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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피'를 뽑는 아이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등록|2014.08.18 10:47 수정|2014.08.19 18:30

▲ 온가족이 모여 다같이 만듭니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김용만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습니다. 8월 17일, 재미있는 행사가 있는데 참석이 가능하냐고 말이죠.

내용인 즉 아이들과 같이 허수아비를 만들고, 논에 있는 잡초인 피를 뽑고, 메뚜기와 잠자리를 잡고 물놀이도 한다고 했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당장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장소는 마산 합포구 진동면 이명리에 있는 창포만이었습니다.

▲ 직접 만든 허수아비를 세웠습니다. 농사가 잘 되기를 빌어봅니다. ⓒ 김용만


▲ 동네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피'뽑기 시작! 아이들이 신나게 논으로 들어갑니다. ⓒ 김용만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

매제와 조카도 함께 갔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더군요. 창포만은 창원시 마산 합포구에서 20분 정도만 차로 나가면 되는 곳입니다. 단지 20분뿐이지만 공기와 경관이 달라지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곳이죠. 도착하여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번 행사는 경상남도 람사르 환경재단이 후원하는 창포만 올림피아드의 일환이었습니다. 마산시 합포구 고현리에 있는 창포만의 우수성을 알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예전에 논 생물 조사 때도 함께 했었습니다. 그 때도 딸아이가 아주 재미있어했는데 오늘은 물놀이까지 있어서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신나는 물놀이, 아이들에겐 개울물이 최고입니다. ⓒ 김용만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라야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논에서 농부와 함께 피를 뽑아본 애들이 먹는 밥맛은 달라질 것입니다"라고... 공감합니다. 쌀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논에 들어가 본 아이들은 확실히 알게 됩니다.

오늘 아이들은 의미 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오늘 체험의 교육적 효과가 무엇인지는 잘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우고, 논의 피를 뽑고, 농촌에서 밥을 먹으며, 이곳이 재미있는 곳이었다는 기억을, 이곳이 소중하다는 기억을 하게 될 것입니다.

▲ 다음 순서인 '피'를 뽑기 위해 이동합니다. 하늘이 이쁩니다. ⓒ 김용만


생명의 소중함 일깨우는 특별한 경험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는 아이는 생명의 소중함을,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그냥 마트에 가서 돈을 주고 먹거리를 구입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의 말을 들으니 오는 10월에는 벼 수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논 생물 조사를 한 번 더 할 것이며, 창포만에 배를 타고 통발로 물고기를 잡는 등의 어업 체험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행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한 행사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자연과 벗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부모님들께 지역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함입니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 오늘 완성된 4개의 허수아비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 김용만


덧붙이는 글 행사 신청 및 문의 :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055) 273-9006

이 기사는 김용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하여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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