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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첫발 뗀 교육혁명대장정... '자사고 전면전' 예고

'자사고 폐지' 둘러싼 갈등 격화... "자사고, 경쟁 심화" vs "수월성 교육도 필요"

등록|2014.08.11 15:12 수정|2014.08.11 15:12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자사고 폐지'를 핵심 기치로 내건 교육혁명전국대장정(이하 대장정)이 11일 첫 발을 뗐다. 특히 서울지역 대장정에서는 찬반 대립이 첨예한 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살리기를 핵심 주제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011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대장정은 서울·경남·제주에서 동시에 시작해 3박 4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관련기사: "자본 중심의 교육을 넘자"... 교육혁명 대장정 나선다). 여기에는 초·중·고 및 대학교육주체와 시민들 500여명이 전국 곳곳에서 함께 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자사고 폐지, 대학구조조정 반대 등 5개 의제를 가지고 14일까지 선전전 등을 벌이게 된다. 

서울지역 대장정은 11일 오전 8시께 숭문고 이화여고 신일고 등 14개 자사고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자사고인 이화여대부속고등학교 근처에서 '자사고 폐지'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허성실(21, 이화여대 역사교육과)씨는 "경쟁체제 등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자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범대생으로서 좀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다 참여하게 됐다"며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거의 없었고 주로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시더라, '수고하라'며 격려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사고 폐지' 둘러싸고 학부모·교사·교육감 다른 목소리... 전면전 될 가능성

하지만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일반고 슬럼화 현상 등의 원인으로 자사고를 지목하고, 이에 맞서 자사고 학부모 2000여명이 '자사고 폐지 반대'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대장정 일정은 자칫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지역 A자사고에 아들을 보낸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반고 황폐화가 모두 자사고 탓인양 얘기하는데, 일반고 황폐화 현상은 자사고 이전부터 있어왔다"며 "학습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 돼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수월성 교육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조 교육감이 말씀하길 자사고 폐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는데, 국민 중 정확히 얼마가 동의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공약을 했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 폐지로) 교육 전체가 좋아진다면 우리도 환영이다, 하지만 조 교육감이 폐지를 주장하는 데 있어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향후 필요하면 1~2회 정도 더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석 대장정 집행위원장(고교 교사)은 "자사고 학부모들이 교육 전체의 차원에서 넓게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서열 체제가 깨지지 않는 한 초중고 교육도 거기에 맞춰갈 수밖에 없고, 자사고는 고등학교를 서열화 시키는 원인"이라며 "공교육을 강화하려면 과한 경쟁과 추가적인 사교육비를 심화시키는 자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의 한 자사고가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자녀에게 "학교 명예를 높였다"며 상점을 부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사고 학부모 이씨는 이에 대해 "(상점 부여가) 교육적으로 바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그렇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나온 엄마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전교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등 34개 교육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2014년 교육혁명대장정은 오는 14일 5시께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자사고 폐지, 대학구조조정 중단 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지역의 단장인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발족식 기자회견에서 "교육이 돈벌이의 수단이 된지 너무나 오래"라며 "우리 교육 현장에 생명과 인권을 되돌려놓는 날까지 걷고 또 걸을 것"이라고 결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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