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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 우안 벽면, '파이핑 현상'의 또 다른 증거?

소수력발전소 아래, 계속 물 새어 나와... 다슬기 서식 첫 확인

등록|2014.08.01 15:23 수정|2014.08.01 16:10
'파이핑(piping) 현상' 논란을 빚고 있는 낙동강 우안 합천창녕보(아래 합천보)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가뭄 속에서도 계속해서 물이 새어 나오는 속에, 이곳에 '다슬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합천보는 2010년 2월 공사를 시작해 2011년 6월에 완료했고, 준공일은 2012년 8월이다. 이곳 누수 현상은 2013년 봄에 처음으로 확인되었고, 이후부터 계속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이곳에 물이 새어나오자 시멘트를 덮어씌워 놓았고, 물통을 만들어 열쇠로 잠가 놓았다. 또 최근에도 물이 새어나오는 곳에 시멘트를 발라 놓았는데, 누수 현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수공은 소수력발전소 옆에 있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줄곧 주장해 왔다. '파이핑 현상'으로 보지 않고 있는 수공은 "합천보 우안(강 상류에서 볼 때 오른쪽) 비탈 경사면의 배수구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 보고 있다.

▲ 7월 31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물을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작은 다슬기가 발견되었다. ⓒ 윤성효


환경단체와 토목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파이핑 현상'으로 보고 있다. 파이핑 현상이란 흙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환경단체는 합천보 상류 물이 새어나오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다슬기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마이뉴스>가 7월 31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실시한 답사 때 다슬기들이 서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끼 다슬기들은 물이 나오는 구멍 주변에 많이 붙어 있었다.

현장을 본 곽빛나 활동가는 "요즘 가뭄이 심한데 계속해서 물이 새어나온다는 것은 옆에 있는 산에서 내려온 물이 아니라 보 상류에서 땅 속을 통해 나온 것을 증명한다"며 "이전에는 물이 나오는 구멍 사이로 모래가 섞여 나왔는데, 다슬기가 서식하는 현장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8월 1일 전화로 설명을 들은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김대희 박사는 "정확한 지형을 봐야 알겠지만, 다슬기가 관을 통해서 이동할 수는 있으나 땅 속에서 나오는 침출수를 통해서 이동할 수는 없다"며 "다슬기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물이 흐르는 벽면을 타고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7월 31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물을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산에서 내려온 물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보 상류에서 새어 나오는 파이핑 현산이라 밝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 윤성효


곽빛나 활동가는 "다슬기가 서식한다는 것은 이곳에 물이 일시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고, 다슬기가 살 정도로 물이 계속해서 새어 나온다는 것을 말한다"며 "보 상류에 있는 물이 파이핑 현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합천보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은 전형적인 파이프 현상이다"며 "물이 나오는 구멍으로 모래가 섞여 나오기도 했고, 다슬기가 살 정도로 물이 많이 나온다는 것으로, 앞으로 콘크리트가 노후화 되면 물길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와 토목전문가들은 이곳에 물이 새어 나오는 현상에 대한 정밀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수공 합천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에 일부러 다슬기를 넣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 7월 31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물을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산에서 내려온 물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보 상류에서 새어 나오는 파이핑 현산이라 밝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 윤성효


▲ 7월 31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 물을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산에서 내려온 물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보 상류에서 새어 나오는 파이핑 현산이라 밝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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