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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꿈키움학교, 교사 폭력-폭언 일부 확인"

경남 첫 공립 대안중학교 ... 교육계 "진산학생교육원과 함께 감사 필요"

등록|2014.08.04 12:40 수정|2014.08.04 12:40
경남도교육청이 공립 대안중학교인 '경남꿈키움학교'에서 제기된 교사 폭언·폭력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올해 개교·개원한 경남꿈키움학교와 경남진산학생교육원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진상조사에서 교사가 학생의 뺨을 한 차례 때리고 남학생의 젖꼭지를 꼬집은 행위와 폭언이 인정되었다"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꿈키움학교에서 교사의 폭언·폭력 사실은 지난 1일 학부모들이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경남꿈키움학교의 정상적 대안교육을 바라는 학부모 모임'은 성명을 통해 "학교는 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좌절시키고, 교사 폭력이 공공연히 행해져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맞지 않으려고 행동하는 학교였다"고 밝혔다.

▲ 경남꿈키움학교와 경남진산학생교육원은 진주시 이반성면 가산리 옛 진산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서 있으며, 올해 3월 개교-개원했다. 사진은 조감도. ⓒ 경남꿈키움학교


학부모 모임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떠들었다고 해서 남학생의 젖꼭지를 꼬집고, 방학식날 학부모한테 갖다 주라고 한 성적표를 먼저 뜯어봤다고 해서 학생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린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청소시간에 빠졌다는 이유로 창틀에 다리를 올려 거꾸로 엎드려 뻗치게 했고, 남학생들간에 다툼 시 경위서와 반성문을 쓰게 한 뒤 엉덩이를 때렸다는 것.

학부모 모임은 교사들이 학생들한테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했다. 학부모 모임은 '교육감 면담'과 함께 '교장을 포함한 교사의 전면 교체', '교사,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감 직속의 대안교육과정올바른정착을위한모임 설치' 등을 요구했다.

학부모 모임은 "경남꿈키움학교는 공공연히 행해지는 폭력이 묵인되고 일반학교보다 더한 폭력과 영혼 없는 교육이 이뤄진다"며 "아이들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교사들의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모임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경남꿈키움학교 측은 "폭언에 대해 해당 교사가 학생한테 사과한 것으로 알고, 폭력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4일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장학사 등을 보내 진상조사를 벌였고, 학교측도 폭력·폭언에 대해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며 "그러나 그동안 대화를 통해 서로 잘 해보자 했고, 학부모 간에 입장도 조금씩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진주시 이반성면 가산리 옛 진산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경남꿈키움학교는 경남 첫 공립대안중학교로, 고영진 전 교육감 때 만들어졌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태봉고등학교는 권정호 전 교육감 때 만들어졌다.

옛 진산초교 자리에 들어선 경남꿈키움학교는 경남진산학생교육원과 함께 올해 3월 개교․개원했다. 개교식에는 나승일 교육부 차관과 고영진 전 교육감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개교·개원 당시 경남도교육청은 진산학생교육원에 대해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게 중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교적응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꿈키움학교에 대해 "돌봄과 치유로 몸을 깨우고 마음을 살피는 교육 비전과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꿈,맘,끼 키움 육성을 현장학습 등 체험과 인성위주의 교육 등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남꿈키움학교와 경남진산학생교육원에 들어간 예산은 총 210억원이었다. 경남진산학생교육원은 '위(Wee)스쿨' 교육을 하고 있다.

태봉고 설립 당시 TF팀장을 맡았던 김용택 원로교사(교육칼럼니스트)는 "같은 건물에 각급학교에서 위탁생을 받아 교육하는 '위스쿨'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교육적일까"라며 "오죽했으며 학부모들이 교장을 비롯한 교사의 전면 교체를 요구하겠느냐. 교육청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태봉고를 설립할 때 예산은 80억원 내외가 들어간 것으로 안다. 꿈키움학교와 진산학생교육원 설립에 그 많은 예산이 들어갔는데, 제대로 된 예산 집행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기 위해 감사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꿈키움학교의 정체성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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