선원들은 전원 탈출했다. 해경은 구조를 포기했다. 미군헬기는 돌려보냈고 해군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정말 구조자가 한 명도 없었고 먼 바다에서 벌어졌다면 전부 미궁에 빠질 뻔 했다. 100% 조작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TV를 통해 지켜봤고 살아남은 학생들이 또렷이 증언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그 증거가 모두 남아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 스스로 얘기하듯이 컨트롤타워가 없었고 대통령은 오후에 보고를 받았고 그 때까지만 해도 전혀 현지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선원이 사복을 입고 도망가고, 선장이 해경간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청해진해운 유병언 일가 잡는 데만 검경이 총력을 다했지만 의문투성이인 세월호를 둘러싼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교통사고라고 우기니 그에 맞게 조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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