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철조망' 면류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봉헌
천주교 서울대교구,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때 전달
▲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953년 설치된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봉헌한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
▲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953년 설치된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봉헌한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분단을 상징하는 휴전선 철조망을 들고 평화와 화해를 기도한다.
1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오늘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1953년 설치된 휴전선 철조망으로 제작된 가시면류관을 교황에게 봉헌한다"고 밝혔다. 가시면류관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로마의 병정들이 그에게 씌운 관으로 그리스도교의 고난을 상징한다. 서울대교구는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파티마의 성모상'도 함께 전달한다.
'휴전선 철조망' 가시면류관은 여기에 한반도의 분단이 모든 한국인에게는 고통 속에 짊어지고 살아가는 십자가이자 가시관이란 뜻을 더하고 있다. 그 받침대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문'이 라틴어로 새겨져 있으며, 기도문 중앙에는 "Ut unum sint(하나 되게 하소서)"라는 라틴어 구절이 쓰여 있다.
파티마의 성모는 1917년 5월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발현해 사람들에게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고 촉구했다고 알려졌다. 천주교는 그 약속이 70년 만에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 역시 사석에서 "북한의 붕괴가 아니라 회개를 원한다"고 강조해왔다고 한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는 그는 지난 5월 관할교구장으로선 최초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미사가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자리인 만큼 염수정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 가시면류관과 성모상을 봉헌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기도를 부탁할 예정이다. 교황은 지난해 3월 예수 부활대축일에 전 세계로 보낸 축복 메시지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다음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전문이다.
사람을 당신의 모습대로 지어내신 주님,
저희가 모두 주님을 닮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나 되신 주님처럼
저희가 서로 사랑하여 하나 되게 하소서.
평화를 바라시는 주님,
이 나라 이 땅에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게 하소서.
한 핏줄 한 겨레이면서도 서로 헐뜯고 싸웠던
저희 잘못을 깨우쳐 주소서.
분단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하시고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은총을 내려 주소서.
인류의 일치를 바라시는 주님,
갈라져 사는 저희 겨레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소서.
저희의 무관심을 깨닫게 하시어
겨레의 일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게 하시고
가진 바를 나누게 하소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평화 통일을 이룩하게 하소서.
온 겨레가 주님을 믿어
이 땅에 주님의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평화의 모후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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